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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블로터포럼] “2011년 소셜커머스 시장, 소셜쇼핑을 넘어라” (블로터 2011. 01. 02)

[블로터포럼] “2011년 소셜커머스 시장, 소셜쇼핑을 넘어라”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모든 일이 토끼뜀뛰듯 도약하면 좋겠지만, 어디 뜻대로만 되겠는가. 걱정과 기대를 함께 안고 가는 게 세상 이치일 터. 2010년 ‘소셜계’를 데운 ‘소셜커머스’도 그 가운데 하나다. 정상가의 절반 수준인 파격적 할인가에 상품을 순발력 있게 파는 ‘소셜쇼핑’은 1년이 채 안 돼 국내에서만 200여개로 늘어났다. 클릭이 집중된 만큼 걱정도 깊다. 출혈 경쟁으로 인한 사후관리 부족, ‘소셜’하지 않은 공동구매와 마케팅 방식에 따른 시장 왜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2011년에는 제대로 된 ‘소셜커머스’가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과제일까. 신묘년 첫 ‘블로터포럼’은 소셜커머스 업계 목소리를 담았다.

  • 일시 : 2010년 12월23일(목) 오후 4시~6시
  • 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 참석자 : 김현수 CJ 스마트모바일TF 부장, 이영재 다원데이 대표, 김철환 블로터닷넷 소셜커머스랩장, 블로터닷넷 이희욱(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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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욱 | 소셜커머스는 2010년을 후끈하게 데웠다. 호응도 컸지만 우려도 많았던 분야로 보인다. 해외와 국내 분위기도 다른 모양새다. 2010년은 이를테면 국내 소셜쇼핑의 원년이라 하겠다. 업계 얘기도 들어보고, 2011년 과제도 짚어보려 한다. 근본 질문부터 들어가보자. 소셜커머스가 뭔가?

김철환 | 형식적인 면과 실체적 면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형식 면에선, 판매 촉진을 위한 도구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방식이라 하겠다. 실체를 짚어보자면, 단순히 SNS로 겉치장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SNS가 실제 판매에 미치는 기여도가 높아야 제대로 된 소셜커머스 아니겠나.

김현수 | 저도 비슷한 뜻에서 나름 정의해보겠다. 소셜커머스라고 하면, 소셜 네트워크나 소셜 릴레이션십이 상품의 유통이나 구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e커머스라 하겠다. 예전에도 인터넷 공동구매는 있었다. 그 땐 누구도 ‘소셜’이란 말을 붙이지 않았다. 소셜 네트워크나 소셜 릴레이션십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영재 | 우리는 메타 소셜쇼핑 서비스를 운영한다. 입점 문의를 많이 받는다. 먼저 제대로 된 소셜커머스 사이트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예전에는 물리적 상품 판매는 받지 않았다. 단순 공동구매라고 판단했다. 헌데 요즘은 기존 유명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도 그런 제품을 팔고 있다. 소셜커머스라는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이희욱 | 판매를 위한 홍보나 마케팅에 SNS가 깊숙이 관여하는 형태란 게 공통된 정의인 것 같다.

김철환 |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영재 대표님의 정의는 현재 업계에 만연한 ‘소셜쇼핑’에 가까운 정의이고, 제가 말씀드린 것은 보다 광범위한 소셜커머스 개념이다.

김현수 | 단순히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판매는 가격이나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을 뿐, 소셜쇼핑과 큰 차이가 없다.

이희욱 | 지마켓 같은 기존 e장터나 원어데이 같은 우트닷컴류 서비스도 SNS를 활용하지 않나. 그것도 소셜커머스인가.

이영재 | 지마켓 같은 e마켓플레이스는 SNS를 연동하긴 하지만, 할인폭이 낮고 인원 제한이 없다. 지금의 소셜쇼핑과는 거리가 좀 있다.

