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용맥(龍脈) 잘려나가고 있다. 왜 하필 '화장실'을 그 곳에” 풍수 논란
⊙ 풍수전문가 “穴이 잘려 나갔다”“풍수 핵심 절단으로 사고 끊이지 않을 것”
⊙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은 ‘화장실’ 공사"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도 있는 검토 거쳐”
“조선왕조 좌청룡(左靑龍) 용맥(龍脈)이 결딴나고 있어요.”
지난 4월 말 혜문 스님(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으로부터 “조선시대 창덕궁, 창경궁, 종묘로 연결되는 용맥(龍脈)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전통 풍수(風水)에 따르면, 용(龍)은 조산(祖山)의 혈통이 흐르는 산줄기이다. 용맥은 땅의 에너지가 모여 있는 조산에서 에너지가 흐르는 줄기이다. 혜문 스님은 제보를 하면서, “용맥을 훼손시키는 주체는 ‘문화재청’”이라고 주장했다.
설마 국가를 대표해 전통문화재 관리의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있는 문화재청이 조선왕조의 정기(精氣)를 훼손했을까. 기자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며 5월 초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창덕궁, 창경궁, 종묘 일대를 답사했다.
현장을 확인하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통 풍수를 고려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조선왕조의 기운(脈)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창덕궁은 화장실을 만든다며 문외한(門外漢)의 눈에도 맥이 흐를 듯한 길목의 산등성이를 파헤쳐 울창했던 숲을 망가뜨리고 있었으며, 창경궁과 종묘를 가로지르는 율곡로 도로 공사 현장에서는 용맥(穴)이 10m 가까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풍수는 전문가의 영역이다. 기자는 깊이 있는 취재를 위해 풍수 전문가 3인에게 자문을 했다. 풍수 대가(大家) 고(故) 지창룡 선생으로부터 풍수지리학을 전수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용원(田龍元) 한국역학협회 회장(월간 역학 발행인), 25년간 전국명당 500여 기(基)를 찾아낸 것으로 소개되고 있는 곽민석(郭敏錫) 전국풍수지리통일학회 회장(전 동방대학 교수), 김규택(金圭澤) 전국풍수지리통일학회 부회장에게 자문을 했다. 기자는 풍수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을 수차례 답사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재청에 5월 초 취재 내용을 공문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는 등 문화재청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했다.
용맥(龍脈)의 혈(穴)이 지나는 자리 파헤쳐
5월 초 서울시 종로 창경궁 옆 ‘율곡로 도로구조 개선공사’ 현장을 찾았다. 해당 지역은 창덕궁, 창경궁, 종묘에 이르는 좌청룡 용맥이 지나는 자리이다.
‘율곡로 창경궁 앞 도로구조 개선공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설명이 필요하다. 1931년 일제(日帝)는 창덕궁·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언덕과 담장을 헐고 도로를 개설했다. 이 도로가 현재 ‘율곡로’이다. 그 전까지 창덕궁, 창경궁, 종묘는 담장 하나를 사이로 숲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본래 율곡로는 창경궁과 창덕궁을 잇는 길로, 조선시대에는 동십자각에서 창덕궁 돈화문까지만 연결되어 있었다. 일제는 조선의 민족정기를 말살할 의도로 궁궐과 종묘를 단절시키기 위해 현재의 율곡로를 연장했다.
율곡로는 동쪽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동쪽에서 남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트는 지점이 용맥의 혈이 지나는 지점이다.
바로 용맥의 혈이 지나는 지점에서 도로를 지하화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해방 이후 “율곡로가 민족정기를 끊고 있다”는 우려는 계속됐다. 그러다 2010년 서울시가 옛 모습을 되찾기로 결정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도로 위로 돔 형태의 건축물을 만들어 연결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복원 공사는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朝鮮古蹟圖)>와 1907년 제작된 <동궐도(東闕圖)>의 모습과 복원 모양이 다르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복원 모습이 옛 종묘 담장보다 높은 엉터리 복원이라는 비판이 계속됐다. 기존 도로 위에 돔 형태로 덮어서 숲을 만들 경우, 과거 조선 시대의 모습과는 달라진다는 주장이었다. 2013년 잇따른 비판에 부담을 느낀 서울시는 땅을 깎아 내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조선 시대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지하화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왕복 4차선 도로를 6차선의 지하도로로 바꾸고 위쪽에 녹지를 조성하는 공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를 위해서 지하로 깊숙이 땅을 파서 길을 만드는 공사가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지하도로 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다.
