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우리 정치사에서 갖는 의미
강성옥 앵커(이하 앵커) : 숱한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을 역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제 서거했습니다. 사형선고와 납치, 구속, 망명, 그리고 가택연금 등 그야말로 '인동초'와 같을 삶을 살며 민주화 투쟁과 인권의 상징이 됐고, 최초의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 수상 등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명지대 정치학과 김형준 교수 연결해서 김 전 대통령이 한국 현대 정치사에 남긴 족적 되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명지대 정치학과 김형준 교수(이하 ☎김형준) : 예. 안녕하세요.
앵커 : 37일간의 투병 끝에 김 전 대통령이 영면에 들었는데요. 김 전 대통령이 우리 정치사에서 갖는 의미 이게 참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데요. 일단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준 : 예. 좀 안타까운데요. 모든 사람들이 쾌유를 빌지 않았었습니까? 그런데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 그 자체였던 위대한 지도자를 저희가 잃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염원했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지각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민주와 인권과 평화입니다. 군부독재정치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인권을 유린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행동하는 양심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그 독재정치 울타리 속에 갇혀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고요. 일단은 민주주의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게 한 더 나아가서 한국에서 대립과 갈등의 이런 남북관계를 화해․협력 시대를 열어갔다. 이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우리 모두가 위대한 정치지도자로 받들 수밖에 없는 그런 거라고 봅니다.
앵커 : 예.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룬 수평적 정권 교체인데요. 우리 정치사회에서 수평적 정권교체가 갖는 의미가 상당하죠?
☎김형준 : 그렇습니다. 우린 그 동안 1971년도 이후에요. 한국 사회가 영남과 호남으로 분열되어 있었고요. 또 군부독재정치 속에서 민주화가 이루어졌지만 실제적으로 야당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는 수평적 정권교체를 한 번도 이루지 못했거든요. 아시아에선 처음이라고 보는데요. 헌팅턴 교수 같은 경우에는 그 나라의 정권교체가 두 번 이루어지면 민주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라고 평가할 정도로 수평적 정권교체가 갖고 있는 그 정치학적 함의는 크다고 봅니다. 그것을 물론 92년도에 김영삼 대통령 우리 한국 민주주의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서 문민정부가 들어섰지만 그것은 삼당합당이라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으로써 정권을 교체시켰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굉장히 커다란 사건이라고 볼 수 있죠.
앵커 :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서거 직전까지도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남다른 애착과 관심을 표명했는데요. 지난 2000년에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했고요. 3단계 통일론, 또 햇볕정책 등 남북 화해 통일에 남다른 노력을 쏟지 않았습니까? 김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김형준 : 일단은 지난 8월 10일인데요. KSOI 한국사회여론조사에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뭐냐 라고 물어봤을 때 남북정상회담이란 대답이 37.7%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리고 더불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추진했었던 이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국민 두 명 중 한 명 52.2%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남북관계에 도움이 된다, 라고 평가를 하고 있거든요? 이 만큼 분담 50년 역사 속에서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넘어갔었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업적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고요. 이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 화해 협력은 그 당시에 여러 가지 평가도 있었지만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해서 계승 발전해 나아가서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정신으로 살아 숨 쉬어야 될 거라고 봅니다.
앵커 :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 햇볕정책에 대해서 퍼주기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고요. 정부가 그 동안 참여정부 국민의 정부가 그동안 북한에서 지원했던 부분이 대부분이 북한의 핵무장으로 이어졌다. 이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김형준 : 물론 국민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가장 잘못한 것은 과도한 대북지원이라는 것이 39%로 가장 높게 나왔거든요. 그것이 그런 게 함축되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야당 같은 경우는 일종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용이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고 보수단체에서는 이것이 실패한 햇볕정책이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평가는 결국은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다만 이 물꼬를 텄다는 의미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것을 어떻게든 간에 화해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야겠다고 하는 그 나름대로의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제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나만 어떠한 방식이 정말 진정하게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을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더욱 더 국민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될 때라고 봅니다.
