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희망메시지] 사법고시 합격자 김유정씨
[중앙일보] 2010년 01월 04일(월) 오후 03:24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백호랑이 해다. 포효하는 호랑이처럼 우렁찬 외침으로 새해를 열자. 새로운 마음, 새 각오로 한 해를 여는 예비법조인(1면)·새내기공무원·소상공인·대학생(이상 6, 7면)등 네 명의 이야기를 실었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3월 사법연수원에 들어가는 김유정(30·천안 청수동)씨. 법조인을 위한 본격 공부를 앞두고 기대감과 설레임에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법고시 합격의 기쁨을 느낀지 이미 몇개월이 지났다. 합격 소식은 수년 간 겪었던 고시생의 고초를 말끔히 씻어줬다. 이제 또 새로운 도전이 눈 앞에 왔다.
“판사가 되고 싶다. 억울한 자가 없는 공정한 판결이라는 어렵고 소중한 일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사법연수원 과정에서 다른 합격생보다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한다. 사법고시 관문을 통과한 다른 이들과의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한다. 김씨는 결코 풍요롭지 못했던 고시생 때를 떠올리며 그 도전을 일궈 낼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씨가 ‘죽기살기’로 공부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3월. 같은 달 김씨 합격만을 기도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김씨에게 “꼭 합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살아계실 때 못 들어드린 소원, 이제라도 꼭 이뤄 드리겠다.” 다짐 또 다짐했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도 장애가 되진 못했다. 부모를 생각하며 용돈을 최대한 아껴썼다. 월 생활비 60만원. 많은 고시생들이 거치는 신림동 고시원도 그에겐 사치였다. 학교(고려대) 고시실에서 생활했다. 잠은 책상 밑에 다리를 접어 넣은 채 자기 일쑤였다.
1차시험 2번 합격, 2차시험 3번째 합격. 그는 공부 시작한지 3년6개월 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고시생 사이선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도 쉽지 않은 세월이었다. “잠자리라도 편했으면,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었으면…” 하고 늘 생각했었다. 명절 땐 천안 집에도 가지 않고 책에 파묻혀 보냈다. 끼니 때우려 명절 당일 문 연 식당을 찾아 다녔다. 서울에 집 있는 동료 고시생이 부러웠다.
웃지 못 할 일도 겪었다. 2008년 합격자 발표가 난 뒤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를 받았다. 당시 합격자 명단에 ‘김유정’이란 동명이인이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자신의 이름이 합격 명단에 올랐을 때도 몇 번 확인해야만 했다.
김씨는 부모에게 더욱 잘해 드리고 싶다. 아버지 김응식(62)·어머니 권영희(59)씨는 빚을 내 생활비를 부칠 정도로 집안 형편이 안 좋아졌지만 공부에 지장을 줄까 숨겨왔다. 요즘 김씨는 아버지와 함께 우유배달하러 새벽 길을 나선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온 몸이 땀에 젖는다. 아버지가 내 학비를 대기 위해 새벽마다 혼자 이 일을 했구나 생각하면 항상 콧등이 시큰하다.
김씨는 군대를 다녀온 뒤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엔 철이 없어 아무런 생각없이 산 것 같다”며 진로를 일찍 정하진 못한 걸 후회했다. 그는 고시준비생에게 한마디 했다.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안해 보이지만 자기를 믿고 열심히 해라, 그러면 좋은 결과가 꼭 있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3월 사법연수원에 들어가는 김유정(30·천안 청수동)씨. 법조인을 위한 본격 공부를 앞두고 기대감과 설레임에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법고시 합격의 기쁨을 느낀지 이미 몇개월이 지났다. 합격 소식은 수년 간 겪었던 고시생의 고초를 말끔히 씻어줬다. 이제 또 새로운 도전이 눈 앞에 왔다.
“판사가 되고 싶다. 억울한 자가 없는 공정한 판결이라는 어렵고 소중한 일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사법연수원 과정에서 다른 합격생보다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한다. 사법고시 관문을 통과한 다른 이들과의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한다. 김씨는 결코 풍요롭지 못했던 고시생 때를 떠올리며 그 도전을 일궈 낼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씨가 ‘죽기살기’로 공부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3월. 같은 달 김씨 합격만을 기도하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김씨에게 “꼭 합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살아계실 때 못 들어드린 소원, 이제라도 꼭 이뤄 드리겠다.” 다짐 또 다짐했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도 장애가 되진 못했다. 부모를 생각하며 용돈을 최대한 아껴썼다. 월 생활비 60만원. 많은 고시생들이 거치는 신림동 고시원도 그에겐 사치였다. 학교(고려대) 고시실에서 생활했다. 잠은 책상 밑에 다리를 접어 넣은 채 자기 일쑤였다.
1차시험 2번 합격, 2차시험 3번째 합격. 그는 공부 시작한지 3년6개월 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고시생 사이선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래도 쉽지 않은 세월이었다. “잠자리라도 편했으면,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었으면…” 하고 늘 생각했었다. 명절 땐 천안 집에도 가지 않고 책에 파묻혀 보냈다. 끼니 때우려 명절 당일 문 연 식당을 찾아 다녔다. 서울에 집 있는 동료 고시생이 부러웠다.
웃지 못 할 일도 겪었다. 2008년 합격자 발표가 난 뒤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를 받았다. 당시 합격자 명단에 ‘김유정’이란 동명이인이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자신의 이름이 합격 명단에 올랐을 때도 몇 번 확인해야만 했다.
김씨는 부모에게 더욱 잘해 드리고 싶다. 아버지 김응식(62)·어머니 권영희(59)씨는 빚을 내 생활비를 부칠 정도로 집안 형편이 안 좋아졌지만 공부에 지장을 줄까 숨겨왔다. 요즘 김씨는 아버지와 함께 우유배달하러 새벽 길을 나선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온 몸이 땀에 젖는다. 아버지가 내 학비를 대기 위해 새벽마다 혼자 이 일을 했구나 생각하면 항상 콧등이 시큰하다.
김씨는 군대를 다녀온 뒤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엔 철이 없어 아무런 생각없이 산 것 같다”며 진로를 일찍 정하진 못한 걸 후회했다. 그는 고시준비생에게 한마디 했다.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안해 보이지만 자기를 믿고 열심히 해라, 그러면 좋은 결과가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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