“풍수 핵심 절단으로 사고 끊이지 않을 것”
기자와 함께 창덕궁 주변을 광범위하게 답사하던 전용원 한국역학협회 회장은 ‘도로구조 개선공사’ 현장 앞에서 큰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혈을 완전히 끊어 버리는 공사로, 만일 종묘에 무덤이 있다면 그 후손은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현장은 눈으로 확인해 보더라도, 10m 가까이 깊숙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전용원 회장은 “좌청룡의 혈이 깊숙이 파헤쳐지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의 내청룡을 자르는 공사입니다. 서울은 한국의 수도(首都)입니다. 서울의 핵심부 청룡을 자르는 것이죠. 왼쪽 손목을 자르는 것과 같아요. 굴을 뚫으면 국가의 인재가 많이 태어나지 못해요. 또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죠. 구멍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는 나라가 굉장히 시끄러워져요. 청룡의 구멍으로 바람이 들어와 소용돌이가 치면서 나라가 시끄러워지는 것이죠. 국론이 분열되는 것이죠.
동쪽 나라, 그러니까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부작용도 생기죠. 공사를 보니 밑은 파고 위는 건축물로 덮는 공사인데, 풍수로 볼 때 뼈를 자르고 피부를 덮는 것과 비슷해요. 골병이 드는 것이죠. 만일 이런 식으로 남의 묘를 향해 흐르는 혈을 자르면 그 집안은 결딴이 나요. 다행히 종묘(宗廟)는 묘(墓)가 아니라 제사 지내는 곳이라 전주 이씨(李氏)는 큰 화는 피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주 이씨는 왕가의 혈통이 거의 끊어지지 않았나요. 다만 조상 대대로 제사를 받들던 곳의 혈을 잘랐으니 좋지 않을 것 같아요.”
풍수상 고전 穴 건드리는 것 금기
풍수에서 혈(穴), 특히 사세(四勢: 조산·안산·좌청룡·우백호)를 건드리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은 사실이다. 현존하는 최고(最古) 풍수지리서 《금낭경(金囊經)》에는 이런 내용(→ 해설)이 있다.
4가지 형세가 단정하고 밝으면, 5가지 흉지(凶地)의 해로움이 없다.
사세단명(四勢端明), 오해불친(五害不親)
→ 사세(四勢)란 조산·안산·좌청룡·우백호 등 4곳의 산(四山)을 뜻하고, 오해(五害)란 흉지(凶地)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말한다. 보통 피해야 할 흉지로 5가지가 있다. 첫째 사산(四山) 가운데 한 산 또는 네 산 전체가 붕괴되거나 깨졌을 경우, 둘째 사산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부서지거나 깨졌을 경우, 셋째 사산 가운데 한 산이 비어 결함이 있거나 서로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 넷째 사산 가운데 하나가 마치 종기가 난 듯 헐고 거칠어 부드럽지 않고 경직되어 있으며 험준하고 가파르게 솟아 벽과 같이 홀로 솟은 상황, 다섯째 옷고름이나 옷소매를 번쩍 치켜든 듯, 춤추는 사람의 옷소매 같거나 어깨를 수그리고 고개를 떨군 상태에서 약간 고개를 들고 앞으로 내밀어 엿보는 듯한 봉우리가 있는 경우이다.
율곡로 도로 공사는 첫 번째 이유로 흉지로 변하게 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穴을 건드리면 자손 끊어져
무릇 부는 바람이 생기를 흩어지게 할 수 있으니 용호가 혈 주위를 둘러싸야 한다. 첩첩이 내려온 언덕이라도 좌측이 비고 우측에 결함이 있거나 앞이 공허하고 뒤가 꺾였다면 회오리바람이 생겨서 흩어지게 만든다. 고전에서 말하기를, ‘틈으로 새는 혈에 오르는 것은 곽(槨)을 깨는 장사이다’라고 하였다.
부희기능산생기, 용호소이위구혈, 첩첩중부, 좌공우결, 전광후절, 생기산어표풍, 경왈..등루지혈, 패곽지장야.(夫噫氣能散生氣, 龍虎所以衛區穴, 疊疊中阜, 左空右缺, 前曠後折, 生氣散於飄風, 經曰..騰漏之穴, 敗槨之藏也.)
