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 육/취업전쟁

직장인의 로망, `커피전문점` 직접 차려보니 (머니투데이 2011.11.09 17:48)

직장인의 로망, '커피전문점' 직접 차려보니···

비서 출신 25세 여성, 3평 가게서 월 1500만원 매출 "1년새 포화, 매출 줄어"

커피 좋아하고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 "만족"
1년새 골목에 6곳 생겨…"포화상태, 고수익 힘들어"

image
머니투데이 자료사진(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거리에는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커피전문점들이 들어서 '커피전문점 전성시대'를 뽐낸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사한 뒤 창업하고 싶은 분야' 1순위로 커피전문점이 떠오르고 있다.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에서부터 '전문지식이 없어도 괜찮다'에 이르기까지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다. 실제로 커피전문점을 운영해 본 경험자는 '커피전문점 창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25·여)를 만났다.

김씨는 지난해 5월부터 이곳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커피를 좋아했던 그는 비서로 일하던 직장을 그만둔 뒤 커피전문점을 냈다. 약 9.9㎡(3평) 남짓한 공간. 규모가 작은 기존 점포를 인수해 권리금 포함 창업비용이 8000만원 정도 들었다.

김씨는 "아무래도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 가게를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김씨의 가게는 아메리카노 1잔에 1900원. 일반 브랜드 커피전문점에 비하면 최소 1000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요즘 김씨의 가게에선 하루 평균 200잔 이상 커피가 팔린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날은 300잔이 팔리기도 한다. 일 평균 매출은 40~50만원으로 월매출은 약 15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훨씬 더 많이 팔았어요. 특히 더위가 심했던 지난해 여름에는 보통 하루에 80~9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걸요."

매출이 줄어든 원인에 대해선 "인근에 커피전문점이 많아지다 보니 고객층이 분산됐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1년 사이 한 골목에만 6개가 넘는 커피전문점이 생겼다.

"커피전문점 창업은 지금이 정점을 찍은 상태라고 생각해요. 거리마다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다 보니 고객층이 분산되고, 더 이상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에요."

김씨는 "요즘 커피전문점 창업을 쉽게 생각하고 준비 없이 도전하는 사람도 많다"며 "그들 중에는 이미 가게 문을 닫은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피전문점 운영이 보이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며 "위생 점검부터 운영 유지 및 관리 등 신경 쓸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이미 커피전문점 시장은 포화된 상태"라며 "커피전문점이 더 늘어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커피전문점 열풍이 사그라지진 않겠지만 고수익 창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는 커피맛과 질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거예요. 커피전문점 창업에 뛰어든다면 단순히 높은 매출만을 바라봐선 성공하기 힘들 겁니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수랍니다."

김씨는 "커피전문점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뒤 시작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너도나도 커피전문점에 뛰어들기 보다는 준비가 된 다음 가게를 내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2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87.6%가 '퇴사 후에 창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희망 창업 분야에서는 '외식업'(27.1%)을 제치고 '커피전문점'이 전체의 38.5%로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