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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가 아니고 몽골입니다 (저널로그 2012/12/03 by 파도)

몽고가 아니고 몽골입니다

카테고리 : 몽골 이모저모 | 작성자 : 파도

중국인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중국을 빛낸 자랑스런 역사의 하나로서 몽골이 지배했던 원나라가 당당히 들어간다고 한다. 몽골이라는 국가가 두눈뜨고 살아있음에도 그들이 몽골족의 원나라를 중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올리는 이유는 중국령으로 있는 내몽고(네이멍구)자치구의 존재로 인한 것이다.

 이는 고구려, 발해, 부여의 주도적 지배층이 한민족이며 이들의 직통 후손인 대한민국이 뻔히 존재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들의 역사에 넣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바로 동북공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본 글은 동북공정에 대한 분석이나 비판을 본격적으로 하려함은 아니다. 타국의 국호명을 굳이 뜻을 낮추어 부르는 역사적 배경을 집어 보고 바람직하고 정확한 표기를 하기 위함이다. 왜나하면 한국인 중 상당수는 별 생각없이 ‘몽고’라는 중국식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사진 : 울란바토르 시내중심 수흐바타르광장, 독립영웅 수흐바타르장군을 기념하여 만든 동상이 있다. 1921년 7월11일 독립을 선언하였고 이날을 기념하여 매년 7월11 나담축제를 시작한다)

 

얼마전 휴가 때 심천(중국명 센젠)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필수 관광지라는 소인국 테마파크에 가면 전통공연이란 것을 돈을 받고 보여주는데 공연 초반부 색동옷처럼 생긴 것을 입고 아리랑 비슷한 것을 부르는 것이 나온다. 조선족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수 많은 한국관광객을 위해서이며 조선족이 중국의 일원이라서 당연히 그들의 전통공연으로 들어간다는 설명이었다.

 

(사진 : 한족이 추는 아리랑춤/ 중국 심천 테마파크 공연/ 이쯤되면 노략질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여기에 환호작약하며 박수치는 한국인은 머리가 어떻게 된게 틀림없다)

 

예전에 이러한 공연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직접 본 소감으로 그들은 참으로 ‘오만방자한 도둑놈 심보의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 춤을 추는 무희는 한족이다. 한족이 자기들 고유풍습이라며 중국풍 쿵후 아리랑을 추는 희한한 것을 보는 대가로 한국인이 돈을 줘야 하는 것뿐 아니라 타국 외국관광객에게 여과없이 각인된다는 점에서 심히 불쾌했었다.

 각설하고, 동북아시아의 역사를 중국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동북공정인데 이것의 범주에 포함되어 역사해석에 대한 충돌이 일어나는 국가로는 한국뿐만 아니라 몽골도 있다.

 몽골이라는 국호명이 정식 거론된 시점은 1206년 칭기스칸이 몽골전체를 통일한 직후 ‘몽골제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면서 부터이다. 손자 쿠빌라이칸이 나중에(1271년) 원나라라는 중국식 국호로 바꾸었지만 멸망하고 난뒤에도 현재까지 통용되는 국가명으로 남아있다.

 중국의 경우 기록상으로 ‘몽고’(蒙古:무지몽매하고 고루한)라는 한자명칭이 송나라시대 <삼조북맹회편>에 처음 등장한다. 총 250권으로 1194년에 완성된 사료이니 몽골이라는 이름이 그 시대 중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몽골이란 용감하다는 뜻의 몽골족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과거(4~5세기) 유라시아 전역을 휩쓸던 흉노족을 계승한 후손으로 생각된다. 흉노는 유럽의 아리안계와 동호족이 동거한 세력이었음이 유물과 무덤발굴을 통해 조사되고 있으며 실질적 지배계층은 아리안계라는 것이 중론이다. 흉노가 사라지면서 동호족을 주요 세력으로한 여러 북방민족들(북적, 산융, 흉노, 돌궐)과의 혼혈인들이 7세기경부터 지금의 몽골지역에 거주하게 되었다. 이들을 몽골족으로 불렀고, 따라서 이 이름은 징기스칸이 몽골제국을 선포하기 전부터 자신들이 쭉 사용해온 것이다.

 중국이 부르는 ‘몽고’라는 한자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몽골족을 비하하듯 호칭을 만들었고, 몽골사람들은 물론 이러한 뜻을 잘알고 있으며 당연히 매우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 중국에서 발간하는 영문 지도를 보면 ‘몽고’와 ‘Mongolia’로 병행 표기되어 있어서 그나마 기본 예의정도는 차린다고 할 수 있겠다.

 정확하게는 현재 몽골의 공식 영어 국명은 ‘Mongolia’이고 자국에서는 ‘몽골울스(Mongol Uls,몽골국)’ 라고 표기하며, 줄여서 통칭 ‘Mongol’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외국에서 그들을 불러주는 호칭으로는 ‘몽골리아’ 혹은 ‘몽골’이라고 해주는 것이 맞다. 

 그리고 내몽골과 외몽골이란게 있다. 내몽골은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를 지칭하는 것이며 외몽골은 지금의 몽골을 지칭한다. 이런 이름은 중국의 시각에서 나온 것이고 몽골에서는 중국쪽 자치구를 남몽골이라고도 부른다.

 

 

분단된 역사적 배경은 이렇다.

 

원나라의 멸망으로 초원으로 되돌아간 그들은 독립 소왕국체제로 사분오열되었고, 17세기초 세력을 키우던 여진족(만주족)이 몽골을 침략하여 1636년 지금의 내몽골지역을 그들의 영토로 편입하였다. 8년후 1644년 중국본토를 손에 넣은 만주족의 청나라는 1696년에 북쪽의 외몽골지역까지 점령함으로써 전체 몽골지역이 중국영토가 되었다.

 내몽골과 외몽골의 이름은 청나라가 몽골지역을 분할하여 접수하였던 것에서 생긴 것이다. 내몽골을 먼저 점령한 이유는 지리적으로 내몽골과 외몽골이 고비사막으로 분리되어 있고 베이징과 근접한 위치에 있기에 중원정복을 위한 전략요충지로 생각한 듯 하다.

 청나라는 이후 내몽골을 외몽골과 분리하여 다른 통치방식을 적용 하였는데, 큰 특징으로서 내몽골에는 한족의 이주를 장려한 반면 외몽골의 유목민들은 철저히 격리 시켰다. 즉, 몽골의 남북분단은 1636년부터 였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여러 역사적 우여곡절 끝에 20세기 외몽골이 분리독립하였고 내몽골은 중국의 자치구로 존속하게 되었다.

 중국은 몽골이 자신들의 역사라고 박박 우기고 있다. 동북공정의 시각으로 현재의 몽골을 어쩌다 그저 떨어져 나간 ‘떨거지’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고구려역사에서 떨어진 ‘떨거지’ 취급하려는게 동북공정이고 보면 몽골과 한국은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어야 할 지경이다.

 참고로 내몽골은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인종 물타기정책으로 현재는 80%의 절대다수가 한족으로 채워져 있고 원주민인 몽골족은 17%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오랜시절을 중국역사로 살아온 그들의 의식도 상당히 중국식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남북 몽골인들간에는 언어가 동일하며 그들간에는 상당한 동족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종주의 극우파가 존재하며 어떤 계기가 생기면 중국정부와 분란을 만들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