→ 바람 부는 곳은 혈이 될 수 없다. 좌측 청룡과 우측 백호 등 주변 산으로 완벽하게 보호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청룡과 백호가 낮고 혹은 이지러지면 그 결함 된 부분으로 바람이 들어와 그 안에서 회오리바람이나 태풍처럼 생기를 흩어 버리게 된다. 이렇게 문제가 있는(구멍이 나거나 손상된) 혈에 태우면(騰, 여기서 騰은 乘과 같이 ‘태우다’라는 의미), 즉 묘지를 만들면(槨은 棺을 넣는 外棺) 스며드는 바람에 의해 삭고 부서진다.
청룡은 꿈틀대며 구불구불 백호는 길들어 순종하듯 머리를 숙여야 한다.
형세가 이와 반대가 되어 법도를 어긴다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청룡완연, 백호순부. 형세반차, 법당피사
靑龍?延, 白虎馴?. 形勢反此, 法當被死
→ 좌측의 청룡은 머리를 숙여 언덕 끝이 허물어진 듯하고, 우측의 백호는 성을 낸 듯 머리를 들어 높이 치솟은 곳에 장사를 지내면 그 후손이 죽음의 화를 당하거나 자손이 끊기게 된다.
“풍수를 조금만 알아도 ‘不吉’ 인정”
풍수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마다 다를 수 있다. 곽민석 전국풍수지리통일학회 회장, 김규택 부회장에게 추가 자문을 했다. ‘율곡로 창경궁 앞 도로구조 개선공사’ 현장을 기자와 함께 5월 초에 답사한 곽 회장과 김 부회장은 “혈이 파괴된 것은 분명하다”며 “풍수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해당 공사가 불길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풍수로 볼 때 생기(生氣)라는 것은 지상에 있을 때는 입으로 불면 바람이 되고,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되고, 땅으로 내려오면 비가 되는데 이것이 지중(地中, 땅속)으로 스며들면 생기가 되는 것이다”며 “이런 생기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혈이 파괴되면 좋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곽 회장과 김 부회장은 “아마도 풍수를 아는 누구를 데려와도, 혈이 파괴됐고 불길하다는 점은 똑같이 이야기할 것”이라며 “다만, 과거 이씨 왕조의 혈을 파괴했을 때 현재의 한국이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미 조선 왕조는 막을 내렸고, 종묘 역시 무덤이 아닌 제사 지내는 곳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종묘 쪽으로 내려가는 곳에 위치한 상가들의 장사가 되지 않고,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는 큰 의미가 없어지는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곽민석 전국풍수지리통일학회 회장, 김규택 부회장은 일제가 창경궁과 종묘를 끊어 버린 현재의 율곡로에 대해서 “오히려 일본인들이 건설한 율곡로는 풍수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곽 회장은 “율곡로는 보기에 궁궐과 종묘를 끊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도로는 산의 굴곡을 따라 이어져 있다”며 “피부 즉 겉 표면에만 상처가 나고 속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율곡로를 그냥 두었으면 아무런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를 복원한다고 깊이 혈을 파헤쳐 좋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문화재청은 “도로구조 개선공사가 풍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문화재청에서는 일제 때 건설된 율곡로(1931년)는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산등성이를 훼손하여 육교를 설치하고 그 위에 있던 창경궁과 종묘 간의 경계담장(496m)과 종묘제례의 중요한 연결문인 북신문을 복원하고 율곡로의 상습정체 구간의 민원을 해결하고자 서울시에서 국가지정문화재현상변경신청(2011. 1. 18)한 사안으로 관계전문가 현지조사 및 문화재위원회의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허가하였습니다.
문화재위원회에서는 담장 및 북신문의 원위치 복원, 원지형 복원 등을 중요시하였으며 그 결과 한국전력의 송전전력구 설치, 지하차도 등을 설치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기존 도로면에서 9.5m 터파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재 송전전력구를 설치한 후에 되메우기를 완료하였고, 지하차도는 기존도로에서 4.4~5.4m 정도 지하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왜 하필 ‘화장실’을 그곳에…
혈을 끊고 있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문화재청은 궁궐의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고 복원을 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낙선재 앞 화장실 공사이다.