이희욱 | 흔히 말하는 소셜쇼핑 사이트가 200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소셜쇼핑에 한정해서 보자면 기존 지마켓 등과 차별화가 되지만, SNS를 활용하는 광의의 소셜커머스 개념으로 보면 좀 더 다양한 사례나 정의가 나오지 않을까.

김현수 | 요즘은 모든 서비스가 ‘소셜’ 아니냐고들 말한다. 제 나름대로 정리한 것은, 소셜커머스랑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좀 다르다. 늘 있었던 바이럴 마케팅이 소셜 미디어라는 트렌드를 활용하는 것과 구분되는 소셜커머스의 몇 가지 사례가 있다.

대표적인 게 그룹바잉이다. ‘F커머스’라고 하는, 페이스북 기반 소셜커머스 사례도 있다. 이베이는 ‘그룹기프트’란 서비스를 한다. 기존 SNS를 활용하지는 않지만, 친구들이 공동 결제해서 선물하는 독특한 서비스를 한다. 기존 블로그를 그루폰 같은 소셜쇼핑 사이트로 만들어주는 플러그인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런 것도 소셜커머스의 유형이라고 본다.

이희욱 | 너나할 것 없이 그루폰을 곧 소셜커머스와 등치화하는 식으로 말한다. 그루폰이 소셜커머스의 상징으로 떠오른 배경은 무엇인가.

bloter_forum_scommerce_3이영재 | 아무래도 단기간에 큰 매출을 올린 점에서 주목을 받은 측면이 있다.

김철환 | 저도 그 점을 생각해봤다. 현재 잘 되는 곳은 그루폰 밖에 없는 모양새다. 미국에서 그루폰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소셜쇼핑 서비스가 현재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잘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SNS를 도구로 하는 점은 비슷하지만, 파는 상품을 차별화한 것도 그루폰을 키운 비결이라고 본다. 과거 공동구매는 공산품 위주였다. 그루폰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e쇼핑 영역으로 새로 진입시켰다. 그게 그루폰이 개척한 영역이다.

이희욱 | 50%에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폭을 제공하려면 기존 공산품으로는 어렵기 때문은 아닌가.

김현수 | 그루폰은 과거 공동구매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어마어마한 매출과 성장폭이다. 조금 더 심층적으로 보면 오프라인을 온라인화한 점(O-to-O)이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은 늘 고민했다. 우리 상품을 온라인으로 어떻게 팔 것인가. 오프라인 기반은 지역적 한계가 있다. 키워드 광고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이다. 그 지점을 그루폰은 공략했다. 지역 거점을 활용해 확실하게 고객을 유치해줬다. 그루폰은 O-to-O의 유통 역량을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제공했다. 여기에 SNS가 각광받으면서 이를 활용한 게 들어맞았다.

이희욱 | 커피숍이나 동네 맛집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새 상품을 발굴한 그루폰의 성과를 인정한다.

김현수 | 유통 뿐만 아니라 마케팅 요소도 있었다. 오프라인 판매자가 예전 방식대로 구글 키워드, 오버추어 키워드를 산다고 치자. 이용자가 클릭할 때마다 돈이 나가는데, 실제로 그 만큼 구매로 연결됐는가. 판매자는 비용을 내는 만큼 자신의 서비스를 끝까지 경험하길 원한다. 그런데 50% 할인률로는 큰 이익을 남길 수 없다. 그루폰은 이것을 판매 수익이 아니라 마케팅 비용으로 인식시켰다. 오프라인 판매자에게 굉장히 효율적인 도구를 제공한 것이다.

이희욱 | 다원데이는 국내 첫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다. 비슷한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의 국내외 현황은 어떤가.

이영재 | 국내만도 40여곳 정도가 된다. 다원데이가 처음 문을 연 게 2010년 7월인데, 10월께부터 급격히 늘었다. 다원데이에 등록된 소셜쇼핑 업체는 160곳쯤 된다.

이희욱 | 그만큼 중개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졌다는 얘긴가.

