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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취업전쟁

<판사 편중심화, 재판 신뢰도에 새 변수(?)>(연합뉴스 2009.10.18)

<판사 편중심화, 재판 신뢰도에 새 변수(?)>
대법원 청사(자료사진)

"국민신뢰 저하우려" vs. "논란화는 곤란"

특목고와 강남고교 출신 판사들의 비중이 지금처럼 계속 증가할 경우 사법부의 인적구성이 기형적으로 바뀌면서 재판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법원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목고와 강남 출신의 약진을 우려하는 이들은 대체로 비슷한 지역적ㆍ계층적 배경에서 성장한 판사들에게 자연스럽게 형성된 특정한 가치관과 세계관이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칙적으로 판사는 입법자가 정해놓은 법률에 따라 특정 사안을 판단하는 `제한적'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개별 사건으로 깊이 들어가 보면 판사 개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다른 사법적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인식이다.

재경 법원의 한 서울 출신 판사는 "최근에는 합의부 판사 3명 중 재판장을 뺀 좌우 배석이 모두 외고 출신인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특정의 유사한 배경을 가진 판사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재판의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외고ㆍ특목고 출신 판사들의 증가는 능력에 따른 선발의 결과일 뿐 결코 백안시하거나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한 지방 출신 판사는 "똑똑한 학생들이 특목고에 들어가는 경향이 뚜렷하고 이들이 결과적으로 사법시험에 많이 합격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를 사회적인 문제로 몰고가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특목고 출신이 비평준화 시대의 명문고처럼 사법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수 집단으로 성장하면 새로운 전관예우나 법조비리의 토양이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만은 잠재우기 힘들 전망이다.

이는 과거 전관예우 등 법조계의 고질적 문제가 대개 학연과 지연 등의 사적인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법조계도 내부의 `패거리 문화'가 사회적 논란이 될때마다 고교 평준화로 특정고교 편중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논란의 확산을 차단해 왔는데 지금 또다른 편중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논란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의원은 "로스쿨 제도의 도입으로 앞으로는 현재와 같은 판사 선발 제도가 유지될 수 없게 된 만큼 향후 다양한 계층을 판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임용 제도를 본격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