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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료/바이오 산업

중국인이 사랑한 최고급 마스크팩 만드는 SK바이오랜드 가보니(조선비즈 2016.07.10 09:47)

중국인이 사랑한 최고급 마스크팩 만드는 SK바이오랜드 가보니

 

 

“우리가 먹는 후르츠 칵테일의 코코넛 젤리 아시죠? 같은 성분의 천연 마스크팩인데 중국에서 ‘대박’났어요.”

지난 8일 충청북도 오송의 생명과학산업단지 내 SK바이오랜드 마스크팩 제조 공장. 한 직원이 가로 50cm, 세로 100cm의 얇고 미끌미끌한 젤리 막을 들어보이며 양쪽으로 팽팽하게 당기기도 하고 구겨서 물기를 꽉 짜기도 했다.

그는 “2~3일 동안 미생물을 배양해 만든 천연 마스크팩 시트(sheet)”라며 “잘 찢어지지도 않고 화학성분이 일절 들어가지 않아 오래 붙이고 있어도 피부에 자극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싸진 않지만, 최근 들어 환경오염이 심각한 중국에서 여성들이 한꺼번에 수백장씩 구입할 만큼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SK바이오랜드의 오송공장 직원이 마스크팩 시트를 검사하고 있다./SK바이오랜드 제공
SK바이오랜드의 오송공장 직원이 마스크팩 시트를 검사하고 있다./SK바이오랜드 제공

SK바이오랜드 오송 공장에선 아모레퍼시픽 (421,500원▼ 19,500 -4.42%)의 뷰티 브랜드인 설화수, 마몽드, 이니스프리, 아이오페 등의 마스크팩을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은 2250만장이다.

이 곳에서 만드는 마스크팩의 가격은 한 장당 4500원에서 1만8000원. 시중에 파는 저렴한 마스크팩(1000원)의 최대 18배 비싼 값이지만 중국 소비자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SK바이오랜드는 늘어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2018년까지 중국 하이먼(海門)에 260억원을 투자해 연간 마스크팩 1억만장을 생산할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시내 대형면세점에서 화장품과 마스크팩을 구입하고 있다./조선일보DB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시내 대형면세점에서 화장품과 마스크팩을 구입하고 있다./조선일보DB

‘화학제품 NO’...중국 공략 위해 천연 코코넛젤리·제주도 용담해수 등 천연성분 활용

SKC는 2014년 12월 바이오랜드를 인수해 SK바이오랜드로 사명을 바꿨다. 바이오랜드는 1995년에 설립된 뷰티· 헬스케어 소재기업이다. SK바이오랜드는 현재 화장품, 마스크팩,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 4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늘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7%에서 올해 1분기 53%로 줄어든 반면 건강기능식품(30%)과 마스크팩(15%) 비중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SK바이오랜드는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마스크팩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마스크팩 안에 원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SK바이오랜드 제공
마스크팩 안에 원료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SK바이오랜드 제공

양현 SK바이오랜드 경영전략실장(이사)은 “SKC가 바이오랜드를 인수할 때 키워드는 ‘중국 공략'이었다"며 “330조 규모의 시장인 중국 뷰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천연 성분 개발에 몰두한 결과, 세계에서 최초로 3세대 마스크팩 시트인 ‘바이오셀룰로오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셀룰로오스는 SK바이오랜드가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개발한 코코넛 젤리 성분의 덮개다. 이 덮개는 미생물을 2~3일 동안 자연 발효해 만든 무공해 천연 재료로 이뤄졌다. 1세대 마스크팩 제품인 면 또는 부직포, 2세대 하이드로겔 계열 마스크팩보다 부착력, 투명도, 안전성 등 다방면에서 뛰어나다.

양 실장은 “화장품에서 중요한 것은 효능 뿐 아니라 안전성"이라며 “특히 환경 오염이 심해지고, 웰빙(Well-being)과 아름다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점을 감안해 천연 성분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랜드가 개발한 3세대 마스크팩 시트인 ‘바이오셀룰로오스'/SK바이오랜드 제공
SK바이오랜드가 개발한 3세대 마스크팩 시트인 ‘바이오셀룰로오스'/SK바이오랜드 제공

청정 지역 원료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SK바이오랜드는 2014년 국내 처음으로 제주도로부터 용암해수 사업단지를 분양받아 청정 원료를 개발하고 있다. 용암해수는 현무암층에서 나오는 고급 천연수다. SK바이오랜드는 2005년부터 제주시와 함께 용암해수를 비롯해 화산송이, 동백씨 등 제주 천연물의 화장품 원료를 개발 중이다.

SK바이오랜드 관계자는 “구매력이 높아지는 중국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제주도의 천연 성분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했다”며 “이미 국내 화장품 업체에 용암해수 및 제주 특산물의 화장품원료 인증을 마쳤으며 프랑스와 미국, 중국의 화장품 업체를 상대로 연내 인증을 받을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주 청정 지역./조선일보 DB
제주 청정 지역./조선일보 DB

사명 바꾸고 새출발하는 SK바이오랜드… “글로벌 뷰티·헬스케어 소재 기업으로 크겠다”

SK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그룹은 중국에 또 다른 중국 기업을 건설한다는 의미의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글로벌 경영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SK바이오랜드는 2018년까지 중국 하이먼(海門)에 연간 1억만장의 마스크팩을 생산할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곳은 중국 시장 공략의 전진 기지이자 중국산 천연물 원료 개발 거점으로 활용된다.

현재 SK바이오랜드의 해외 부문 매출액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SKC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것이 회사의 계획이다.


SK바이오랜드가 사명을  ‘바이오랜드’에서 SK를 붙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 이미지인 CI에 ‘행복날개'를 적용했다./SK바이오랜드 제공
SK바이오랜드가 사명을 ‘바이오랜드’에서 SK를 붙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 이미지인 CI에 ‘행복날개'를 적용했다./SK바이오랜드 제공


SK바이오랜드는 이 밖에 지난 6일 사명을 ‘바이오랜드'에서 SK바이오랜드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담은 '행복날개'를 적용한 새 기업이미지(CI)를 공개했다. 글로벌 뷰티·헬스케어 소재기업으로 날아 오르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정찬복 SK바이오랜드 대표는 "SK바이오랜드는 20년 이상 축적한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SK그룹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