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방

군 장성 인사 검증 진통 … 3군 참모총장 1박2일 대기 (중앙일보 2014.10.07 02:30)

군 장성 인사 검증 진통 … 3군 참모총장 1박2일 대기

청와대, 일부 인사 추가 검증 요구
인사제청위 회의 하루 늦어져
대통령 보고도 못해 … 발표 연기

 

 

 군 장성 인사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과 황기철 해군참모총장, 최차규 공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는 5일과 6일 이틀간 근무지인 계룡대를 비웠다. 최윤희 합참의장 주재로 열리는 정기 장군 진급을 위한 인사제청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인사제청위 회의는 지난 5일 오후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 뒤 이 회의의 결론을 토대로 6일 오전 11시 국군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사 안을 보고한 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인사제청위 회의는 6일 오후 늦게야 열렸다. 만 하루가 늦어진 셈이다. 막상 각 군 참모총장들을 서울로 불러놓고 보니 몇몇 장군 진급 예정자들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뒤늦게 이의를 제기한 건 주로 청와대 측이었다고 한다. 국방부의 진급 안이 청와대 인사 검증 자료와 충돌한 셈이다.

추가 검증에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각 군 참모총장들은 1박2일간 서울에서 대기하다가 6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인사제청위 회의에 참석한 뒤 계룡대로 돌아갔다. 급기야 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도 미뤄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통상 장군 진급 인사는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을 면담해 보고한 뒤 결재를 받았다”며 “하지만 인사제청위원회가 늦어진 데다가 7일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비대면 보고(서류로만 보고)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심사숙고하느라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이번 장성 진급 인사를 앞두고 군의 잇단 사건·사고가 지휘관의 자질에 문제가 있었다며 올해 장성 인사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철저히 검증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의 당부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장성 인사는 진행 과정상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군 통수권자의 결재 시간까지 정해놓은 상황에서 인사제청위원 회의가 열리지 못한 데 대해선 군 관계자들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수군댄다. 군 고위 관계자는 “30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대통령의 재가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인사 발표 날짜를 조정한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조율이 늦어져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못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통상 각 군은 인사검증위→인사위→국방부 검토 등 몇 단계에 걸쳐 진급 대상자를 선발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국방부 장관, 청와대 등과 조율을 거친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최종 결정 직전 청와대가 검증 자료상의 문제를 들어 인사 안을 재검토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각 군에서 진행해 온 인사는 헌병과 기무사 자료, 해당 인물의 평정과 경력 등을 참고해 이뤄진다”며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의 자료를 토대로 한 청와대 검증에서 문제가 발견돼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뭔가 청와대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장군 진급 숫자가 많은 육군의 경우 5일과 6일 추가 검증을 하느라 분주했다. 정부는 장성 인사를 7일 중 발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장성 진급 인사 결과를 토대로 금명간 육·해·공군 주요 보직과 지휘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 취임(6월) 후 첫 인사여서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