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세계 뒤흔들 아이디어, 서울서 나올 것"
[아시아 첫 창업센터 대치동에]
-서울, 창업의 심장으로
"한국 벤처기업들 잠재력 대단해… SW 개발자 많고 변화 빨리 적응, 아시아 전부 가봤지만 서울이 최고"
-혁신의 DNA, 서울에 심는다
창업 세미나·멘토링·투자 등 지원
구글, 한국 벤처 M&A 가능성도
구글이 아시아 최초의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지원센터 입지(立地)로 서울을 택한 것은, 한국의 IT·벤처 생태계의 성과와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 1위 검색엔진과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구글글라스, 무인차(無人車) 등 혁신을 거듭해온 구글의 '혁신 DNA'와 '창업 보육 시스템'을 잠재력 있는 한국의 벤처기업과 결합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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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다 피차이(왼쪽에서 둘째) 구글 수석 부사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서 스타트업 지원센터‘캠퍼스 서울’설립 계획을 발표한 뒤, 참석자들과 성공을 다짐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머리에 쓴 헬멧은‘공사 중’이란 뜻이다. 왼쪽부터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피차이 부사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브리짓 빔 구글 창업지원팀 수석 매니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뉴시스
◇서울을 '아시아 스타트업'의 허브로
캠퍼스 서울은 약 2000㎡(600여평) 규모로, 내년 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지하 2층에 문을 연다. 현재 구글은 영국 런던(캠퍼스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캠퍼스 텔아비브) 등 두 곳에만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구글은 '캠퍼스 서울'을 한국은 물론 아시아 스타트업 지원의 허브(hub)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에겐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구글 본사 IT 전문가들이 수시로 찾아와 멘토링을 하고, 기술·마케팅에 대한 세미나를 연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3개월씩 돌아가며 입주 기회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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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도 이런 여성 창업프로그램 - 구글이 이스라엘에서 운영 중인 창업 지원 공간‘캠퍼스 텔아비브’에서 작년 6월 열렸던‘캠퍼스 포 맘스(Campus for Moms)’행사. 자녀가 있는 여성을 위한 창업 프로그램인 이 세미나에는 아이를 데려올 수 있으며, 구글은 회사 로고가 찍힌 기저귀를 제공한다. /블룸버그
캠퍼스 서울은 국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이 2012년 영국 런던에 세운 '캠퍼스 런던'에도 창업을 원하는 전 세계 61개국 3만명의 젊은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구글은 "아시아 시장에 관심 있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이곳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벤처기업 플리토를 창업해 3개월간 '캠퍼스 런던'에 입주했던 이정수 대표는 "동료 스타트업과 멘토,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제품을 지속적으로 검증, 개선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미래에 대한 투자"
구글은 2011년부터 꾸준히 한국의 IT·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에릭 슈밋(Schmidt) 회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돕는 '코리아 고 글로벌(Korea Go Global)'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K팝' 채널을 신설했고, 이를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 '젠틀맨' 등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2년부터는 약 18억원을 투자해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젝트를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진행 중이다. '캠퍼스 서울' 역시 "한국의 미래에 대한 구글의 지속적인 투자의 일환"이라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데다, IT 트렌드에도 민감해 구글 입장에서도 신사업의 '테스트베드'이자 글로벌 시장을 읽는 바로미터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캠퍼스 서울'을 통해 구글이 한국의 유망한 스타트업에 대한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빔 수석매니저는 "서울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빠른 성장, 개발자들의 뛰어난 경쟁력, 선도적인 모바일 기술, 사물인터넷 분야의 혁신이 두루 갖춰져 있어 구글 입장에서도 당연한 선택이었다"며 "캠퍼스 서울은 미래의 구글을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일 뿐 기업 인수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창업자들의 만남의 장, '스타트업 그라인드' 런칭
(동아일보 2014-08-28 10:55:31)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며, 모바일 생태계를 바탕으로 스타트업(Startup)을 차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스타트업이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국내 시장에는 최근 ‘제2의 벤처 붐’이라는 용어가 들릴 만큼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는 구글이나 야후 등 거물급 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런 창업 열풍에 힘입어 창업 생태계도 조금씩 구성되고 있다.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창업에 도움을 주는 엑셀러레이터,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네트워킹 파티, 성공한 창업가들의 조언을 듣는 강연도 열리고 있다.
한국의 창업 열풍이 두드러지기 시작해서일까, 구글이 후원하는 실리콘밸리 커뮤니티인 ‘스타트업 그라인드’가 국내에 상륙했다. 스타트업 그라인드는 기업가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 교육도 하며, 네트워킹하는 글로벌 커뮤니티다. 매월 42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이벤트를 주최하며, 이벤트는 최고 기업가들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대담을 통해 회사 창업의 어려움과 위험 요소, 회사 매각, 다양한 경험과 교훈 등을 공유한다. 다른 참석자들과 정보를 나누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네트워킹 세션도 마련된다.
