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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료

<건강이 최고>신영복 교수 떠나게 한 '악성흑색종' 남 얘기 아니다 (연합뉴스 2016.01.23. 08:01)

<건강이 최고>신영복 교수 떠나게 한 '악성흑색종' 남 얘기 아니다

악성 흑색종 환자 2009년 2천819명→2013년 3천761명으로 33.4% 증가

피부암 중 가장 위험

 

향년 75세로 타계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사인은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이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부터 병세가 악화해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2014년 중반 암을 발견한 고인은 그해 가을 성공회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준비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5년 마지막 작품 '담론'을 출간했다. 생의 막판까지 '공부'를 놓지 않았던 셈이다.

 

피부암 중 가장 위험하다는 악성 흑색종은 이제 남의 얘기가 아니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 환자는 2009년 2천819명에서 2013년 3천761명으로 33.4%나 늘었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나 점막에 있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피부암 중 악성도가 가장 높다.

악성 흑색종의 20~50%는 검은 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검은 점이 갑자기 새로 생긴다든지, 검은 점의 모양이나 크기, 색깔이 변하거나 따가움, 통증이 생기면 의심해 봐야 한다.

원래 흑색종은 서양의 백인에서는 비교적 흔하지만, 동양의 아시아인에서는 매우 드문 피부암이었다. 그러나 그런 추세에 안심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서양보다 발생률은 낮지만, 연령이 늘어날수록 흑색종이 점차 서서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세 이하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20대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40대 이상에서는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흑색종의 발생 원인은 유전요인과 자외선 노출과 같은 환경요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흰 피부와 푸른 눈, 금발이나 붉은 털을 가진 사람이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특히 흑색종의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이런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자외선 노출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수의 점이 있어도 흑색종의 빈도가 증가한다. 또 색소성 모반의 26% 정도에서 흑색종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10㎝ 이상의 큰 점(모반) 중 2.3%에서 흑색종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흑색종은 수술적으로 완전히 절제하는 게 근본 치료법이다.

전이가 많아 처음 진단 시에는 몸 전체의 전이 검사를 위해 방사선학적 검사와 핵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중위험도 이상 환자에게는 인터페론치료가 권장된다.

만약 의심되는 병변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흑색종 중에서도 '표재확산흑색종'은 자외선 노출과의 관련성이 있는 만큼 평상시 과도한 햇빛 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는 게 좋다.

유박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자각 증상이 없고, 평범한 점이나 결절(혹)로 보이는 일도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던 색소 모반의 크기가 갑자기 0.6㎝ 이상으로 커진다든지, 모양이 불규칙하고 비대칭적으로 변하거나 색조가 균일하지 않다면 악성화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