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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IT 첨단산업

휴대폰 빼면 韓 - 中 `IT 기술격차`는 한달 (매일경제 2012.05.02 20:02:00)

휴대폰 빼면 韓 - 中 `IT 기술격차`는 한달

◆ 한국 추월하는 중국산업 ① ◆

 


 

"삼성전자가 가전 신제품을 만들면 중국 전자업체도 한두 달 뒤 유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요. 기술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보면 됩니다."

칭다오 중심가 난징루(南京路)에 있는 중국 최대 가전유통매장 궈메이(國美). 이곳에서 만난 루시우안 궈메이 난징루점 부경리의 설명이다. 매장 곳곳에는 TV, 휴대전화, 냉장고 등을 쇼핑하는 칭다오 시민들로 북적였다.

칭다오에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과 중국 TV의 간판업체인 하이센스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자부심`으로 꼽히는 하이얼은 궈메이 가전매장의 노른자위 자리를 어김없이 차지하고 있다.

루시우안 부경리는 "휴대전화를 제외하면 삼성과 LG는 중국에서 마이너 업체"라며 "중국인들은 품질, 가격, 애프터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삼성보다 중국 가전제품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화웨이의 연구ㆍ개발(R&D)센터 지하에 위치한 전시관. 중국 선전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반티엔이라는 공업단지가 나타난다. 이곳에 1.4㎢(43만평) 규모 화웨이 단지가 있다.

싱하이샤 화웨이 과장은 전시관 목 좋은 곳에 놓여 있는 스마트폰을 들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날렵하다. 6.68㎜의 세계 최저 두께로 올해 초 전자업계를 놀라게 한 화웨이의 첨단 스마트폰 `어센드 P1S`다.

ZTE, 화웨이, 레노보 등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형편이 못됐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선두업체가 의식해야 할 만큼 하드웨어 경쟁력이 급신장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샤오양 화웨이 최고마케팅임원(CMO)은 "5년 안에 세계 톱3 스마트폰 업체가 될 것"이라며 "애플과 삼성이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세계 TV시장 1ㆍ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LG도 유독 중국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LCD TV 시장은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창홍, 콩카 등 로컬 브랜드가 1~5위를 휩쓸었다. 삼성과 LG는 각각 8ㆍ9위에 머물렀다.

중국 정보기술(IT) 평론가인 후융 인터넷발전센터 대표는 "중국 업체들이 그동안 저가제품 생산에만 집중했지만 이제는 제품군 확대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약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업체들과의 IT제품 기술 격차가 최소 3개월 정도로 좁혀졌다"며 "신흥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하는 양상이어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매일경제 취재팀은 삼성경제연구소와 가전, 휴대폰,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중국 산업경쟁력을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글로벌 `G2`로 조명받는 중국의 국력에 걸맞게 각종 산업경쟁력이 눈에 띄게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