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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장도 아랍 왕족도 `코리아 의료서비스 최고` (조선닷컴 2010.04.29 03:17)

중국 사장도 아랍 왕족도 "코리아 의료서비스 최고"

작년 6만여명 '의료 관광' 왔다
성형·피부미용뿐 아니라 검진·중증환자도 늘어…
1인당 평균 94만원 지출

눈 폭탄이 쏟아진 지난 1월 4~6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중국인 60여명으로 북적였다. 이들은 1인당 450만원이나 하는 정밀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중국의 대기업 P사의 계열사 사장들이었다. 부부 동반으로 온 이들이 3일간 병원에 지불한 검진비만 약 3억원이었다.

이들은 P기업 회장의 지시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회장은 지난 2008년 4월 처음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협심증을 발견해 치료를 받았고, 회장의 부인은 유방조직검사 등을 받았다. 부부는 2009년 4월에도 서울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올해는 아예 계열사 사장단을 단체로 데려와 건강검진을 받도록 한 것이다. 5월에는 계열사의 전국 지점장 80여명도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아랍의 왕족인 A씨 부부는 3~6개월 간격으로 서울대병원을 찾고 있다. 이 부부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서울대병원에서 각각 치질, 허리디스크 수술과 유방검사를 받았다. A씨는 허리 척추 운동을 위해 3개월에 한 번씩, 부인은 유방조직검사를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서울에 오고 있다. 이들이 올 때마다 자녀와 친척들도 동행해 진료를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지난해 6만201명의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방문해 당초 정부 목표치(5만명)를 20% 이상 초과했다고 말했다. 2008년의 2만7480명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환자들이 주로 찾은 진료과목도 성형·피부미용 중심에서 건강검진·중증환자 치료 등으로 영역이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들이 찾은 진료과목은 내과(20%), 검진센터(13.5%), 피부·성형외과(13.4%), 가정의학과(7.8%) 순이었고, 국적별(입원환자)로는 미국·중국·러시아·몽골 순으로 많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장경원 글로벌헬스케어센터장은 "일부에서 외국인 환자의 대다수가 미용 목적의 환자라 큰 이익이 없다고 비판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내과·건강검진 환자 위주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들은 MRI나 CT촬영 등을 위해 우선 내과부터 찾기 때문에 내과 환자가 많아지면 중증 환자들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수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건강검진은 또 다른 의료서비스와 이어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심원희 실장은 "보통 100명이 건강검진을 하면 36명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오고, 1명은 암을 발견한다"며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가 수술, 약물치료, 통증관리 등 의료서비스까지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따른 총 진료수입은 547억원으로, 외국인 환자 1인이 평균 94만원을 쓰고 돌아갔다. 특히 입원환자의 경우 국내 입원환자의 평균 진료비(217만원)의 3배가 넘는 656만원을 지출했다. 진료비로 1000만원 이상 지불한 경우는 642명이었고, 이 중 1억원 이상을 쓴 외국인 환자도 10명 있었다.

박금렬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환자 1명이 만족하고 돌아가면 구전(口傳) 마케팅으로 9명의 환자가 더 온다는 '피라미드 법칙'이 있는데, 외국인 환자들도 가족 단위로 찾거나 '입소문'을 듣고 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유치 목표는 당초 7만명이었으나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8만명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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