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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황금보검` 주인은 (조선닷컴 2010.02.02)

1500년 전 '황금보검' 주인은…

입력 : 2010.02.02 03:18

황금보검의 철검(왼쪽)과 검집. /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키 150~160cm의 신라인, 금귀걸이 한 진골 귀족男

1973년 경북 경주시 황남동 계림로 14호 고분에서 황금보검(黃金寶劍) 하나가 출토됐다. 아무리 봐도 수입품이라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1978년 보물(635호)로 지정됐다. 무덤에서는 황금보검 외에도 금제 귀걸이,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화살통, 금은으로 용무늬를 입사(入絲)한 말 안장 등 화려한 유물 270여점이 무더기로 나왔다.

이 황금보검의 실체와 주인에 대한 실마리가 37년 만에 풀렸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계림로 14호분 발굴조사 보고서를 37년 만에 발간하면서 발굴품 전모를 공개하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2일부터 4월 4일까지 열리는 《황금보검을 해부하다》전이다.

1500년 전 황금보검의 주인은 누구일까. 박물관은 "신라 진골(眞骨) 계층의 성인 남자로 추정된다"고 했다. 무덤에는 가는 금귀걸이를 한 남자 두 사람이 나란히 묻혀 있었는데, 왼쪽에 묻힌 사람은 은제 허리띠와 황금보검, 오른쪽 사람은 긴 칼을 각각 차고 있었다. 키는 150~160㎝로 추정된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황금보검 이외에 외국 수입품이 없고, 돌무지덧널무덤에 머리가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신라 무덤의 특징이라 서역인이 아닌 신라 사람으로 보이며, 부장품이 화려해 신라 최고 귀족계급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황금보검의 내부구조도 확인됐다. X선 조사 결과, 황금보검의 검집 속에 숨어 있던 철검을 찾아냈고, 검집에 박혀 있는 붉은 보석은 그동안 알려졌던 마노(瑪瑙)가 아니라 석류석(石榴石)임이 밝혀졌다. 황금보검의 제작지는 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에 걸치는 지역의 한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영훈 관장은 "황금보검은 6세기 초 신라의 왕성했던 대외교류의 상징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