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 미/여행정보

`동양최대` 신안 우이도 砂丘 비경 사라지나 (서울신문 2009.06.29)

'동양최대' 신안 우이도 砂丘 비경 사라지나
`자연이 빚은 최고의 조각품' 사구언덕 훼손 논란
"풀 방치한 국립공원 탓"vs "사구식물 없는 것이 문제"

'돌 드러난' 우이도 砂丘
'동양 최대'인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모래 언덕(砂丘) 정상에 모래가 유실되면서 드러난 돌.우이도 사구는 높이 70-80m, 폭 밑쪽 20m 위쪽 50m, 경사 70-80도로 웅장함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양 최대'인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모래 언덕(砂丘)의 비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이도 사구는 높이 70-80m, 폭이 밑쪽 20m 위쪽 50m, 경사 70-80도로 웅장함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름철에는 사구의 신비함을 만끽하며 해수욕을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가을에서 봄까지는 바람에 휩쓸린 모래가 빚어 놓은 '바람과 모래의 조각품'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작가들과 늦바람난 관광객이 몰려 탄성을 내지르던 우이도 사구에 모래가 쌓이질 않고 사라지고 있다.

우이도 2구 주민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사구 언덕 모래 유실 원인 등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이 사구 뒤쪽에 무성하게 자라 풀 때문에 모래가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공원 측은 사구식물이 잘 자라야 모래 유실을 막을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우이도 2구 이장 한훈호(60)씨는 29일 "파도에 밀려온 모래가 햇볕에 말라 북서풍을 타고 사구 정상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사구가 수백 년을 버텨왔는데 10년 전부터 풀이 무성하게 자라 모래의 이동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래가 바람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풀을 제거하지 않아 정상 쪽으로 가야 할 모래가 풀 속에 쌓였다가 비가 오면 다시 씻겨 내려가는 등 모래 유실이 심각한 상태이고, 풀만 무성하게 자라 사구의 옛 비경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2구 주민들은 "사구 정상 부분도 모래가 많이 유실돼 돌 등이 노출돼 있고 일부 해안 쪽도 2007년 여름 큰 비로 허물어져 흉한 모습을 하는 등 사구가 전반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는 "주민들의 주장은 `사막화를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서부사무소는 관계자는 "우이도 사구에 서식하는 순비기나무를 비롯해 통보리, 좀보리 사초 등 사구식물이 자라면서 모래가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잡아주고 있어 그나마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풀을 베어내면 오히려 모래 유실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뿌리가 1m가 넘고 솜털이 많아 수분을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사구식물들이 모래 알갱이를 잡아주지 않으면 모래가 바람에 모두 다 날아 가 버릴 수 있다"며 "2005년부터 시작한 생태 조사 모니터링이 끝나면 사구식물을 더 심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모래 언덕은 장차 사구식물로 뒤덮이고 나무도 자라 숲을 이루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이도 사구는 모래가 쌓이는 초보적인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한편, 서부사무소는 우이도 모래 언덕의 모래가 유실되는 등 상당 부분 훼손돼 본래 모습을 잃고 있다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훼손 정도 등을 파악하고자 모래 포집기와 지형변화 측정목 등을 설치하고 관찰을 하고 있다.

이 모래 언덕에는 내년 4월까지 5년간 일반인 출입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