이영재 |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는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편이다. 소셜쇼핑 상품 정보를 RSS로 가져오면 된다.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도 있다. 소셜쇼핑 서비스도 비슷하다. 영업력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 헌데 한계가 있다. 초기에 아는 곳을 기준으로 영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판매할 상품이 없다. 그래서 한두 번 판매하다 이내 문을 닫는 곳도 적잖다.

김철환 | 사이트 구축은 쉬운데, 실제 운영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용 경쟁이 치열하고 괜찮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만만찮다.

이영재 | 시작할 때부터 제대로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소셜쇼핑의 가장 큰 문제는, 광고 방식이다. 포털 의존도가 높다. 선두 소셜쇼핑 서비스도 포털에 광고하는 날엔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지만, 광고를 하지 않는 날은 잘 안 팔린다.

SNS를 활용한 홍보 마케팅으로 차별화한 게 소셜커머스인데, 정작 홍보는 포털에서 이뤄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김현수 | 옳은 지적이다. 기존 e쇼핑몰의 시행착오를 지금의 소셜쇼핑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김철환 | 그래서 요즘은 온라인 광고시장 확대에 소셜쇼핑 사이트가 기여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웃음)

이영재 | 판매수수료 경쟁도 치열하다. 후발 소셜쇼핑 서비스들은 좋은 상품을 따오려면 수수료를 할인해줄 수 밖에 없다. 카드결제 수수료를 떠안는 곳도 적잖다. 그러다보니 수익성은 더 떨어진다.

이희욱 | 정리해보자. 소셜쇼핑은 진입 장벽은 낮은데 실제 운영은 어렵다. SNS를 활용한 홍보가 생각만큼 잘 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지나칠 정도로 많은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닌가.

김현수 | 결국은 규모의 경제다. 옥션이나 지마켓이 궤도에 올랐을 때 후발 서비스들이 따라잡기 어려웠던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 틀을 파괴하는 것은 패러다임이 바뀔 때다.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 경쟁의 틀을 바꾸는 것은 유통 역량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상품력으로 승부하며 규모의 경제를 깨기 시작하는 것이다.

소셜쇼핑 서비스를 놓고 보면,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위험한 것이 맞다. 이들로 피해보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위험하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산업 측면에서 보면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가격비교 사이트도 그랬다. 예전엔 수수료 경쟁을 벌였는데, 요즘에는 수수료를 안 받는다.

bloter_forum_scommerce_2김철환 | 다른 가능성은 있다. 오프라인 상품은 굉장히 다양하다. 지금은 카페, 공연, 음식, 스파 등이 주요 상품인데, 앞으로 다양한 상품들이 늘어날 것이다. 저는 온라인으로 거의 돈을 지출하지 않는다. 그런데 소셜쇼핑이 오프라인 상품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며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 앞으로 SNS 이용자가 더 늘어나면서 마케팅도 SNS에 초점을 맞출 것인데, SNS에서 먹히는 정보는 파격 할인이다. 소셜쇼핑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이희욱 | 결국 국내 소셜쇼핑은 오프라인 상품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그루폰 모델을 따랐는데, 이것이 정말 소셜하게 판매되고 있느냐는 게 과제로 남았다. 좀 더 소셜커머스, 소셜쇼핑이라는 이름에 맞게 서비스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현수 | 시스템이 SNS에 최적화돼 있어야 한다. 그룹바잉이든 소셜쇼핑 플러그인을 활용하든, SNS의 기능을 적극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단순히 SNS로 정보를 노출하는 마케팅 행위만 해선 한계가 있다. 그 점에서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이다.

다른 사례도 있다. 프라이빗쇼핑클럽 같은 곳은 멤버십 회원에게만 상품을 싸게 판다. 이런 곳은 시스템이 SNS에 최적화돼 있지는 않지만, 소셜커머스 범주에 들어가는 사례다.

