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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기 여성 미라 오산서 또 발굴 (세계일보 수정 2010.06.06 (일) 01:32)

조선전기 여성 미라 오산서 또 발굴<세계일보>
  • 입력 2010.06.06 (일) 19:02, 수정 2010.06.06 (일) 01:32

지난달 경기 오산시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임진왜란 이전인 1500년대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사대부 여성의 미라에 이어 바로 옆 무덤에서 다른 여성의 미라가 발굴됐다. 전문가들은 잇따라 발견된 두 여성이 조선시대 한 사대부 남성의 전처와 후처 관계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 오산시 가장2일반산업단지 공사 예정지에서 조선시대 사대부 여성 미라와 함께 발견된, 옆트임이 있는 장저고리. 허리치마 등 금직 옷도 발견돼 조선 전기 복식 연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서경문화재연구원(원장 장명수)은 경기 오산시 가장2일반산업단지 공사 예정지 일대를 조사해 지난달 조선시대 사대부 여성 미라를 발굴한 무덤 옆에서 다른 여성 미라가 안치된 조선시대 회격묘(灰隔墓)를 발굴했다고 6일 밝혔다.

회격묘 안 내관 덮개에는 ‘儒人○○李氏之柩’(유인○○이씨지구)라고 쓰인 명정이 발견돼 남편의 관직 품계에 따라 정9품 품계를 받은 부인으로 추정된다. 명정에서 가문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글자가 남아있지 않았다. 인근에 있는 남편 묘를 확인한 결과 남편의 시신은 관까지 모두 썩은 상태였다. 묘 구조와 복식 등으로 미뤄볼 때 미라는 1500년대 조선 전기 여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지난번 발굴한 미라보다 20∼30년 앞선 시기에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발굴된 미라의 신장은 약 145㎝, 발 길이는 20.5㎝ 등 왜소한 체격이며 피부가 검게 변했으나 윗니와 아랫니, 콧날, 지문, 손·발톱 모양까지 그대로 남아있고 피부에도 탄력이 있다”고 전했다.

배가 움푹 들어가 있는데 복근이 두껍고 지방층이 있는 상태여서 2002년 발견된 ‘파평 윤씨 미라’처럼 임신 중 사망했을 수 있다. 신장, 피부, 머리카락 등 신체 조건과 붉은색, 초록색 등 비단으로 만든 화려한 염습의를 입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미라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은 말했다. 연구원 측은 지난달 30일 김우림 울산박물관추진단장, 김한겸 고려대 교수팀(미라담당), 권영숙 부산대 교수팀(복식담당)과 함께 현장에서 미라가 든 관을 꺼내 고려대 구로병원 부검실로 옮겨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