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전문대 나와 월130만원 버는 26세女 "후회돼요"
대학교육 투자 수익률 年 15.2%→ 14.6%, 작년 첫 감소
[LG경제硏 "헛장사 대졸자 늘고있다"]
기대 수익 없거나 마이너스, 1995년 8만→작년 67만명
주부 등 포함땐 180만명… 전체 대졸자의 14%가 '적자'
등록금 폭등·임금차 줄어… 간판용 대학 안가는게 나아
지방에서 전문대학을 나와 서울의 한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최지민(26·가명)씨는 한 달에 130만원을 번다.
여러 군데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을 시도하다가 실패해 1년 전부터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대학 나온 것을 후회한다. 중학교 때 비슷한 성적의 친구 중 특성화고를 간 친구들은 20세부터 일을 시작해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경우가 많다. 최씨는 "상고를 간 친구 중에는 지금 월급이 300만원 가까운 경우도 있다"며 "내놓기 자랑스럽지도 않은 간판을 따느라 몇 년을 허송세월한 것 같아 후회된다"고 말했다.
◇67만5000명, 대학 안 간 게 더 나아
LG경제연구원은27일 '교육 투자 비용 회수하지 못하는 대졸자 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경제적으로 보면 대학에 가지 않는 게 오히려 나은 대졸자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대학 교육을 일종의 투자라고 간주하고 졸업 후의 기대 소득과 교육비 지출을 비교해 대학 교육의 투자 수익률을 구했다. 이는 고졸자와 대졸자의 비용 대비 기대 수익을 비교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대학 등록금과 대학 4년 동안 포기해야 하는 임금 소득을 모두 비용으로 간주한다.
그 결과 대학 교육의 투자 수익률이 0 이하인 경우, 다시 말해 비용을 감안할 때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기대 소득이 오히려 낮은 경우가 2011년 기준으로 67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5년의 8만1000명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임금 근로를 하지 않는 주부나 구직 의사가 없는 사람을 포함하면 이 숫자는 최대 18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는 전체 대졸자의 14%에 해당한다.
이 같은 결과는 본지가 지난 7월 한국직업능력개발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해 나온 '상위 10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 졸업자는 특성화고 졸업자보다 경제적으로 오히려 밑진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조사에선 2004년 특성화고 3학년이었던 전국 2000명 가운데 졸업 직후 취업을 선택한 사람의 평균 월급이 205만원으로, 특성화고를 나온 뒤 다시 대학 진학을 선택한 사람의 183만원보다 22만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교육의 투자 수익률 지난해부터 꺾여
그러나 평균적으로는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소득을 많이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진학을 선택한 고졸 예정자가 60세까지 고졸자보다 더 버는 연평균 투자 수익률이 14.6%를 기록한 것이다. 대학 교육을 통해 평균적으로 14% 이상 높은 소득을 올린다는 의미이다.
2010년의 15.2%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이며, 대학 교육으로부터 얻는 성취감이나 사회적 지위, 결혼 등 계량화하기 어려운 이점까지 고려하면 우리 사회에서 대학 교육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 수익률이 1995년 10.6%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하다가 2011년에 처음 15.2%에서 14.6%로 떨어진 것은 의미 있는 변화일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한편 사교육비용까지 감안한 대학 교육 투자 수익률은 12.5%로 집계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선 연구원은 "외환 위기 이후 대졸자와 고졸자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학 진학의 가치가 올라갔지만, 갈수록 등록금 인상으로 비용은 늘어나는 데다 학벌이 아닌 직업 능력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추세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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