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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중국펀드에 돈 몰리는데 (매일경제 2009.05.06)

연일 최고치 갈아치우는 中·대만증시…펀드 투자 어떻게?
신규가입땐 저평가된 H주펀드 유리

중국 본토와 대만 증시는 6일도 상승하며 연일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경기 관련 지표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발표하면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까지 닷새째 상승해 2600선에 다가섰다. 대만 증시도 중국 기업들의 대만 투자 허용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나흘 새 약 16% 오르며 6500선을 넘어섰다. 두 지수 모두 올해 들어 상승폭이 42%에 달한다. 반면 홍콩 H지수는 미국 시장 하락 영향으로 6일까지 약세를 기록했다.

◆ 중국 A주 펀드로 쏠림…수익률도 우위

= 중국 H주 펀드 투자자들은 중국 펀드 비중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중국 펀드가 법인과 개인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연초에 A주 펀드를 출시했던 삼성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억5000만달러 규모 QFII(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 한도를 소진한 상태다. 가장 먼저 QFII 허가를 받았던 푸르덴셜중국본토주식펀드도 130억원 한도가 남았다.

H주에 투자하는 법인 전용펀드 `미래에셋차이나어드밴티지증권투자신탁1`에서 연초 이후 1744억원이 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H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A주 펀드를 앞서고 있으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뒤진다.

일단 중국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를 비롯해 지표들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중국 본토 시장이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업 실적이 상승세 지속 가늠자 역할

= 넘쳐나는 시장 유동성과 기업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심리도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상승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주시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 소장은 "현 주가 수준은 모든 호재가 반영된 것이고, 이달 발표될 1분기 기업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만 보면 중국 본토 시장보다 홍콩 H지수가 한동안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콩 H주는 금융주 비중이 높고 미국 시장 영향이 강한 특성상 아직은 고평가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H지수 상승폭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절반인 21% 선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본격 회복되는 국면이 아닌 이상 본토 성장 수혜와 직결되는 A주 펀드가 더 유망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찰리 우 에버브라이트 푸라메리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본토 증시는 글로벌 시장 영향이 덜한 데다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고 2월에만 개인 신규 계좌가 150만개나 개설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선호될 수밖에 없다"며 A주 강세론을 지지했다.

◆ 대만 펀드 상승 기대감 높아져

= 대만 시장은 중국 자본 투자 허용으로 강세를 보임에 따라 펀드 출시 이후 줄곧 손실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도 1년 전부터 대만 펀드 총 4개(설정액 142억원)가 경쟁적으로 출시됐으나 설정 후 수익률은 아직까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환헤지를 실시하지 않는 삼성타이완주식, 한국타이완주식은 각각 설정 후 수익률이 -6.48%와 -20.72% 선이지만 환헤지를 실시하는 ING타이완주식과 미래에셋타이완디스커버리는 설정 후 손실이 41%에 달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상승이 글로벌 경제의 본격적 회복을 반영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당분간 A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A주와 H주 모두 바닥을 확인하고 올라온다는 방향성이 일치해 장기적으로는 같이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 고객이라면 환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 용 어 >

A주 =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내국인과 허가를 받은 해외투자자(QFII)만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을 뜻한다.

H주 =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을 뜻한다. 이 중 43개 기업만을 추려서 H지수를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