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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근대사 1백년 구석구석 들여다보기 (전남일보 2013. 01.11. 00:00)

광주 근대사 1백년 구석구석 들여다보기

광주1백년 1 /박선홍 지음 /심미안

 

'광주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박선홍(87) 옹이 초판 이후 18년 만에 '광주1백년' 개정증보판을 펴냈다.

이 책은 개화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광주의 생생한 역사를 집대성한 책이다. 총 3권 중 이번에 출간한 1권은 개화기를 비롯한 1920년대의 광주를 한 축으로 삼고, 분야별로는 종교ㆍ교육ㆍ역사ㆍ상업ㆍ공업 등을 망라하고 있다.

340쪽, 170여 컷의 사진과 초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을 보강해 컬러판으로 출간된 이번 책은 개화기 이후 광주 역사의 진면목을 제대로 밝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읍성의 도시화 과정이나 학생독립운동에 얽힌 숨은 자료들, 상무대의 내력, 지금까지 가려져 왔던 계몽기의 교육과 종교, 항일의 선각자들, 무안에서 비롯된 전통 5일시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남 근대화운동과 광주권 공업단지의 역사를 담은 '지역경제 이야기' 등은 이번에 새롭게 보강된 내용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여성 지도자인 김필례, 민족교육의 선각자인 양태승, 계몽 운동가이며 어려운 이웃의 어버이인 정인세의 이야기 등을 담은 '계몽기의 선각자들' 편도 새롭게 추가됐다.

역사적 시공간을 넘나들며 광주 곳곳의 유적과 유물, 풍속과 풍물, 사건과 사람 등을 씨줄과날줄로 촘촘히 엮어 낸 '광주1백년'의 가치는 초판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었지만, 당시 서점 유통을 하지 않은 탓에 실제로 책을 접하거나 소장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개정증보판의 발간은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됐으며, 직접적으로는 2012년 6월 저자가 광주문화재단에 '광주1백년(전3권)'과 '무등산'의 지적재산권을 기증한 데 따른 후속작업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올해 2권을, 2014년에는 3권을 펴내 완간할 계획이다.

'광주1백년'은 1910년대 인구 1만 명을 갓 넘은 고즈넉한 시골이었던 광주가 현대사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지금의 광주에 이르기까지 그 동력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1926년 광주에서 태어나 평생 고향을 지켜 왔다. 광주상공회의소 재건과 중흥의 산증인이며 이 지역 최초의 산악회인 '전남산악회' 창립 멤버로서 무등산보호운동을 이끌어 온 '무등산 지킴이'로도 명성이 높다. 보이스카우트 창립에 참여해 청소년들의 사회교육에 힘써왔고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창설해 이웃돕기 운동에 앞장섰다. 또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조선대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치과병원 증축, 학교장 책임 운영제 등 학교발전의 기반을 다졌고, 법인 정상화의 초석을 마련했다

광주문화재단 노성대 대표이사는 "박선홍 선생을 만나면 한 사람이 간직한 지역의 DNA는 얼마나 될까, 저 분 안에 내장된 지역의 미시사와 거시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수용해야 할까, 실타래처럼 이어지는 광주의 고샅과 대로가 담고있는 역사의 접점은 무엇을 함의할까, 늘 궁금했다"며 "그 궁금증의 베일을 벗었던 것은 '광주 1백년사' 때문이었다.박선홍 선생은 걸어온 삶 자체가 광주의 역사였으며 그 자체를 소소한 개인사로 치부하지 않고 책상 서랍을 정리하듯 하나하나 정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