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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알기

제주 사람발자국 화석 옮겨 보존 (한겨레 2010-11-25 오후 09:21:29)

제주 사람발자국 화석 옮겨 보존
자연풍화 훼손 위기
국내 첫 구제발굴 추진
2만여년전 생성 추정
한겨레
» 제주 사람발자국 화석 옮겨 보존
제주 사람발자국 화석에 대한 구제발굴이 이뤄진다.

구제발굴은 물속에 잠기는 등 멸실될 위기에 놓인 문화재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발굴로, 화석을 대상으로 한 구제발굴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 산지’가 자연풍화작용으로 훼손되고 있어 구제발굴을 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사람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은 안덕면 사계리와 대정읍 상모리 경계 해안 일대로 1920년대까지만 해도 모래사장이었으나 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지금의 발자국 화석층이 드러났다.

그러나 화석 분포지가 파도의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이어서 점점 마모되고 있는데도 뚜렷한 보존방안이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문화재청의 도움을 받아 전남대 산학협력단(총괄책임 허민 교수)에 훼손 우려가 큰 일부 화석에 대해 구제발굴 용역을 맡겼다. 전남대 발굴팀은 29일부터 내년 2월까지 구제발굴과 고환경 연구 등 용역을 추진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화석에 대한 구제발굴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데다 발굴 예정지가 연약한 암반이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발굴 도중에 화석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면 발굴작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을 빚어온 사람발자국 화석의 생성 시기가 규명됐다. 김정빈 순천대 교수, 김정률 한국교원대 교수,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 임현수 극지연구소 연구원 등 공동연구팀은 최근 나온 국제전문학술지인 <고고과학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인터넷판에서 사람발자국 화석 생성 시기를 플라이스토세(홍적세) 말기인 1만9000~2만5000년 전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화석 주변 퇴적층의 층서 확인, 시료의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 측정 등을 통해 이런 추정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람발자국 현장에서 발견된 장비류(털매머드)의 발자국 화석은 플라이스토세 말기에 생성된 것임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람발자국 화석 생성 시기를 놓고 문화재청과 일부 지질전문가들은 5만년 전, 7000~1만5000년 전, 5000년 전 등으로 의견을 달리해왔다.

김정빈 교수는 “플라이스토세의 사람발자국 화석으로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라며 “후기구석기시대의 인류 이동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