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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지방선거 D-365> 관전 포인트 (연합뉴스 2009/05/31)

<지방선거 D-365> 관전 포인트

내년 6월 실시될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민심을 측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 성적표는 오는 2012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경우에 따라선 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지형의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과정에서 드러날 각 정당과 정파, 차기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대한민국 정치의 상수(常數)인 `헤쳐모여'를 촉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눈여겨봐야 할 몇가지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승패 분기점 = 승패를 판가름할 수 있는 1차적인 대상이 되는 선거는 서울을 비롯해 16개 지역에서 벌어질 광역단체장 선거다.

현재 16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당적별로 분류할 경우 한나라당 소속이 12명, 민주당 소속이 3명, 무소속이 1명이다.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지역 3개 광역자치단체와 제주 등 4곳을 제외하고 12개 지역을 석권한 결과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선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단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독식한 충청지역의 경우엔 18대 총선에서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한 자유선진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충북에선 민주당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도권의 경우에도 최근 경기도교육감 선거와 4.29 재.보선 등을 통해 민주당의 회복세가 눈에 띄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선 16개 지역 가운데 절반인 8개 지역에서 승리하는 것도 쉽지않은 도전과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만약 한나라당이 16개 지역의 과반인 9개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엔 명실상부한 승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경우 텃밭인 호남지역 3곳을 제외하더라도 수도권 1~2곳, 충청지역 가운데 1~2곳, 제주, 강원 등에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호남지역 3곳을 포함해 모두 6곳에서만 승리해도 성공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선진당은 지난 총선에서 석권하다시피한 충남과 대전 이외에도 충북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명실상부한 충청권의 맹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계파갈등 = 역대선거에서 적전분열은 항상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왔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텃밭인 경북 경주에서 완패하고, 민주당이 전주 덕진과 완산갑을 모두 내준 것도 내부 갈등으로 인한 표갈림 현상 때문이었다.

한나라당의 경우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라는 시한폭탄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친이계와 친박계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한명이라도 더 많은 자파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배출해야 하는 입장이다. 차기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공천과정에서 주류인 친이계가 친박계를 자극한다면 또다른 공천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후보들이 18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 후보들을 전범으로 삼아 `친박근혜'를 기치로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도전하는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일각에선 공천과정에서 갈등이 심각해질 경우 분당에 맞먹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전북지역을 넘어 호남 전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 의원의 복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친정동영'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호남지역 선거구도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

4.29 재.보선에서 옆 지역구인 신 건 의원과 무소속연대를 형성했던 사실을 감안한다면 정 의원이 적극적으로 지방선거에 뛰어들어 세불리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 의원의 복당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에서 위기를 겪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혈투 = 역대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은 항상 수도권이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역을 휩쓸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장에선 텃밭인 호남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 실리를 얻더라도 한나라당이 석권한 수도권 지역을 탈환하지 못한다면 `절반의 승리'로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수도권 수성에 성공할 경우 사실상의 승리를 주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여야 각당은 수도권에 내놓을 `스타플레이어'를 물색하는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역대 수도권 지방선거에선 정당지지도 못지않게 후보 개개인의 자질이 선거결과를 좌우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한나라당에선 현직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필두로 3선의 원희룡, 박 진 의원, 재선의 나경원 공성진 정두언 의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한길 이계안 유인태 전 의원과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이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