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까지 공부… 괴롭힌 애들, 공부로라도 이기고 싶었다"
1년 148차례 폭행·성추행… 왕따 중학생, A4용지 38장 기록
해당 학교 교장은 "성기 만지기는 일상적 장난… 학교 운동장서도 벌어지고 모두 웃는 분위기다"
![기사 이미지](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201/04/2012010400133_0.jpg)
지난해 1년간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왕따 폭행을 당한 서울 강서구 K중학교 1학년 임모(13)군이 작성한 '폭행과 괴롭힘을 당한 일람표'에는 무려 148차례의 각종 폭행과 성추행, 갖가지 가혹 행위가 A4용지 38장에 빠짐없이 정리돼 있다. 임군은 폭행을 당한 날짜와 장소, 가해자 이름 등을 모두 기록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0일쯤 이 서류를 제출받아 조사 중이다.
임군은 폭행에 맞서지는 못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만의 싸움을 했다. 임군은 3일 본지 기자와 만나 "'왕따'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새벽 3시까지 공부를 했다. 공부로라도 나를 괴롭힌 애들을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군은 지난해 3월 시험에서 수학 점수가 40점이었지만 지난해 12월 기말고사에서 92점을 맞았다. 임군의 아버지는 지체장애 2급이고,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 공공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임군은 지난해 말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내가 동네북이 된 것 같다"
이 일람표에 따르면 임군은 지난해 3월 초 같은 반 김모군으로부터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쉬는 시간마다 '대머리 독수리'라고 놀림을 받으며 맞았다. 얼마 뒤 가해 학생들은 7명으로 늘었다. 임군은 "내가 동네북이 된 것 같다"고 썼다.
임군은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방과 후까지 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당시 반 학생 누구도 말려주지 않았다고 임군은 기록했다. 이들은 점심 시간에는 임군에게 바닥에서 밥을 먹으라고 강요했다.
성추행도 자주 벌어졌다. 지난해 6월 가해 학생들은 교실에서 임군의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잡아당겼다. 임군은 성추행을 당한 날 "니들이 인간이야" "미쳐버리겠다"고 썼다. 이들은 성추행을 거부하면 주먹질을 해댔다고 임군은 적었다.
◇학교는 무관심
학교 측은 임군이 당한 고통을 외면했다. 임군은 일람표에 "10월 하순 선생님이 소원수리를 하라고 해서 괴롭힌 사람을 적었다. 근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라고 적었다.
이 학교 교장은 4일 임군이 당한 성추행에 대해 "성기 만지기와 바지 내리기는 어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장난이다. 일명 '고추 만지기'가 일상적인 장난이다. 여름에는 운동장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모두 웃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학교 인근 놀이터에서 임군이 정모(13)군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본 K중학교 졸업생이 두 학생을 데리고 학교 생활지도부를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당시 생활지도교사는 두 학생에게 "서로 잘못이 있으니 화해하라는 말을 하고 돌려보냈다고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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