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 무관한 e메일 내용도 캐물어” (경향닷컴 2009.06.22)

“檢, 수사 무관한 e메일 내용도 캐물어”

‘PD수첩’ 변호인 김형태씨

「PD수첩」 제작진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22일 “검찰이 사적인 e메일을 일반 물품과 똑같이 압수수색해 공개하는 등 통신비밀보호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수사와 상관없는 e메일 내용까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작진은 검찰이 e메일을 조사한 것을 알고 있었나.

“통보받은 적이 없다. 검찰이 제작진을 조사하면서 계속 사적인 내용을 물어봐 그때서야 e메일을 조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검찰이 광우병 보도와 상관없는 e메일 내용까지 물어봤다고 하는데.

“광우병 보도와 전혀 상관없는 e메일인데도 주고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를 물어봤다. 검찰이 조사 중에 PD에게 다른 작가의 e메일 내용을 얘기하기에 해당 PD가 ‘남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e메일 압수수색의 가장 큰 문제점은.

“e메일은 일반 물품과 달리 사적인 정보가 담긴 비밀영역인데 검찰이 이를 함부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보면 감청은 요건이 비교적 엄격하고 감청내용을 누설했을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지만 압수수색의 경우에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검찰이 ‘감청’과 ‘압수수색’의 차이를 교묘하게 이용해 통신비밀보호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김은희 작가가 e메일을 공개한 검찰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했는데.

“당초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려고 했으나 법 규정상 압수수색을 통해 얻은 정보를 누설하는 것에는 처벌규정이 없어서 못했다. e메일이 사실상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를 못 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