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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스탈린 때 수백만 아사 … 러시아계 집단이주로 채워 (중앙일보 2014.03.03 01:51)

스탈린 때 수백만 아사 … 러시아계 집단이주로 채워

한 지붕 두 민족 갈등의 뿌리
수백 년간 러시아·폴란드 먹잇감
2차 대전 땐 나치·소련 동시 징집

 

우크라이나 역사에서 외세가 개입되지 않은 시기를 찾아보긴 힘들다.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은 우크라이나를 놓고 파워게임을 멈추지 않았다. 한반도의 2.7배에 달하는 국토의 절반 이상이 경작 가능한 땅이고 이 중 60%가 비옥한 흑토이기 때문이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며 독립의 기쁨을 맛봤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끼여 분열을 겪었다. 도돌이표를 찍듯 수세기 동안 반복돼 온 비운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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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는 9세기 슬라브 국가로 세워졌다. 12세기 전까지는 강대국이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후 쇠퇴해 14세기엔 거의 모든 영토를 금장한국(몽골)·폴란드·리투아니아 세 왕국이 나눠 지배했다. 17세기에 이르러 러시아와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왕국 간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다시 한번 나눠진다. 드네프르 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러시아의 차르 소유가 된 것이다. 이때부터 우크라이나의 동부는 ‘좌안’으로 불리며 공업과 석탄 생산 중심지로 변모한다. 소련 시절을 거치면서 좌안은 중공업 지역으로 발전했고 현재까지 친러시아 성향이 지배적이다. 같은 시기 드네프르 강 서쪽, ‘우안’은 폴란드의 지배를 받았다.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제국이 무너지자 우크라이나는 처음으로 독립을 꿈꾼다. 극심한 내전 끝에 가까스로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을 세우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919년 소련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하면서 인민공화국은 무너졌다.

 1920년에는 폴란드가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면서 현재의 우크라이나 서부에 해당하는 지역을 차지했다. 그러나 1938년 스탈린의 폴란드 침공으로 다시 소련이 지배하게 된다. 소련은 우크라이나 언어와 문화에 적대적인 정책을 펼쳤다. 또 1932~33년 스탈린의 집단농장 정책 등으로 수백만 명이 기아로 사망했다. 스탈린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죽어간 자리를 소련 지역 이주민과 러시아인들로 채워 넣었다. 반러 감정을 지닌 우크라이나인들과 러시아를 모국으로 여기는 집단이 한 나라에 살게 된 배경이다.

 우크라이나는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나라이기도 하다. 키예프 전투, 하리코프 전투, 세바스토폴 전투 등 2차대전 중 가장 참혹한 전투로 꼽히는 전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다. 나치 독일과 소련은 서로 우크라이나인을 징집해 전쟁터로 내몰았다. 소련군 전사자 870만 명 가운데 140만 명이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집계가 있을 정도다.

 2차대전을 겪으면서 독일과 소련 양쪽 모두에 저항하는 민족주의 게릴라들이 활동을 시작해 50년대 초반까지 전투를 계속했다.

2차대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소련의 강경책은 완화됐 다. 54년 소련은 자신들이 관할하던 크림반도를 ‘우정의 선물’로 우크라이나에 관리하도록 했다. 1783년 이슬람으로부터 크림반도를 빼앗아 귀속한 러시아는 200여 년간 지역을 지배해왔다. 특히 현재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하는 세바스토폴은 크림전쟁 당시 러시아군이 11개월간 연합군의 봉쇄를 견뎌낸 곳이다. 크림전쟁을 ‘도덕적으론 승리한 전쟁’으로 기억하는 러시아인들이 이 지역에 각별한 애착을 보이는 이유다.


 

 러시아 군인과 '찰칵'…크림반도는 지금 셀카 삼매경

 (중앙일보  2014.03.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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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시민들이 러시아 군인들과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3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된 크림반도 시민들과 러시아 군인들과의 친밀한 사진을 공개했다. 전쟁까지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정작 시민들은 평화로운 모양새다.

데일리메일은 "전쟁이 코앞인 때에 크림반도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군인과 단둘이 사진을 찍은 여성은 군인에 대해 '매우 다정했다'라는 글을 함께 적었다. 다른 여성 역시 무장한 군인 옆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자신의 자녀들과 사진을 촬영했다.

