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중고서점에 밀려.. 사라져가는 헌책방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확장세, 편의성·쾌적함에 손님 ‘북적’
한때 130곳 청계천 헌책방거리 30곳 남아… 그마저도 개점휴업
직장인 김모(29·여)씨는 서울 종로에 있는 대형 중고서점을 자주 찾는다. 지난 봄 우연히 중고서점에 들렀다가 읽고 싶었던 책을 정가의 절반 수준에 구입한 뒤로 단골 손님이 됐다. 김씨는 "책이 분야별로 분류가 잘 돼있고 분위기도 새책을 파는 서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1970∼80년대 호황을 누렸던 서울 을지로 6가 '청계천 헌책방 거리'는 최근 가뜩이나 없던 손님들의 발길마저 뚝 끊겼다. 이곳에서 35년째 헌책방 '왕두꺼비'를 운영중인 홍대기(64)씨는 "우리는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씁쓸해 했다.
헌책방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대형 중고서점이 전국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면서 중고서적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소규모 헌책방들은 찾는 사람이 없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29일 오후 홍씨는 8.3㎡(약 2.5평)의 작은 가게를 홀로 지키고 있었다. 홍씨의 가게에서 책을 사가는 손님은 하루에 한 두 명 뿐이다. 책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아야 10명 남짓이다. 1970∼80년대에는 청계천 일대에만 헌책방이 130곳이 넘었지만 현재는 30여곳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6가에서 헌책방을 운영 중인 홍대기씨가 가게 앞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대형 중고서점 '알라딘 종로점'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입구에 붙은 '오늘 들어온 책 1200권'이라는 문구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곳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책이 서점 어느 코너에 있는지 검색이 가능하고 책도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책을 팔러오는 사람들도 많아 대기표를 들고 기다려야 했다.
서울 종로구의 중고서점 '알라딘' 종로점에는 책을 고르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
이에 대해 알라딘 관계자는 "알라딘을 찾는 고객들은 기존 중고 책 시장의 고객이 아닌 신규 고객"이라며 "기존 시장을 잠식한 것이 아닌 전체 시장 규모를 키웠다는 점을 눈여겨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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