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압력 대응·자원 무기화 의혹
한국일보 | 입력 2010.10.20 18:39 | 수정 2010.10.20 21:51
[中 전격 금리 인상]
中 '희토류 수출 제한' 美·유럽 확대 예고
중국이 첨단전자 제품에 쓰이는 금속자원인 희토류의 수출 제한조치를 일본에 이어 미국과 유럽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수입국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자원고갈을 우려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 쿼터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위안화 절상압력을 받아 온 중국이 희토류 수출규제를 대응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올해 40% 내년 30% 수출 감축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상무부 관계자를 인용 내년 희토류 수출 쿼터를 30%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지금 추세대로 수출하면 15~20년 이후 매장량이 고갈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수출량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가 20일 "완전한 오보"라며 공식 부인했지만, 현실적으로 예년 수출량을 유지하는 것은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은 이미 올해 희토류 수출쿼터를 지난해보다 40% 줄어든 3만258톤으로 제한했다. 이 중 상당수는 상반기에 수출돼 하반기 수출가능 물량은 전년 대비 72%나 줄어든 7,976톤에 불과한 상태다. 영국의 금속 및 광물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로스킬은 2012년부터 중국 내 전체 희토류 생산량이 중국 내 수요를 맞추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수출은 더욱 제한될 전망이다.
자원 무기화 우려 증폭
희토류 수출을 축소하겠다는 중국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제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를 자원무기화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 스마트폰, 미사일 등 각종 첨단제품에 사용되는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이 수출량을 줄일 경우 가격 급등은 물론 제품 생산 자체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독점하면서 가격도 상승, 2002년보다 무려 12배 가까이 올랐다.
중국이 지난달 통관 지연을 통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 결국 구속했던 중국인 어선 선장을 석방한 것도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 사례 중 하나다. 또 최근 미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정부가 녹색 산업 분야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직후 중국이 미국과 유럽에 대해서도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의 공급량을 조절해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듯 중국도 희토류 공급조절을 통해 국제사회를 흔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세계 희토류 확보 비상
당장 주요 수입국들은 희토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1980년대부터 희토류를 저가로 수출하자 경제성이 떨어진 자국 광산을 폐쇄했던 미국과 일본은 최근 희토류 채굴을 다시 시작할 것을 고려하거나 해외에서 대체 광산을 찾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생산이 시작되기까지는 3~5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수입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20일 "일본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들은 중국에 대해 희토류 수출 제한정책을 완화하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보도했다.
中, 희토류 禁輸조치 美·유럽으로 확대했나
국민일보 | 입력 2010.10.20 18:08
희토류(稀土類·희귀금속류) 수출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마찰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일본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도 수출을 중단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19일자 인터넷판은 희토류 수입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세관이 지난 몇 주간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희토류에 대한 통관절차를 지연시켜 오다 18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일제히 통관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청정에너지 산업 분야에 보조금 지원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USTR은 지난 17일 중국의 보조금 지원 의혹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며 조사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은 일본만큼 희토류 재고를 유지하지 못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위안화 절상 등 환율문제로 불붙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의 악화도 우려됐다.
네퍼테리어스 맥퍼슨 USTR 대변인은 이날 "(희토류 관련)중국의 행위와 정책이 WTO 규정에 부합하는지를 조사한다는 방침에 따라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수출 중단은 물론 감축 계획도 없다"고 NYT 기사를 곧바로 반박했다. 하지만 중국은 대(對)일 희토류 금수조치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도 실제로는 지난달 21일부터 지금까지 희토류 통관수속을 지연시키는 등 일본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스칸듐(Sc) 이트륨(Y) 등 희귀한 금속원소를 지칭하는 희토류는 컴퓨터, 휴대전화, 하이브리드 자동차, 미사일 등 첨단기술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다.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수요 점유율은 중국 54%, 일본 24%, 유럽 10%, 미국 8%를 차지한다.
중국은 희토류 저장량이 1996∼2009년 37% 감소해 15∼20년 뒤엔 고갈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수출 제한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약 40%까지 수출 할당을 낮춰 왔고, 지난 7월엔 올해 수출을 전년 대비 40% 감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올해 중국의 상반기 희토류 수출량이 2만2283t이었던데 비해 하반기 수출 규모는 7976t으로 제한됐다. 이는 전년 하반기 2만8417t 대비 무려 72% 감소한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18일자 NYT 기고에서 중국이 일본과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 중에 취한 희토류 금수조치에 대해 "WTO 가입 당시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중국이 정치적 갈등에 곧바로 통상수단을 통한 압박에 나서는 등 신흥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떠맡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중국을 '불량 경제대국'이라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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