김철환 | 소셜커머스가 이름처럼 소셜해지기 위해서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SNS로 연결돼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중개 서비스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판매자가 직접 SNS로 연결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즉흥적이다. 판매 정보만 일방적으로 SNS로 전달할 뿐, 관계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희욱 | 국내 현실은 소셜쇼핑은 곧 ‘반값 공동구매’란 인식이 굳어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진짜 소셜한 쇼핑을 제공하지만 반값 할인을 하지 않는 소셜커머스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영재 | 글쎄. 지금은 50%가 기준이 돼 버린 상황이다. 처음엔 반값 할인폭에 다들 경탄했지만, 지금은 50% 할인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됐으니까.

김철환 | 상품 구매를 결정할 땐 가격이나 판매자에 대한 신뢰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상태에선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신뢰가 쌓인다면 제값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김현수 | 이른바 반값 공동구매 방식의 소셜쇼핑은 소셜커머스의 한 카테고리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 형태가 너무 만연돼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줄여야 한다. 판매가를 애당초 높여두고 할인폭을 높이는 식의 눈장난은 해선 안 된다. 유통업에선 ‘땡처리’ 같은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 유통업에선 이른바 털어야 할 상품이 있다. 소비자도 싼 값에 물건을 사니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재고정리 방식을 소셜쇼핑에서 활용해봐도 좋다.

또 하나는 장르의 문제다. 가요계를 보자. 채널을 돌리는 곳마다 아이돌만 나온다. 팝이나 발라드, 뉴웨이브를 듣고픈 사람도 있다. 소셜쇼핑도 지금은 그룹바잉 형태만 나오니, 신규 사업자도 다른 형태의 소셜커머스를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요컨대, 반값 공동구매 방식은 필요한 수요만큼 카테고리로 발전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장르의 다양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희욱 | 처음에는 그루폰을 보고 무릎을 쳤다. 이용자가 구매자에 그치지 않고 SNS로 판매에 일익을 담당하는 그 방식에. 그런데 국내에선 그게 안 되고 또다른 공동구매로 끝나는 게 아쉬웠다. 오히려 그런게 소셜하지 않나. 트위터 팔로어 숫자만큼 곱창을 할인해주는 트위터 이벤트 같은 거. 그것은 곱창을 반값에 할인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셜 자산을 파는 방식이다. 가격이 아니라 그 사람의 디지털 자산이나 인맥을 재화로 바꿀 수 있는 소셜커머스가 나와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김철환 | 블로그에선 문성실 같은 사람이 등장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언론의 검증도 거쳤고. 반면, SNS에서는 나를 보증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금방 제2의 문성실이 될 수 있다. 그런 신뢰 자산을 활용해서 나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희욱 | 다원데이 같은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는 수익 모델이 무엇인가.

이영재 | 대부분의 소셜쇼핑 업체들이 광고 채널이 없다. 큰 회사 아니면 기존 매체사에 광고를 하기 어렵고 키워드 광고도 마땅치 않다. 결국은 메타 사이트를 찾는다. 메타 사이트들은 노출 순위를 조정하는 식으로 비용을 받는다.

이희욱 | 예컨대 페이스북을 활용한 소셜커머스를 생각한다면, 메타 사이트가 존재하기 힘든 구조 아닌가. 직접적으로 친구를 맺어야 하는 공간인데.

김철환 | 그런 곳에도 메타 사이트가 나온다. 일일이 팬을 맺지 않으면 정보를 받아볼 수 없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다 모아서 메타 사이트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김현수 | 메타 사이트는 공급자 니즈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본인의 선택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F커머스가 등장하면서 우려한 것이, 중간 유통이 사라질 것이 아니냐는 얘기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중간 유통과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수많은 정보를 걸러내는 데 대한 피로도가 생기는 것이다. 그걸 줄여주는 게 메타 사이트의 가치다.

이희욱 | 가격비교 사이트처럼 소셜쇼핑도 포털이 뛰어들면 시장이 재편되지 않을까.

