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가르치듯 공부, 학습효과 5배나 올랐어요
입력 : 2010.02.01 07:04
우등생만 아는 '1인2역 공부법'
◆ 가르치는 '나'도 듣는 '나'도 성적 오른다
성남외고 2학년 이소연양은 평소 자신이 정리한 노트필기를 기본으로 본인이 선생님이 돼서 스스로를 가르치듯 공부한다. 이양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할 겸 설명하다 보면 선생님이 수업하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이해도 잘되고 굳이 외우지 않아도 오래 기억에 남아 효과적인 것 같다"고 한다. 올해 와세다대 국제학부에 입학한 허윤진양도 영어 연극대본을 구해 각각의 역할을 성대모사해 녹음해서 듣는 1인2역 공부법을 택했다. 발음 교정도 되고 외우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머릿속에 새겨지기 때문이었다. 포스텍 전체 수석인 김영재씨 역시 책상 위에 종이컵을 올려놓고 매직으로 웃는 얼굴을 만들어 종이컵맨에게 설명하듯 공부했다고 한다. 외우는 방법 대신 스스로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방법을 택한 그들. 그들의 방법에는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일까?
"운전자는 배움의 주체가 돼 여행을 한 반면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수동적으로 여행을 한 것입니다. 학습도 마찬가지죠. 내가 나를 가르치면 내가 배움의 주체가 되기 때문에 그저 듣기만 하는 학습과는 5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는 얘깁니다. 주체적인 학습과 피동적인 학습의 또 다른 예로는 기업의 오너와 종업원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나타날 수 있죠. 같은 맥락으로 주체와 객체가 되는 것은 공부법에서도 크게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TMD교육미디어 고봉익 대표는 "내가 나를 가르치면 원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보가 누락되었는지 바로 알게 된다. 또 그것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설명함으로써 보다 쉽게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얼마 전 방영된 KBS 다큐 '습관'에서 전교 1등인 소혜는 교과서를 소리 내 읽고 녹음해서 듣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교과서를 보지 않고도 반복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고 대표의 말이다.
"등·하교를 할 때나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 힘들이지 않고 교과 내용을 복습하는 방법입니다. 녹음한 내용을 들으면서 어떤 부분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았는지, 듣는 입장에서 어떤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 집중해서 체크하면 공부한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죠. 또 나만의 교수법이 생겨 맞춤식 공부도 가능해집니다."
◆ 1인2역 공부도 집중 안하면 도움 안돼
과목별 1인2역 공부법으로는 국어의 경우, 지문 속 주인공의 심리와 작가의 의도를 물어보고 대답하는 형식이 있다. 이 방법으로 공부하면 지문의 숨은 뜻까지도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공부가 되지 않을 때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을 녹음해 평소에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어 역시, 평소 관심 있는 영문 도서나 영화 대본 등을 구해 읽고 녹음해 듣는 방법이 좋다. 발음 교정은 물론, 문장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돼 쉽고 재밌게 외울 수 있다.
과학은 이해가 필수인 과목이다. 과학 문제집의 응용문제를 소리 내 풀어보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했던 제스처를 따라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자. 수업시간 선생님의 손짓 발짓은 모두 계산된 공부법이기 때문에 이해를 돕는 데 효과적이다.
사회는 이해와 암기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과목이다. 노트와 교과서를 펼쳐놓고 선생님이라는 생각으로 가상의 학생을 가르쳐보자.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왜?'라는 질문으로 다시 한 번 설명해 이해가 가능할 때까지 반복학습을 한다.
서울 오금고 조영혜 교사는 "과목별로 특별히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 학습이 부진한 아이를 1:1로 맡아서 눈높이 수업을 하게 하면 성적이 좋은 아이도 부진한 아이도 함께 학습효과가 높아진다. 배우는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맞아서 쉽고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복습효과가 있어서 학교 선생님들도 종종 활용하는 방법이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1인2역 공부법에도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고봉익 대표는 "소리 내며 공부하기 적합한 공부 환경을 확보해야 하고 혼자 공부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가상의 상황이더라도 집중하지 못하면 다른 생각에 빠지기 쉽고 설명을 하고 있어도 학교 수업을 듣듯 입으로만 읽는 것에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대표의 말이다.
"학습을 할 때 최대한 많은 감각을 활용하면 집중과 기억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말하면서 화이트보드에 쓰거나 직접 만든 프린트물을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부해 보세요. 처음에는 말이 잘 안 나오고 공부한 것만큼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런 것이니 절대 좌절하지 말고 모르는 것은 체크해가며 공부해 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교 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단어는...(조선닷컴 2010.02.15) (0) | 2010.02.15 |
---|---|
호주 인기 어학원 파산…유학생 발 동동 (SBS 2010.02.02 21:06) (0) | 2010.02.02 |
이면우 “학생들 머리에 쓸데없는 지식만 채워” (연합뉴스 2010-01-27 16:54) (0) | 2010.01.28 |
천하대 출신이 본 ‘공부의 신’ (동아닷컴 2010.01.21) (1) | 2010.01.24 |
SAT 시험지 또 유출…학원강사 등 4명 체포 (연합뉴스 2010.01.23) (0) | 2010.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