한 할머니는 두 명의 군인들 가운데 서서 팔짱을 낀 채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시민들이 게시한 크림반도의 풍경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벤치에 몰려 앉아있고, 주요 시설물을 통제하고 있는 등 도시 곳곳에 배치됐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크림반도에 파견된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 군대와 대치 중에 있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측은 전군 전투태세에 돌입하고, 예비군 비상소집령을 내렸다. 이미 국제사회에 도움도 요청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도 러시아 정부의 행위를 비판하며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안보협력기구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사태 진상조사기구 및 연락기구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져 사태의 국면이 전환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푸틴, 침공보다는 분리독립 후방지원 노릴듯

 (한국일보 2014.03.02 21:15:59)

■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전쟁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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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은 발톱을 거둬라", 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오타와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한 시민단체 회원이"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산주의자의 발톱을 거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의 자치공화국 크림반도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원에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력 사용을 신청하고 상원이 곧바로 이를 승인함에 따라 긴장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침묵을 지키던 푸틴 대통령이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과연 크림반도 침공의 강수를 두게 될지 세계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푸틴의 노림수는

    러시아의 병력은 벌써 수천명이 크림반도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푸틴이 실제 군사공격 카드를 사용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견해가 더 많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러시아가 새로 들어선 친서방 성향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고는 있지만 실제로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아직은 크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가 실제 군사 공격은 유보한 채 정치·외교전, 경제 제재, 군사력 과시 등의 전방위 압박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옥죄면서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러시아의 이해를 충분히 고려하도록 강제하는 정책을 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개입은 우크라이나의 내전을 촉발할 위험이 크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상황에 바지면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 경제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그 여파가 러시아로 전이돼 러시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러시아의 군사 개입을 주저케 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경우 제2의 체첸사태를 부를 수 있고 모두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군사력에 있어 우크라이나에 비해 월등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또한 만만치 않다. 2008년 그루지야 상황과 비슷하지만 러시아가 군대를 투입해 성공하더라도 반러시아 정서가 강한 타타르인들의 지속적인 항거 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직접적으로 군사분쟁을 피하는 대신 크림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부추기고 후방에서 무기를 지원하거나 공화국의 지원요청을 받는 형식으로 무력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카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군사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군사 개입할 경우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실제로 러시아의 행동을 제어할 힘과 수단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일 백악관이 6월에 열리는 모스크바 주요 8개국 정상회의(G8)회담 방문 최소나 러시아를 G8에 방출하거나 미 전함을 흑해로 보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책들은 이미 2008년 그루지야 사태 때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생각했던 것들과 거의 같은 메뉴들로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그 대가가 어떻든 러시아가 단념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일단 정치ㆍ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프랑스 캐나다 등 정상들과 전화를 통한 긴밀한 협력을 취하고 유엔의 중재를 통해서도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로버트 세이 특사를 크림공화국에 보냈다.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포위해 군사개입을 저지해보려는 전략이다.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러시아는 현재 최대 산유국으로 유럽 에너지 시장과 유럽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에 섣불리 제재를 가했다가는 도리어 유럽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는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게 천연가스 공급처인데다 단기간의 경제적 제재론 효과를 볼 수 없을 만큼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거부권 등 많은 패를 들고 있다"며 "푸틴은 그저 기다릴 것이고 시간은 그의 편에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전쟁위기 고조

     (한국일보 2014.03.02 21:14:58)

    러시아 병력 1만5000명 이동… 오바마 "국제법 위반"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자치공화국에 대한 군사개입에 나서면서 이 지역의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친서방으로 돌아선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경고이자 크림반도를 친러 위성국으로 유지하려는 러시아의 무력시위에 미국유럽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상원은 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요청한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력 사용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조성된 비상상황과 러시아 주민, 크림공화국에 주둔한 러시아 군인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을 고려"해 군사개입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군사개입 승인을 전후해 러시아군의 크림공화국 개입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등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날 러시아가 1만5,000명의 병력을 크림공화국으로 이동시켰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13대의 러시아 항공기가 각각 150명의 병력을 태우고 크림 심페로폴 인근 공항에 착륙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헬기의 무력시위도 있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친러 무장세력이 점거한 의회에서 새로 임명된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공화국 총리는 "크림공화국의 평화와 안정 확보에 도움주기를 바란다"며 러시아에 정식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군사충돌 위기 수습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1시간반 동안 전화회담을 가졌다. 백악관은 회담 후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군사개입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러시아가 명백하게 위반"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러시아가 "막대한 정치ㆍ경제적 고립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는 푸틴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럽안보협력기구 감시인력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주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와 크림반도의 폭력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러시아의 이익과 이곳에 거주하는 러시아인 보호 의무를 준수할 것임을 강조했다"며 군사개입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위기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새 정부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러시아의 '잠재적인 침략' 위협에 대비해 전군 경계태세를 내리고 원자력 발전소, 공항 등 주요 기간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를 지시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전화통화로 "군사개입은 전쟁의 시발점이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를 끊는 사건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 병력 철수를 촉구했다.