김현수 | 게이트웨이 서비스가 있다 해도 e쇼핑몰은 존재한다. 또 포털을 거치지 않고 들어오면 할인해주는 방식도 있고, 로열마케팅도 펼친다. 각각 진화될 뿐, 어느 하나로 통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김철환 | 포털은 하루에 한 상품을 팔아선 수지가 안 맞는다. 메타 사이트가 되거나 오픈마켓 형태로 나아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bloter_forum_scommerce_1김현수 | 저는 SNS 시대엔 게이트웨이도 좀 더 소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미국 숍스타일이란 사이트를 보자. 수많은 e쇼핑몰 정보를 모아 소셜 게이트웨이를 만들었다. 코디를 잘하는 사람들이 내가 클로젯을 구성해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팔로잉을 한다. 클럽에 갈 때 입을 옷을 사려 한다면, ‘클럽’으로 검색해 가장 팔로어가 많은 사람을 찾아 그 사람 코디 정보대로 옷을 사는 걸 상상해보라. 소셜한 게이트웨이 아닌가. 이걸 기계적으로 제공한다면 아무리 오랜 세월동안 알고리즘을 쌓아도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소셜 자산으로 묶어두면 쉽게 넘볼 수 없다. 일단 1위에 오르면 패러다임이 바뀌기 전까지 흔들리기 어렵다.

이희욱 | 2010년에도 올해와 같은 소셜쇼핑 열풍이 이어질까.

김철환 | 시장은 더 확대될 것이다. 무료 구축도구가 나오고 페이스북 활용도 늘어나리라 본다.

이희욱 | 대기업이나 포털이 진출하면 판도가 바뀌지 않을가.

김현수 | 그건 정말 예측이 어렵다. 그룹바잉을 놓고 보면, 온라인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파격적으로 할인해서 하는 방식이다. 이건 지역별로 특색 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현지 판매상과 협상을 잘 해야 하는 세밀한 비즈니스다. 그런 부분을 대기업이 잘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할인 경쟁을 하는 식의 변절된 소셜쇼핑 서비스라면 대기업이 뛰어들 여지도 있다.

이희욱 | ‘통큰’ 소셜쇼핑이 나오지 않을까. (웃음)

김현수 | 통큰치킨을 내놓을 때 ‘소셜’자만 붙였어도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일동 웃음)

이희욱 | 내년에는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들도 조금 더 소셜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까.

이영재 | 지금은 껍데기만 다르지, 뼈대는 똑같다. 어느 사이트가 보다 깔끔하고 편리한가 정도가 차별화 요소다. 메타 사이트 입장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되지 않으면 계속 가기 어렵다. 사이트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김철환 | 메타 사이트는 앞으로 얼마나 내가 원하는 상품을 얼마나 잘 찾아줄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상품은 더 많아질 테지만, 모든 메타 사이트가 수집하는 상품 정보는 거의 같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한테 딱 맞는 상품을 찾아주는 곳이 어디냐. 그것도 얼마나 똑독하게. 그 방법론에 있어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 본다.

이희욱 | 정보를 잘 찾아주는 것 못지 않게 허접한 서비스나 상품을 평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한두 개 팔다가 금세 문을 닫거나, 부실한 상품을 판 곳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메타 사이트에서 제공하면 어떨까.

이영재 | 사실 그런 평판 시스템을 이미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이희욱 | 말씀들을 들어보니, 전체 시장 현황을 훑어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올해 소셜커머스 업계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씩 해달라.

김현수 | 장르가 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외국처럼 공동구매 외에도 F커머스나 멤버십 쇼핑처럼 다양한 형태가 소셜커머스란 울타리 안으로 진입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

이영재 | 좀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이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안 팔리는 제품은 하루가 아니라 2~3일씩 걸어놓는 서비스도 적잖다. 여러 제품을 혼재해 띄워놓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상품 질도 떨어진다. 이런 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상품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철환 | 서비스 장르도 다양해지고, 성공사례도 여럿 나오길 바란다. 지역 축산 농가가 페이스북으로 제값받고 소를 팔았다는 사례를 들어볼 수 있을까. 그런 성공사례가 나와줘야 다양한 영역에서 도전이 이어지고 시장도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