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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아이디어

폐고무가 첨단방수재 변신해 매출 200배로 (매일경제 2012.11.13 20:57:44)

폐고무가 첨단방수재 변신해 매출 200배

 

◆ 사양산업의 부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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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 `사양산업의 역습`이다. 장래성이 없다는 꼬리표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간 외면받아 오던 섬유ㆍ패션, 자원, 신발, 안경이 최근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사양산업에도 반드시 기회는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다. 장세명 액센츄어 경영컨설팅 부문 부대표는 "사양산업의 부활이 곧 사양기업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되살아나는 기업은 그들만의 독특한 DNA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양산업을 뜨는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부활의 DNA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신기술`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정책팀장은 "사양산업의 부활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새로운 기술의 개발ㆍ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양길로 접어든 폐지ㆍ폐고무 재활용 사업에 첨단 기술을 더한 리뉴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신소재 개발업체인 리뉴시스템은 폐타이어와 폐고무를 토목건축용 첨단 방수재로 탈바꿈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꿀처럼 점성이 있는 물질로 누수가 된 경로를 찾아 방수층 손상을 치유하는 이 회사만의 독특한 제품 `터보씰`은 세계 최초 점착유연형 방수재 ISO 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수출 요청이 쇄도했다. 이 회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하철 구간 연장 공사에 4500만달러어치의 터보씰을 납품하기로 했다. 이에 힘입어 외환위기 직후 12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4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리뉴시스템과 같은 사례가 많아지자 정부도 첨단 기술을 사양산업에 접목하는 융합산업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융합산업 규모는 49조7000억원에 달한다. 2007년 38조원보다 10조원 이상 급증한 규모다.

예를 들어 섬유산업은 IT와의 결합을 통해 스마트 섬유라는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이 2008년 세계 최초로 프린트 전자섬유 기술을 이용해 상용화에 성공한 발열 스마트 섬유 `히텍스`가 대표적 성과다.

신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장 흐름에 대한 발 빠른 대응, 나아가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능력이다.

혁신적인 신기술만큼 강력한 파급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기존 제품이나 시장에 약간의 변화를 더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안경 산업이다. 유럽산에 비해 품질은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월등히 싸 1960년대 수출 효자 품목이었던 한국 안경테는 2000년대 이후 값싼 중국산에 밀리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최근 패션상품화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토종 안경 브랜드들이 값싸고 튼튼한 신소재를 활용한 뿔테 제품들을 세련된 디자인으로 만들어냈다. 1만원대 패션안경에 스타 마케팅을 접목해 단일 모델로 10만개 이상 판매되는 히트 상품도 출현했다. 가발 역시 최근 패션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밀란과 하이모 등 대표적인 국내 가발 기업들이 앞다퉈 패션가발 브랜드를 개발해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 번째 DNA인 고객군 차별화 전략은 기술력과 시장 대응 전략을 적절히 활용한 사례가 많다. 패션가발 전문기업 씨크릿우먼은 국내에 패션가발 개념을 도입한 선구자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여성용 가발에서 한 단계 더 차별화한 `헤어웨어(hairwear)`를 만든다. 말 그대로 머리를 위한 의류다.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는 "우리 헤어웨어는 `쓰는 가발`이 아니라 `갈아입는 옷`"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씨크릿우먼 헤어웨어는 머리에 닿는 부분과 가발 사이에 공간을 두는 독특한 기술을 활용해 두상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기존 가발에 비해 통풍성 또한 개선했다.

패션안경 기업 젠틀몬스터도 패션리더라는 특정 고객만을 타깃으로 한다. 과감한 원색과 실험적인 디자인,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력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안경`을 만들어준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젠틀몬스터 안경은 올해 하반기부터 뉴질랜드와 태국 등 해외에 수출되고 있다.

 

 

나노·스마트섬유 등 고부가산업으로 변신

 (매일경제 2012.11.13 20:58:33)

나노·스마트섬유 등 고부가산업으로 변신
선진국 독과점·기술격차 따라잡기가 과제

 

◆ 사양산업의 부활 / 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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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의 섬유로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은 신소재 섬유 개발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사진은 효성이 2009년 하반기부터 생산하고 있는 철보다 강한 슈퍼 섬유 `아라미드` 생산 공정. <매경DB>

 

나노섬유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성안합섬은 1998년 외환위기와 함께 문을 열었다. 당연히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시련을 맞았다. 이듬해인 1999년 매출액은 859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성안합섬은 오히려 신기술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기업부설연구소에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해 머리카락 굵기 300분의 1에 불과한 나노섬유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잇달아 성공했다.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점도 적중했다. 타깃은 중동 시장. 이 회사는 아랍 전통의상인 `아바야`에 사용되는 듀엣(Detㆍ이수축혼섬사)과 하이테크사 소재 분야에 집중해 이 지역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도 2244억원까지 올랐다.

