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 |||||||||||||
전남 나주 복암리 고분에서 출토된 목간 31점 공개 대부분 지방행정 기록…기밀문서용ㆍ60㎝ 목간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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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관청 행정사항 등을 기록한 백제 목간(木簡)이 공개됐다. 백제 중앙(현 충남 부여)이 아닌 지방(전남 나주)에서 발견된 첫 번째 목간인 데다 기록된 내용도 매우 풍부해 백제역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나주 복암리 고분군(사적 404호) 일대에서 지난해 발굴한 백제시대 목간 31점을 3일 공개했다. 이들 목간은 지름 5.6m, 깊이 4.8m인 백제 사비시대(538~660년) 대형 원형 구덩이에서 모두 출토됐다. 그중 13점은 묵글씨가 잘 남아 있고 판독이 가능한 상태였다. 종류도 문서 목간, 물품 꼬리표 목간, 문서 봉함 목간, 다면 목간(나무 여러 면에 글씨를 새긴 목간), 글씨 연습용 목간 등 다양했다. 이번 목간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문서 봉함 목간. 관청에서 물건이나 문서 꾸러미를 운송할 때 기밀 유지를 위해 봉투처럼 사용했던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확인됐다. 앞면에 `~上(~에게 올림)`, 뒷면에 `제십일초(第十一草, 제11번째 보고문)라고 적혀 있었으며, 상하단을 제외한 전부를 1㎜ 정도 파내 또 다른 목간과 결합ㆍ봉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길이 60.8㎝, 너비 5.2㎝, 두께 1㎝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나온 목간 중에서 가장 크고, 길이가 긴 것도 있었다. 이 목간에는 글씨가 총 57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며 지방관청에서 공납과 그 과정을 기록한 행정문서 목간으로 판단된다. `대사촌(大祀村)`이라는 마을에 대한 인명과 가축 실태를 적은 목간도 발견됐다. 뒷면에는 `수전(水田)` `백전(白田)` `맥전(麥田)` 등 토지 경작 형태와 `형(形)`이라는 토지 단위, `72석(石)` 등 소출량이 기록돼 있었다. 이 밖에 연구소는 `병지(幷之, 아우르다)`처럼 백제 이두식 표현인 `~之(~하다)`가 사용된 목간, 유물 연대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경오(庚午, 610년과 670년, 두 가지로 추정할 수 있지만 610년일 가능성이 높다)`가 쓰여진 목간도 확인했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칼(刀) 모양으로 독특한 형태를 띤 나무판에 태극무늬가 그려진 목제품 한 쌍도 나왔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태극문양으로 알려져 있던 경주 감은사지 장대석 태극문(682년)보다 앞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범 연구소장은 "이들 목간과 목제품은 함께 출토된 토기와 기와 등으로 미루어 볼 때 7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백제 지방 행정 운영과 사상, 산업사 등에 대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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