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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총 칼에 ‘尒斯智王’… 무덤 주인 알려줄까 (동아일보 2013-07-04 10:15:30)

금관총 칼에 ‘尒斯智王’… 무덤 주인 알려줄까

신라 무덤서 처음 왕이름 글자 나와

 

신라 금관총 고리자루큰칼의 칼집 맨 아랫부분에서 ‘이사지왕(尒斯智王)’이라는 글자가 발견됐다. 이 이사지왕의 정체가 무엇일지가 국내 고대사학계에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신라 금관총에서 출토된 고리자루큰칼(환두대도)의 칼집에서 최근 ‘이사지왕(尒斯智王)’이라는 글자가 발견됐다. 신라 무덤에서 왕 이름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덤의 주인공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칼을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사지왕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고리자루큰칼과 칼집을 3일 공개했다. 이 글자는 ‘조선총독부 박물관 자료 공개사업’의 일환으로 칼을 보존처리하다가 발견됐다.

이사지왕이라는 글자는 칼집의 맨 아래 금속 부분 앞면에 미세하게 새겨져 있다. 짙은 부식층으로 덮여 있어 X선 검사 때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부식층을 제거하자 글자가 나타났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칼집 하단 뒷면에는 ‘십(十)’, 상단 앞면에서는 ‘이(尒)’ 자가 확인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한 또 다른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큰칼에서도 칼집 하단 앞면에 ‘십(十)’, 하단 뒷면에 ‘이(尒)’, 상단 앞면에 ‘팔(八)’ 자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사지왕의 정체는 아직 알 수 없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신라금석문 어디에도 그런 왕호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시 신라 최고지배자인 마립간 중 한 사람의 다른 왕명이거나 ‘왕’으로 불린 고위 귀족 중 한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금관총 출토 큰칼서 ‘이사지왕’명문 확인

 (문화일보 2013년 07월 04일(木)

 

 

1921년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고리자루큰칼(환두대도·環頭大刀)에서 ‘이사지왕(爾斯智王·사진)’이라는 명문이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3일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큰칼 세 자루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의 칼집 하단 금속부 앞·뒷면에 ‘이사지왕’과 ‘십(十), 칼집 상단에 ‘이(爾)’가 선각(線刻)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최초의 왕명(王名)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된 또 다른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큰칼에서도 ‘이(爾)’, ‘팔(八)’, ‘십(十)’이라는 명문이 확인됐다. 명문의 ‘이(爾)’자는 모두 약자인 ‘이()’자로 표기돼 있다.

금관총은 4세기 중반부터 6세기 초까지 신라의 최고지배자를 마립간(麻立干)이라 부른 시기(내물왕∼지증왕)에 조성된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 가운데 규모가 중간급(봉분 지름 39.3m)에 속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의 군주는 503년(지증왕 4)에 비로소 왕이라는 칭호를 사용했는데, 5세기 중후반으로 편년되는 금관총 출토 대도에서 신라의 왕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이사지왕’이라는 왕명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및 신라 금석문에서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는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마립간 칭호를 썼던 내물·실성·눌지·자비·소지왕 중 한 명의 별칭으로 보거나 ‘신라에서 6세기 전반까지 고위 귀족도 왕으로 불렸다’는 일부 학계의 연구에 따라 당시 왕으로 불린 고위 귀족 중 한 사람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금관총의 주인공(피장자)과 ‘이사지왕’의 관계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무덤의 주인공을 명문에 나오는 ‘이사지왕’으로 보는 견해가 주류인 가운데, 그동안 피장자를 여성으로 추정해온 기존 학설에 따라 ‘이사지왕’을 금관총에 묻힌 여성의 남편 또는 가까운 친척으로 보는 주장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관총 큰칼에서 ‘이사지왕’ 글자 확인…어느 왕의 이름일까?

 (헤럴드경제 2013-07-03 16:39)

 

신라 무덤에서 신라왕 이름이 처음 발견됐다. 1921년 조선총독부가 발굴한 신라시대 적석목곽분인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한 환두대도(環頭大刀.ㆍ둥근고리갖춤 쇠칼)에서 ‘이사지왕(爾斯智王)’이라는 글자가 확인된 것.

국립중앙
박물관은 ‘조선총독부 박물관 자료 공개 사업’ 일환으로 산하 보존과학부에서 금관총 출토 환두대로를 보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명문(銘文)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판독한 결과 ‘이사지왕’이라는 글자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글자는 칼 끝부분을 장식하는
금속 부분에 선으로 그려져있다. 칼집 하단 앞뒷면에는 ‘爾斯智王(이사지왕)’과 ‘十(십)’자가, 자루와 만나는 칼집 상단에서는 ‘爾(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또, 금관총에서 출토된 다른 환두대도에서도 ‘爾’, ‘八(팔)’, ‘十(십)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6세기 이전 마립간시대 신라 최고지배층 무덤으로 판단되는 신라무덤에서 신라의 왕 이름이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호우총에서 고구려 광개토왕 시호(죽은 뒤 받은 이름)가 확인되고, 황남대총 북분에서는 ‘부인대(夫人帶)’ 등의 글자가 적힌 유물이 확인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사지왕이 삼국사기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신라 상고기 왕 중에서도 누구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물관측은 “이사지왕은 다른 금석문이나 문헌에 나오지 않아 마립간(내물왕-지증왕) 중 한 사람의 다른 왕명으로 추정할 수 있을 뿐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