5월 초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 낙선재 앞은 ‘화장실 건립공사’가 한창이었다. 창덕궁 낙선재권역 화장실 건립공사는 창덕궁 관리사무소(시행·발주)가 2013년 11월 시작해, 2014년 7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화장실 건립공사 추진 배경으로 “창덕궁 후원 관람지역을 제외한 일반관람지역(약 7만m²) 내 화장실이 부족하고, 기존 수거식 간이화장실(컨테이너)은 노후, 악취로 잦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에 걸맞은 쾌적한 화장실 건립이 시급해 불가피하게 공사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화장실은 지하 1층(176m², 설비 및 정화조), 지상 1층(131m², 화장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공사비는 6억8800만원이다.
현장에서 혜문 스님은 “그 많은 곳을 내버려 두고 종묘로 연결되는 용맥이 지나는 자리에 화장실을 짓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가로막혀 있는 공사 현장을 직접 들어가 둘러본 결과, 산림 훼손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공사 전(前) 사진과 비교해 보면 산림 훼손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산림을 훼손한 것은 언덕 위에 화장실 건설 공사용 차량 이동 통로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화장실 공사 현장은 조선시대부터 극도로 훼손을 자제했던 구역이다.
역사적 근거로, 인정문 바깥마당이 직선이 아닌 사다리꼴로 휘어져 조성된 점을 들 수 있다. 세종 1년(1419년) 당시 상왕이었던 태종은 인정문 밖 마당이 반듯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창덕궁 건설을 지휘한 박자청을 하옥(下獄)시켰다. 그러나 박자청이 직사각형으로 마당을 만들지 못했던 것은 당시 절대적 신성(神聖) 공간이었던 종묘로 연결되는 용맥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란 끝에 찌그러진 궁궐 모습에 마음이 상했던 태종은 용맥을 건드리지는 못했다. 태종은 인정문을 다시 새우지 못하고 담만 쌓게 했고, 그 결과 현재까지 인정문 앞마당은 직사각형이 아닌 사다리꼴 형태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혜문 스님은 “신성한 자리에 화장실을 만드는 것은 민족을 ‘욕’보이는 행동이다”며 “문화재청은 하필 이 자리에 화장실을 지으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신성시했던 구역에 굳이 화장실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역에 화장실을 건설한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했다.
문화재청, “용맥의 주능선 최대한 보존”
“창덕궁 후원 지역을 제외한 일반관람지역(약 7만m²)은 많은 사람이 관람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을 위한 화장실이 없어 컨테이너를 개조한 임시화장실을 낙선재 권역에 설치하였으나 오히려 수용한계와 심한 악취로 인해 많은 민원이 발생하여 쾌적한 화장실 건립이 시급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는 창덕궁 낙선재 권역 화장실 건립을 위하여 문화재위원 등 관계전문가로 구성한 자문회의를 거쳐 관람객들의 사용이 용이하고 창덕궁 옛 건물 유구(遺構)가 없는 곳, 기존 시설물(산불진화용 저수조, 방공호)이 설치되어 자연 훼손이 최대한 적은 곳으로 현재 화장실 건립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지역을 선정하여 문화재위원회 심의(2013.07.10)를 받아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관계로 다소 필요 이상으로 터파기한 것 같이 보일 수 있으나, 추후 흙을 되메우기 하고 주변과 어울리는 수목 식재 등을 통해 자연 지형을 최대한 복구하여 보존하겠습니다.”
과연 지금 현장의 화장실 공사는 풍수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5월 초 현장을 기자와 함께 방문한 전용원 한국역학협회 회장은 “굳이 용의 큰 줄기가 흐르는 곳에 화장실을 지었는지 이해는 가지 않으나 천만다행으로 혈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혈이 흐르는 바로 옆 기슭에 화장실을 지어서, 직접적으로 혈이 파괴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문화재청 역시 “자문회의에서 창덕궁과 종묘를 잇는 용맥 동측 최하단의 기저부에 용맥의 주능선이 최대한 보존될 수 있도록 위치를 선정하였다”고 답변했다. 화장실 건설과정에서 용맥 문제가 논의됐음을 인정한 것이다.
“‘풍수’가 과학적이냐”는 문제는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나치게 풍수에 집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풍수를 이용해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문화재 복원에서 풍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가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 풍수는 국가 운영의 핵심 요소였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문화재 복원을 제대로 된 복원으로 볼 수 없다. 아직 창덕궁, 창경궁 근처의 복원 공사는 진행 중이다. 더 큰 사회적 논란이 생기기 전에 복원 공사가 풍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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