스타트업 그라인드는 서울 런칭을 기념해 지난 26일 화요일 오후 7시 강남구 역삼동 소재 Maru180에서 첫 이벤트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스파크랩 공동 창업자인 이한주 대표가 첫 번째 게스트 발표자로 등장,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또한 참석자들이 함께 소통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네트워킹 파티도 열렸다.
글로벌 창업자들의 만남, ‘우리는 친구!’
저녁 7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장은 ‘밝음’이었다. 행사장은 일찌감치 도착한 이들로 북적였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창업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만큼 너나할 것 없이 서로를 반겼다.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는 것은 기본, 상대방이 만든 앱 소개를 듣고 스마트폰에 직접 설치해보거나, SNS 친구를 맺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 먹는 등 진풍경이 펼쳐졌다.
분위기는 비교적 가볍고 자유로웠다. 스타트업 그라인드는 단순한 인맥보다는 친구에 가치를 두고, 가져가는 것만이 아닌 주는 것에 가치를 두며, 우리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에 가치를 두는 행사다. 이러한 점을 강조해서인지, 좀 더 편안한 분위기였다. 또한, 여느 스타트업 행사와는 달리 세계 각국에서 온 창업자들이 다수 참가했다는 점도 독특했다. 참가자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예비창업자, 개발자, 창업가 등으로 다양했다.
행사는 간단한 식사와 네트워킹 파티, 성공한 창업가를 주축으로 한 대담, 그리고 다시 네트워킹 파티를 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이날 대담의 주인공은 스파크랩 이한주 대표. 망고플레이트 오준환 CSO(최고전략책임자)가 사회자로, 이 대표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글로벌 비전’과 ‘아이디어 검증’이 중요, 핵심은 ‘사람’
스파크랩은 스타트업들이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 투자, 멘토링, 주요 인프라 등을 제공하는 액셀러레이터다. 디지털 분야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1998년 미국 시카고에서 호스팅 서비스 기업 호스트웨이를 창업한 바 있으며, 이에 성공을 거둔 뒤 스파크랩을 설립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그는 성공을 꿈꾸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조언과 경험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사업을 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더 멀리 바라보고, 눈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글로벌 진출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사업 아이디어가 보편적인 가치와 공감을 지니고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해 성공을 거두려면 끊임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해야 한다. 이 대표는 “끊임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피드백 받고, 관심을 이끌어라”라고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시장에서 유명세를 타거나 성장하고 싶다면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야만 한다. 그래야 사업에 필요한 도움이나 지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좋은 엑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이 많고, 이들 역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즉,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투자자와 백 번이라도 이야기해보라”라며, “스파크랩 또한 데모데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디어가 발전하고 나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 대표는 그런 조언을 줄 수 있는 멘토를 찾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자신의 회사와 사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회사의 이력을 줄줄이 읊는 것보다는, 한 가지 특징일지라도 기억에 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망고플레이트’를 들었다. 망고플레이트는 친구가 추천하는 맛집을 알려주는 맛집 추천 서비스다. 맛집에 포커스를 두고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것으로 스타일을 찾았으니, 한 눈에 보아도 이해가 된다. 또한, 포커스를 갖추는 것이 사업 아이디어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동시에 투자자와 사용자들의 마음을 이끄는 지름길이 된다.
이 대표는 “결국, 근본적인 것은 사람에 있다. 회사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런 만큼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스타트업을 하려면 투자도 받아야 하고 비전도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해법이 사람에 있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 역시 ‘돈 모으기 전에 사람 모아라’라고 강조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창업자들의 동반 성장, ‘스타트업 그라인드’
26일 첫발을 내딛은 ‘스타트업 그라인드’. 대담이 끝난 뒤에도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담 시작 전에 이미 네트워킹 파티를 가졌지만, 대담이 끝난 뒤에도 행사장을 뜨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미약한 것만 같은 존재, 스타트업. 제 아무리 창업이 대세라 할지라도,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어렵고 치열한 도전이다. 스타트업 그라인드는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서로 교류하고 뭉쳐서 성장해 나가는 시작점이 아닐까 한다.
스타트업 그라인드는 한 달에 한 번씩 개최된다. 9월 24일에는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가, 10월 22일에는 커플 앱 ‘비트윈’으로 유명한 VCNC의 박재욱 대표가 대담자로 나선다. 스타트업 그라인드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사로 자리잡길 바란다. 다만, 행사는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됐다. 글로벌 네트워킹 파티라서 그런 것 같지만, 언어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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