    이날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에서도 러시아의 군사개입에 대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결정"(미국) "러시아의 행동은 유엔헌장을 어긴 것"(우크라이나)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는 러시아 땅이다" 완장 찬 시민들이 검문

     (한국일보 2014.03.02 21:16:15)

    ■ 러 흑해함대 주둔지 크림은 지금
    점거한 벨벡공항 뿐만아니라 세바스토폴 도로에서도 검문
    1000여명 "러 환영" 행진도 일부선 푸틴 개입 반대 청원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자치공화국 상황이 긴박해지고 있다. 수도 심페로폴과 러시아 흑해함대 기지가 있는 흑해 연안 세바스토폴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영국 BBC, 일본 아사히ㆍ마이니치신문 등 외신의 르포와 인터뷰를 종합했다.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에서 러시아 흑해함대 기지가 있는 남서부 군항 세바스토폴까지는 120㎞. 세바스토폴로 이어지는 간선도로변은 포도밭이 펼쳐진 전원지대다. 1일 심페로폴을 떠나 세바스토폴에 가까워지자 도로를 가로막고 선 검문소가 느닷없이 나타났다. '여기는 러시아다'라고 쓴 플래카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검문소에서 통행자를 심사하는 것은 하지만 크림공화국 경찰이나 군도, 공무원도 아니다. 친러시아계 시민이다. 벌써 나흘 전부터 천막을 쳐놓고 먹고 자며 검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운전기사인 본업을 접어두고 검문을 하고 있는 바실리 푸슈코(42)는 "키예프의 파시스트에게서 크림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무장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15분 안에 무장한 사람들이 온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의 도움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지 도움 받는 건 없다"고 말했다.

    친러시아계 무장세력이 점거하고 있는 세바스토폴 근교의 벨벡공항 근처에서도 승용차 3대와 철제 바리케이드로 도로를 막고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검문 중인 블라디미르 비노그라도프(56)는 "더 이상 들어가면 총에 맞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오렌지와 검정색이 들어간 완장을 차고 있었다. 과거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했다는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가로 막힌 길 너머 100m 정도에 군용 차량과 약 10명의 무장군인이 눈에 띄었다. 소속을 표시하는 완장은 보이지 않는 상태. 길을 따러 국방색 군차량이 쉴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러시아의 군사개입 소식이 전해진 이날 심페로폴에서는 러시아계 주민들의 "우라(만세)"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동료들과 함께 치안유지활동 중인 빅토르 부지카예프(46)는 "러시아군은 우리의 형제"라며 "(이달 30일로 예정된 자치권 확대)주민투표를 방해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됐다"고 환영했다.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당초 5월 25일 우크라이나 대선에 맞춰 실시하기로 했던 크림반도 자치권 확대 관련 주민투표를 30일로 앞당겼다. 비탈리 세멘코(65)는 "우리들의 요구에 응해주어서 고맙다"며 "크림은 원래 러시아였으니까"라고 말했다. 심페로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친러시아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몰아낸 우크라이나 새 정권을 "네오나치"라고 부르고 있다. 

    이날 심페로폴에서는 오후부터 1,000명 이상의 러시아계 주민이 시내 중심부에서 시위 행진을 했다. 거대한 러시아 국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걸으며 연신 "러시아"를 외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민병대 차림으로 나온 사람들은 시민들의 요청에 응해 기념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실제로 총기를 휴대한 듯 한차례 총성도 들렸다. 한 택시 운전사는 "공항도 도로도 봉쇄돼 있기 때문에 키예프 사람들(우크라이나 새 정권)은 크림반도에 들어올 수 없다"며 "상황은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심페로폴에 사는 러시아계 주민 올레그 보로비오브는 이날 "크림 사람들은 이곳에서 군대를 보기를 원치 않는다"며 "시내 여기저기서 주요 기관의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한 비무장 집단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도시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보로비오브는 하지만 전날 스웨덴 기자의 통역을 위해 심페로폴 공항에 다녀왔다며 거기서 "민병대와 수준이 다른 중무장 병력을 보았다"며 "그들은 자신들을 우크라이나 자위군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치인이나 정당도 싫지만 러시아가 여기에 개입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심페로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유리 체르니(39)는 "주변에서 벌써 (러시아의 개입으로 전쟁으로 이어진)그루지아나 옛유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며 "푸틴의 개입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계라는 세바스토폴의 여대생 베로니카 악시오디나는 "창문을 통해 도로 한쪽편에서는 러시아 집단을 다른 쪽에서는 우크라이나 집단을 볼 수 있지만 갈등을 일으킨다기보다 보호해준다는 느낌"이라며 "크림은 러시아 사람들이 많지만 법적으로 우크라이나이며 다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치인들도 우크라 군사개입에 회의적