앵커 : 사실 한국의 현대 정치사는 3김의 시대였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돈데요. 3김 시대가 우리 정치사에 남긴 그 업적과 과오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김형준 : 가장 큰 업적이라는 것은 3김 중에서도 양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를 위한 두 명의 상징적인 인물 아니겠습니까? 군부독재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이루어 낼 수 있었고요. 더불어서 한국 정당 정치에서 경쟁과 협력을 통해서 서로 정권을 주고받지 않았습니까? 지금부터 굉장히 큰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의식과 또 선거에 대한 정치에 대한 관심을 굉장히 집중시켰다는 거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될 수 있고요. 다만 한국에서 87년도 13대 대선 이후에 영남과 호남으로 분열되는 다시 지역갈등의 하나의 진원지가 됐었다는 부분하고요. 더불어서 동교동계, 상도동계로 상징되는 가신정치 이 계파정치가 아직까지도 한국정치에서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의미에서의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의원들의 의족활동 속에서 전문성을 중심으로 의족활동을 펼치지 못하게 하는 나름대로 이러한 부정적인 정치적 유산도 갖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 지난 8월 10일이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제는 화해를 한 것으로 봐도 좋다, 라고 화해 선언을 했는데요. 양김 시대의 갈등과 애증이 이제는 모두 해소된 것으로 봐도 좋을까요?
☎김형준 : 일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해소 되도 좋다, 라고 본인 스스로가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제는 3김 정치라는 것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부분도 있었지만 또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작으로 봐야 된다고 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결국은 한국 정치에서 많은 부분 속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그 핵심 속에서 결국 영남과 호남, 진보와 보수 또 구체적으로 양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측간에 이런 화해의 기대, 또 화해가 이루어 졌다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봅니다.
앵커 : 네. 양김의 경쟁관계가 빚어냈던 지역감정 지역주의 또 계파정치 같은 과거의 유산, 흔적 이런 것들을 씻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요?
☎김형준 : 일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화해가 됐다, 라고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가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2월에 퇴임을 하실 때 퇴임사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모두 하나같이 단결합시다. 내일의 희망을 간직하고 열심히 나아갑시다. 그리고 큰 대의를 위해 협력합시다.” 라는 그런 문구로 퇴임사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를 하셨지만 정말 '인동초' 같은 삶은 결국 어떠한 고난이 오더라도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제 3김의 부정적 유산은 모두 접고 이제 여야가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가 추구하는 가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포용해 나갈 수 있는 그러한 계기가 꼭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앵커 :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향후 우리 정치 판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일단 어떤 상황들 전망할 수 있을까요?
☎김형준 : 일단 뭐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하지 않았습니까? 더불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마저 서거를 하셨기 때문에 아마 민주당이 갖고 있는 충격과 허탈감은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야당이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보는데요.
앵커 :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이제 고아가 됐다.” 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김형준 : 네. 아주 굉장히 마음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충격 아니겠습니까. 결국은 역사라는 것은 언제든지 변화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토인비의 역사학을 얘기를 하면서 역사는 항상 큰 발전을 향해서 간다. 라는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민주당도 물론 충격이 굉장히 크겠지만 보다 발전적이고 한국 정치를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된다. 그 밑거름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50년 동안 보여줬었던 나름대로 민주주의와 인권과 이 평화의 정신을 이어간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정신은 끝까지 이어질 거라고 저는 봅니다.
앵커 : 네. 불과 석 달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전직 대통령 두 명이 서거했는데요. 현 정부와 범 여권 입장에선 상당히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김형준 : 그렇죠. 왜냐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최근까지만 해도 정국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까? 특히 민주주의, 남북관계, 서민경제 위기를 굉장히 많이 지적을 하고 더 나아가서 현 정부의 이러한 남북정책에 대해서 남북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을 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라는 말까지 하셨거든요. 이런 것들은 결국은 집권여당과 한나라당이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시대정신에 맞는 결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추구했었던 이런 여러 가지 보편적 가치들을 같이 함께 여당이 공유하면서 가야된다. 라고 하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 그래서 그런가요. 여권에선 상당히 조심스런 반응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 동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전부를 묶어서 잃어버린 10년으로 폄하하고 비판해 왔는데 최근에는 재평가해야 한다. 라고 하는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김형준 : 그건 그동안 너무 정치적인 용어로 정치적인 10년이란 얘기를 했는데요. 지난 2007년도에 한국 정치학회가 광복 60주년을 맞이하면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87년도 민주화 이후에 네 명의 전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도력에 대한 평가를 했었는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점 만점에 5.36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 김영삼 대통령이 4.10, 노무현 대통령이 3.97, 노태우 대통령이 3.82점으로 나왔거든요. 더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은요. 국민설득, 외교능력, 위기관리 등 9개의 평가 전 분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위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이런 것들이 갖고 있는 여론 조사 합의라는 것은 진보정권의 10년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실책 없는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사회 일각에서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 여러 가지 평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잃어버린 10년을 지적한다고 하면 결국은 남과 북의 그런 분단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의 이런 갈등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가 전 어렵다고 봅니다.
앵커 : 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형준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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