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학교 빼먹던 승재가 서울대 갔어요"
청소년상담사 최동숙씨가 경험한 '공감의 기적'
그림으로 심리검사 해보니 가난·질병으로 마음 닫아…
친구가 돼주기로 결심하고 2년여 귀기울이자 큰 변화
지난 5일 오전 10시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청소년상담지원센터 1층 상담실. 지난달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수시모집(문과)에 합격한 유승재(18·부평고 3년)군이 지난 2년간 자신을 자식처럼 대해준 청소년상담사 최동숙(48)씨를 만났다.
- ▲ 지난 5일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수시모집에 합격한 유승재(왼쪽)군이 가난과 질병으로 방황하던 자신을 다잡아준 상담사 최동숙씨와 함께 걸으며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전날 대학 오리엔테이션(안내 교육)에 참석해 처음 술을 마셔 속이 울렁거린다며 인상을 쓰는 유군을 최씨가 끌어안으며 말했다.
"이제 어른들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은 거란다. 노래방도 갔었니?"
유군이 "빅뱅의 '붉은 노을'을 불러 선배들의 칭찬을 받았다"고 하자 최씨는 "승재는 센스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군과 최씨는 2008년 10월 처음 만났다. 유군은 고교 1학년이었으며 최씨는 학교를 돌아다니며 청소년들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사였다. 머리는 뛰어난데 학교를 종종 빠지고 늘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군을 지도하던 담임교사가 학교에 들른 최씨에게 안내한 것이다. 당시 유군은 가난한 집안 환경과 유전병으로 뛸 수 없는 자신의 몸 탓에 살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만남 첫날, 최씨는 유군에게 집과 사람 2명, 나무 한 그루를 그려보라고 했다. 유군은 창문 하나 없이 문이 굳게 닫힌 집과, 입을 굳게 다문 사람 얼굴, 수백개의 나뭇잎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그렸다. 최씨는 "그림을 보고 유군이 주변의 통제된 환경에 갇혀 있다고 판단했다"며 "유군이 단절된 공간을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 친구가 돼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상담 프로그램에 맞춰 석 달간 1주일에 한 번씩 학교 앞 벤치·공원·삼겹살집 등에서 만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군은 "친구와 싸웠는데 제가 이상한가요?" "제 꿈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부유한 집 친구가 부러워요" 같은 마음속 얘기들을 최씨에게 털어놓았다. 그럴 때마다 최씨는 자식 대하듯 조언해주며 유군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승재야, 같은 세상이라도 네가 보는 관점과 주변에서 보는 관점은 달라. 넌 피해의식이 있어. 주변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어. 분명한 건 네 갈 길은 정해져 있다는 거야. 적극적으로 살면 인생을 즐길 수 있어."
석 달간의 과정이 끝난 뒤에도 유군은 수시로 최씨에게 전화와 문자로 상담하고 때론 만나기도 했다. 유군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마다 최씨는 "난 네 편이야" "네 갈 길을 잊지 마"라고 다독였다. 최씨는 자기 돈으로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사 유군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조금씩 유군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고2가 되면서 장애인 단체에 나가 봉사활동을 했고, 각종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했다. 고3이 되어서는 하루 4~5시간 정도만 자고 공부에 매진, 내신 1등급을 받았다.
유군에게 큰 시련이 닥친 건 중2 때다. 체육시간에 100m 달리기를 하다 무릎 통증으로 풀썩 주저앉았다. 병원에서는 양쪽 무릎뼈가 서로 어긋나는 '다발성 골이형성증'이란 유전병이라 했다. 의사는 "평생 조심하지 않으면 앉은뱅이가 된다"고 했다. 이후 유군은 달리기는커녕 오래 걸을 수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과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과학고에 지원했지만 떨어지고 말았다. 유학이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려 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부모의 반대에 부딪쳤고, 이후 부모와 말도 하기 싫어졌다고 했다.
부평고에 진학해서도 방황했다. 신나게 뛰어노는 친구들을 보면 심리적 박탈감이 커 어떤 때는 정말 자살 충동도 느꼈다고 했다. 이처럼 힘든 때에 최씨를 만난 것이다.
최씨는 "10년 넘게 상담사 생활을 하면서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를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군 어머니는 "최씨를 만나지 않았으면 승재가 서울대에 갈 수 있었을까 싶어 평생 그 은혜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유군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라며 "훗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몽땅거려 어디 대학 들어갔다는 구태의연악습은 버려야한다. 이젠 이런 사람도 아무대나 가는 구나.[2011.01.12 09:23:46]
여기 조선이 상당히 문제가 있어요. 사법고시 1등-- 서울대 합격 수기-- 등등-- 이게 기사 거리가 되는지? 그 것도 허구헌날 국민을 세뇌시키는지..? /밑에 채수원 아저씨같은 비서울대 출신이 매일 기분나빠 하지 않소--? [2011.01.12 08:54:36]
지역균등 선발 때문에 서울대 다 망해 버리는군요-- 어떤 친구가 기획을 했는지.. 의대에 지균으로 들어가는 친구도 포스텍이나 카이스트에는 명함도 못내민다면서.. / [2011.01.12 08:43:55]
위 학생에 대한 것이 아닌 기사선택에 관한거다. 한국 미래를 좀 먹고 있는 것이 학력만능인데 조선을 이를 부추기고 있다. 하루에도 몇개씩 올라오는 이런 기사는 결국 가진자를 위한 소리만 내는거다. 언론이 가지지 못한자를 대변할 수 없다면 누가 대변해 주겠는가? 언론의 사명중 하나도 소외된 사람들을 사회로 불러내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여야 하는것 아닌가?[2011.01.12 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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