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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배우들, 꼭 골룸 짝이네 (뉴시스 2010.02.12 14:42)

아바타 배우들, 꼭 골룸 짝이네

입력 : 2010.02.12 14:42

영화 '아바타'
‘반지의 제왕’의 작은 괴물 ‘골룸’은 할리우드 시상식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다. 사람의 연기에 디지털 효과를 섞은 영화 캐릭터는 온전한 연기로 평가되지 않는다.

AP통신은 12일 오스카 시상식 최다 후보작인 ‘아바타’를 반지의제왕과 비교했다. 인상깊은 캐릭터 골룸이 후보에 지명되지도 않았다는 점을 짚으며, 디지털 마법 뒤에 숨겨진 배우들의 연기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바타는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과 디지털 효과 부문을 휩쓸며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하지만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거니 위버 등은 연기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아바타는 배우들의 보디랭귀지를 디지털 카메라와 센서로 캡처한 뒤 비주얼 이펙트로 의상, 특징, 디테일들을 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배우들의 행동을 따온 기존의 모션 캡처에서 진일보해 감정까지 묘사하는 이모션 픽처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덧입은 연기가 배우들의 몫이냐, 애니메이터들의 공이냐는 의문을 낳는다.

오스카는 모션 캡처나 목소리 연기를 연기상 후보에서 배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술적 도움을 받은 캐릭터들은 연기적 능력보다도 기술적 혁신에 따른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바타를 연출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연기를 캡처하는 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배우들이 알아야 한다. 아바타는 연기의 모든 뉘앙스를 보존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2년 정도 학습을 통해 극복한 뒤에는 일반 영화와 모션 픽처 연기가 동등하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바타 속 워싱턴과 위버는 외계 판도라 원주민 ‘나비족’으로 변신할 때만 연기적 캡처가 이용됐다. 반면, 나비족 원주민인 샐다나는 모든 장면이 이모션 캡처로 구현됐다.

워싱턴은 “그것은 연기였다. 컴퓨터 그래픽이 내 연기를 어떤 식으로든 높여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캐머런 감독은 배우들이 나비족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실제로 똑같은 가죽 꼬리와 큰 귀를 달고 연기하게 했다”면서 “꼬리나 큰 귀는 내게 없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로 표현됐지만, 바뀐 것은 그런 것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위버는 “정말 골룸이 상을 받지 못했다는 건 끔찍하다”며 “그는 영화 속에서 빛났고 중요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배우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영화들은 ‘폴라 익스프레스’, ‘크리스마스 캐럴’, ‘베어 울프’ 등 극히 소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1992년 애니메이션 ‘알라딘’에 목소리를 입힌 로빈 윌리엄스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윌리엄스는 뛰어난 목소리 연기로 찬사를 받았지만, 오스카 후보로 지명받지는 못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필름 기자 데이브 카거는 “모션 픽처 연기를 대하는 배우들에게 어떤 편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러한 방식을 사람들이 교육받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노미네이트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