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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황혼재혼땐 늘어난 재산만 선취분 인정…배우자 동의 안하면 가업승계 어려워 (한국경제 2014-01-17 02:29:08)

황혼재혼땐 늘어난 재산만 선취분 인정…배우자 동의 안하면 가업승계 어려워

민법개정 최종안 문답풀이

생전에 증여·신탁하면 경영권 승계 문제 없어

 


법무부 산하 민법(상속편) 개정 특별분과위원회가 확정한 민법 개정안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배우자 선취분에 상속세는 어떻게 매기나.


A. 분과위는 “현행 세법에 따르면 배우자 선취분에 대해서는 납세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산 절반을 실제 주인인 생존 배우자에 돌려주는 것뿐이기 때문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법원이 선취분 제도의 이런 취지를 인정하면 추가 입법이 없어도 이혼 분할 재산처럼 비과세가 된다.

그러나 “법원이 배우자 선취분도 과세 대상으로 볼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배우자 선취분도 실질적으로는 상속분과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분과위도 이런 점을 고려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배우자 선취분은 상속 재산으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방안과 배우자 상속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를 현행 30억원(상속가액 기준)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추가 건의했다.

Q. 황혼 재혼해도 선취분 받나.

A. 배우자 선취분은 혼인 기간에 늘어난 재산만 기준이 된다. 재혼한 뒤에 재산이 오히려 줄었으면 선취분이 없다. 초혼 배우자여도 사이가 안 좋아 오랫동안 별거했을 때는 선취분을 줄일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생존 배우자, 자녀 등 상속인 간에 협의해서 감액분을 정할 수 있으나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

Q. 자녀에게 전 재산을 주라고 유언했다면.

A. 배우자 선취분을 침해하는 유언은 무효가 된다. 자신의 몫이 아닌 남의 몫에 대해 유언을 남긴 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선취분을 제하고 남은 돈에 대해서는 유언의 영향력이 인정돼 법정상속분이 아닌 유류분(법정상속분의 절반)만 받을 수 있다.

Q. 자녀의 재산 형성 기여도가 현저하게 높다면.


A. 연봉이 30억원인 딸이 연봉 3000만원인 아버지와 함께 재산을 공동 관리했다고 가정해보자. 재산의 명의는 모두 아버지 앞으로 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딸은 생존 배우자 선취분이 넘는 재산을 요구할 수 있을까.

딸이 자신이 만든 재산임을 입증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입출금 내역 등을 통해 “원래는 내 재산이고 아버지에게 잠시 맡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하면 ‘상속’이 아닌 ‘명의 원상복구’를 명분으로 재산을 가져올 수 있다.

Q. 자녀의 가업승계 힘들어지나.

A. 생존 배우자가 자녀에게 가업을 물려주겠다고 동의하면 문제가 없다. 상속인 간에 협의가 되면 누가 얼마를 가져가든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생존 배우자가 자녀의 경영권 행사에 방해가 안 되는 비율만 요구할 수도 있다. 문제는 생존 배우자가 자녀의 가업 승계에 동의하지 않았을 때다. 예를 들어 기업 오너가 40%의 지분을 남기고 죽었을 때 절반이 생존 배우자에 선취분으로 가면 자녀의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기업 오너가 생전에 지분을 자녀에게 증여해야 한다. 증여에 대해서는 배우자 선취분이 인정되지 않는다. 증여든 상속이든 세율(과세표준에 따라 10~50%)은 같다.

당장 넘길 수 없다면 “내가 죽으면 지분을 전부 자녀에게 주라”는 내용으로 유언대용신탁을 해야 한다. 상속·신탁 전문가인 김상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는 “선취분은 피상속자가 사망한 뒤에 생기는 권리이기 때문에 생전에 하는 신탁은 선취분 침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