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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과학지 `투탕카멘의 성기는 잘려나갔다` (조선닷컴 2010.07.01 18:52)

英 과학지 "투탕카멘의 성기는 잘려나갔다"

입력 : 2010.07.01 18:51 / 수정 : 2010.07.01 18:52

“투탕카멘의 ‘남성’은미라 상태에서누군가에 의해 거세됐다. 이유는,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재위 기원전 1361~1352년)의 미라에서 생식기가 잘려나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투탕카멘은 18세의 나이에 요절한 소년 파라오로, 지난 1922년 ‘왕가의 계곡’에서 황금 마스크에 덮힌 온전한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최근호에서 해부학 근거를 토대로 이 같은 ‘사후 거세(去勢)설’을 폈다.

이에 따르면 투탕카멘의 성기는 최초 발견 당시인 1922년 때만 해도 온전한 모습으로 미라에 붙어있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성기는 사라진 것으로 발표됐었고, 컴퓨터단층(CT)촬영 기술이 개발된 1968년에야 미라를 둘러싼 모래 속에서 ‘떨어져 나간’ 그의 성기를 발견됐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누가 왜 투탕카멘의 성기를 잘랐을까. 뉴 사이언티스트지는 “애초 발견된 투탕카멘의 성기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사후(死後) 세계에서 파라오인데도 겪을 수 있는 ‘굴욕’을 막기 위해 20세기 들어서 누군가가 잘라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 사이언티스트지가 투탕카멘의 성기 크기가 작다고 확신한 까닭은, 그의 병력(病歷) 때문이다. 지금껏 학계에서는 투탕카멘의 사인을 두고 ‘독살’, ‘낙마(落馬)’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돼 왔다. 올해 초에는 이집트 연구진이 2년간의 작업 끝에 “투탕카멘은 다리 골절과 말라리아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연구결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독일 연구진이 이를 뒤집고 ‘유전질환’을 제기했다. 함부르크에 있는 연구진은 미국의사협회보 온라인판에 실린 서한에서 “투탕카멘의 발뼈를 자세히 조사해 본 결과 그가 적혈구 모양이 일그러지는 유전병인 겸상적혈구병(Sickle-cell disease)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은 다리 골절 등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뉴 사이언티스트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앤틀리-빅슬러 증후군’(Antley-Bixler syndrome)이라는 희귀병 가능성을 폈다. 이 질환은 유전적인 돌연변이로 인해 생기며, 두개골이 비정상적으로 가늘어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를 초래한다. 또한 결정적으로 ‘생식기 발달장애’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 사이언티스트지는 투탕카멘과 그 친척들의 복원 얼굴이 매우 길고 가늘다는 점도 근거로 들면서 “투탕카멘의 생식기는 유전질환 탓에 매우 작았으며, 이를 본 누군가가 일부러 성기를 잘라낸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집트 최고의 고고학자 자히 하워스(Zahi Hawass) 박사는 “투탕카멘은 완전한 성인의 몸을 갖추고 있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고 타임지 등 외신은 전했다.



투탕카멘의 미라가 발견됐을 당시의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