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외로우면 결혼하지 마라? | |||||
행복한 결혼 위한 예방백신 같은 법륜스님의 가르침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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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지음·김점선 그림/휴·1만2000원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을,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을, 결혼식장에 갈 때는 세 번을 기도하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지 않아도 출산율이 낮아 울상인 보건복지부장관이 들으면 통탄할 소리지만, 살 만큼 살아본 현자의 충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망설이며 독신으로 살아갈 태세인 처녀 총각들을 충동질 하는 것은 가족들이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제발 해보고 후회하라’는 것이 대다수 가족들의 조언이다. 그러면서 결혼의 환상적인 장점들을 열거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라는 우리나의 이혼율은 환상은 역시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혼하지 않고 산다고 해서 ‘성공한 인생’이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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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은 어떤 상담가들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앞에 앉은 이들은 가슴을 쥐어뜯고 울면서 삶의 고통을 털어놓곤 했다. 그런 사람들 중에 부부 갈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가 실제 이성과 살아본 그 어떤 사람보다도 연애와 결혼, 부부 갈등에 대해 너무도 잘 아는 것은 그가 가장 많은 임상 사례들을 속 깊이 들은 때문이기도 하다.
월드컵 심판의 레드카드가 축구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듯이 법륜 스님의 말도 결혼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하려면 불행해지지 말고, 행복해져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무책임하게 결혼의 환상을 나열하는 쪽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겁먹더라도 맞아야만 할 주사기를 꺼내든다. 예방 백신이다.
인터넷에서 회자되던 ‘스님의 주례사’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마음’ 편이란 이름으로 실려 있다. 그곳엔 좋자고 한 결혼이 왜 고통의 끈이 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요체는 ‘심보가 잘못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결혼을 할 때의 근본 심보는 ‘덕 보려는 것’이란다.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는가, 학벌은 좋은가, 지위는 높은가, 성격은 좋은가, 건강은 어떤가, ‘어떻게 하면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으로 요모조모 따져 본다는 것이다. 아내는 30퍼센트만 주고 70퍼센트 덕을 보려 하고, 남편도 30퍼센트 주고 70퍼센트 덕을 보려고 결혼했는데, 십중팔구 70퍼센트는커녕 30퍼센트도 못 받고 70퍼센트를 뺏기는 것 같으니 ‘괜히 결혼했다’, ‘속았다’는 생각에 분노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결혼은 가장 욕심을 많이 내는 거래’라고 한다. 그런 심보로 백 명 중 고르고 골랐는데 막상 살아보니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후회하게 된단다. 그렇게 후회하는데 아이가 생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 짓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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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가. 스님은 상대에게 기대어 덕 보려는 의지심이 아니라 온전히 홀로 설 수 있는 마음일 때 결혼하라고 한다. 외로워서 결혼하면 한이불 속에 있어도 더 큰 외로움을 느낄 날이 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혼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한 상태에서 결혼해야 결혼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게 현자의 답이다. 상대방이 언제나 일방적으로 다 주기를 바라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살려고 한다면 결혼은 필경 불행한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단다. 스스로 마음의 중심이 단단히 잡히고 행복해야 혼자 살아도 외로워하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아하지 않아서, 혼자 살아도, 같이 살아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즉답은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 나이 차이가 많은 결혼, 종교가 다른 결혼, 사주나 궁합이 안 좋다는 결혼, 유부남이나 유부녀를 만났을 경우 등 무수한 사례들을 망라해 답답한 가슴을 뚫어준다. 노예가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마음의 중심을 잡게 하는 ‘주례사’는 결혼론만이 아니다. 사랑론이고 행복론이고 인생론이다. 기어이 결혼하겠다면, 그리고 행복해지겠다면 이 책만은 읽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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