박상원 대표는 "차별화와 품질 고급화가 위기 극복 대책"이라며 "최신 설비를 보유하고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중국과 맞서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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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은 1960~70년대 한국을 먹여 살리던 효자 산업이었다. 그러나 자동차ㆍ화학 등 중화학공업으로 경제개발의 무게중심이 넘어가고 IT 열풍까지 몰아닥치며 골칫덩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섬유산업은 옛 영광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중국산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중저가 제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섬유와 산업용 섬유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에서 세계 1~2위를 차지하는 효성, 세계 최초로 나노섬유를 개발한 나노테크닉스와 성안합섬, 모달원사 세계 2위인 삼일방직이 신기술로 무장하고 재도약의 선봉에 섰다.

수출 증가세도 확연하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0년 116억달러 수준이던 섬유 수출액은 지난해 159억달러로 불과 2년 사이 37%나 늘었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이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 슈퍼 섬유, 스마트 섬유, 친환경 섬유 등 블루오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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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제강에서 개발한 초고강도 섬유로프의 강도 측정 장면. <매경DB>

 

`슈퍼 섬유`는 강도가 철의 10배 이상이면서도 알루미늄보다 가벼워 항공기 동체와 부품, 자동차ㆍ선박 부품, 방탄용 소재로 쓰인다. `스마트 섬유`는 섬유에 IT 디바이스가 삽입돼 자동 체온조절, 심박수 체크가 가능하다.

섬유산업연합회는 "신섬유는 자동차ㆍ조선ㆍ전자ㆍ건설 등 분야에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만큼 다른 산업과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신섬유 시장 규모는 2008년 2094억달러였지만 2015년에는 5814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게 연합회 관측이다. 그만큼 섬유산업이 날아오를 여지가 아직 많은 셈이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신섬유 R&D를 위해 대구 슈퍼소재 융합제품 산업화사업(1404억원), 전주 탄소밸리 구축사업(1991억원), 경북 첨단 메디컬 섬유소재 개발사업(1000억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원사-직물-염색-의류 등 복잡한 스트림 간 협력 활성화도 섬유산업을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2007년부터 1164억원이 투입된 `스트림 협력사업`을 통해 4년간(2007~2011년) 매출액 2542억원, 수출 1억7400만달러를 올렸다고 지식경제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섬유산업의 미래가 반드시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많은 섬유업체들이 임금이 낮은 베트남ㆍ미얀마에 진출했지만 현지 여건이 불확실해 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본격화되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도 섬유업계에는 큰 부담이다. 여론을 고려할 때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전기 사용량이 많은 방직업에는 원가 상승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 측 주장이다. 윤상직 지경부 1차관은 "섬유업계 스스로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섬유 부문도 마찬가지다. 이미 상당수 신섬유 시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원천기술 특허를 통해 독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미ㆍ일과 비교할 때 국내 신섬유 기술 수준은 4~7년 정도 뒤처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게 8g`신소재 패션안경 日점령

 (매일경제 2012.11.13 17:49:03)

패션안경 열풍에 부활…月매출=과거 1년매출

 

◆ 사양산업의 부활 / 안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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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동고동락하던 30여 명의 직원을 내보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패션안경 열풍에 힘입어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어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대구 소재 안경 제조기업 아이풀광학(대표 이장국)은 부활하는 한국 안경산업의 산증인이자 수혜 기업이다.

1960년대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생산실적을 자랑하던 한국 안경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인건비 상승과 값싼 중국산 뿔테의 공격이라는 이중고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2001년 649개에 달하던 대구 안경공단 내 제조업체 수는 2005년 453개, 2010년 253개로 급감했다.

주도권을 되찾은 것은 중국산 저가 제품을 압도할 신소재 `TR90`과 `울템`이 개발되면서다. 이노옵티컬과 베타플라스틱 등 선도기업들이 4년 전쯤부터 신소재 뿔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대구에서 뿔테를 만드는 기업 대부분이 신소재 안경을 만들고 있다. TR90과 울템은 일반 안경테(25g)에 비해 무게는 3분의 1 수준(8g)으로 줄었고 내열성과 착용감도 개선됐다.

손진영 안경산업지원센터장은 "울템 소재 안경테는 일본 주요 5대 안경 체인을 중심으로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지역 안경업체들의 일본 수출은 2009년 541만달러에서 2010년 1297만달러로 140%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에는 2203만달러로 전년 대비 70% 늘었다. 올해 수출량은 3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아이풀광학도 3년 전부터 TR뿔테 제품을 출시하고 각종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판로 개척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초 룩옵티컬을 만나 생산 제안을 받은 후 패션안경테를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과거 1년치 매출이던 4억원을 현재 매달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룩옵티컬은 현재 10곳의 안경 제조업체를 협력사로 두고 연간 40만~50만장의 PB 안경테를 발주하고 있다. 발주금액만 200억원(판매가 기준)에 달한다. 룩옵티컬 외에도 알로, 다비치 등 많은 국내 안경 체인들이 패션안경을 표방한 PB 제품을 내놓으면서 제조업계를 살리고 있다.

안경이 패션상품으로 인식된다는 얘기는 눈이 나쁘지 않은 사람도 안경을 쓸 수 있고 안경을 하나만 갖고 있던 사람들이 입는 옷이나 상황에 따라 바꿔 쓸 여벌의 안경을 구입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 센터장은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주요국들이 평균적으로 20%가량 안경테 수입물량을 줄이고 있지만 한국 안경의 수출량은 오히려 20%가량 늘면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