     (한국일보 2014.03.03 16:52:13)

    상원의장 "전쟁없을 것" 단언…대통령 인권대표 "군사개입 반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에 대한 군사개입을 추진하면서 무력충돌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 내에서도 실제 군사개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은 2일(현지시간) 현지 유력 TV방송 '라시야'(Russia)의 시사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상원은 앞서 1일 비상회의를 소집해 앞서 푸틴 대통령이 제출했던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 신청을 당일로 신속히 승인한 바 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상원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력 사용 승인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크림반도의 러시아 주민에 대한 위협이 계속되면 그렇게 할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크림을 합병하려는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성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크림이 자치공화국 지위 확대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마트비옌코는 이어 러시아가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권력 복귀를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스스로 공정하고 투명하며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국가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누코비치가 이미 실각한 이상 우크라이나인들이 공정한 조기 대선을 통해 다른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리고리 카라신 러시아 외무차관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며 "러시아의 누구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 직속 인권위원회 대표 미하일 페도토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개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크림반도 위기가 지나치게 확대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병력 파견 검토는 크림 내 러시아인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정보에 근거하고 있지만 적어도 최근 이틀 동안은 평화적 시위대 가운데 부상자나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크림 내의 폭력과 혼란 수준이 군대를 파견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페도토프는 외국을 상대로 한 군사력 사용은 러시아의 국제 의무에 위반되며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게되는 것은 물론 더 큰 폭력과 인권 유린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부 분쟁 해결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려는 계획을 폐기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크림반도 내) 러시아인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생명과 합법적 이익을 위협하는 극우민족주의 세력의 폭력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군사개입 검토에 착수한 이유를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우크라이나 내의 러시아계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 존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속수무책 우크라이나, 미국·EU 도움만 기대

     (한국일보  2014.03.02 20:48:31)

    러시아 경제 종속에 군사력마저 열세
    "크림 분리 바라만 볼 수밖에"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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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번 사태해결을 위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러시아에 경제적으로 종속된데다 군사력마저 크게 열세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무력충돌을 벌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방의 경제ㆍ군사적 지원 규모가 변수지만 우크라이나가 결국 크림 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을 용인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마저 나온다.

    우크라이나 임시정부는 러시아의 잠재적인 침략위협에 대비한다며 2일(현지시간) 전국에 예비군 소집령을 내리고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 안드리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위원장)는 이날 "오늘 오전 8시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예비군 소집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날 채택된 국가안보·국방위원회 결의에 따라 병역 의무에서 벗어나지 않은 40세 이하 남성은 지역별 군부대로 모여야 한다고 파루비는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27일부터 이어진 러시아의 군사도발에 대응한 군사조치로, 러시아 상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내 군사력 사용을 승인한 직후 나왔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전화에서 "군사개입은 전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푸틴은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과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폭력으로부터 러시아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군사개입 필요성을 여전히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친 러시아 성향의 크림 자치공화국에 무장병력을 보내 그 의지를 꺾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크림 자치공화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병력 이동 자체가 러시아에게 군사개입 명분을 주는 꼴이다.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가 이미 러시아에 지원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러시아에 비해 군사력도 매우 열세인데다 서방의 경제ㆍ군사적 도움 없인 사태 해결이 힘든 우크라이나로선 실제 취할 수 있는 대응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크림 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에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등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유럽국가들도 러시아의 군사개입에 강하게 반대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 하고 있다. WP는 "3일 열리는 EU 긴급 외무장관 회의 등 서방의 논의 결과가 러시아의 군사개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서도 "서방의 대처 시기가 늦어서도 안 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