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잡는 항바이러스제 작용원리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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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항바이러스제가 적지 않다. 에이즈·에볼라·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이는 칼레트라(에이즈 치료제), 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 렘데시비르(에볼라 치료제)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게 코로나 변종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에이즈, 에볼라 등 바이러스를 잡는 항바이러스제(바이러스 치료제)가 어느 정도 치료 효능을 발휘한다고 의료계에서는 설명한다.
이 때문에 에이즈·에볼라·말라리아 바이러스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적극 개발되고 있다.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방법에는 크게 백신, 항바이러스제, 혈장요법, 단일클론항체요법이 있다.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게 백신이라면 항바이러스제는 몸 안에 이미 들어온 바이러스가 활성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거나 소멸시키는 치료제다.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수시로 생성되기 때문에 백신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몸 안 세포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대부분이다. 전쟁보다 더 많은 인명을 앗아간 기존 바이러스 질환을 살펴보면 백신은 없고 치료제만 일부 있을 뿐이다.
말라리아는 1880년 프랑스 의사 알퐁스 라브랑이 처음 발견한 바이러스 질환으로, 한 해 전 세계에서 3억~5억명이 감염되고 수많은 사람 목숨을 앗아가지만 아직 백신은 없다. 항말라리아(바이러스)제만 있을 뿐이다. 에볼라는 1976년 아프리카 수단·콩고에서 사망자 400여 명이 발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에이즈는 1981년 이후 3000만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여전히 백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그룹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아직 백신이 없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예방과 치료용으로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백신은 아니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감염병을 앓은 뒤 회복한 환자 몸 안에는 항체가 생겨 일정 기간 재감염이 안 된다. 백신 기능은 인위적으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병원성(病原性)을 줄이거나 없앤 뒤 사람 몸 안에 주입한 뒤 항체를 생성시켜 면역을 갖게 하는 것이다. 백신은 생산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풍진·홍역 백신처럼 바이러스 감염성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체를 약화시켜 만든 `약독화 생백신`이다. 둘째는 병원체 활동을 중지시키는 비활성화 백신인데, 독감이나 파상풍 백신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B형 간염 백신처럼 유전자적 특성을 이용해 감염 능력이 있는 병원체의 유전자 활동을 억제하는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세포 내 바이러스 증식 메커니즘이 밝혀지면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과학자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기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제거 자체가 곧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생각해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바이러스 복제 길목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활발하다.
우리 몸은 스스로 만들어낸 항체가 매일 수천 개에 이르는 잠재적인 병원체를 격퇴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일부 바이러스는 기생할 숙주의 면역세포를 기습적으로 점령해 숙주 면역 능력을 저하시키는 영리한 전술을 구사한다. 또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포식세포(탐식세포) 안에서 증식함으로써 포식세포 손발을 묶어 병원균 감염에 속수무책으로 만든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에이즈 바이러스는 면역세포의 총사령관인 헬퍼T세포(T림프구)에 달라붙어 그 속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전술을 구사한다. 헬퍼T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면 면역 체계도 붕괴되고 살상T세포가 움직이지 않아 감염 세포를 처리하지 못한다. 헬퍼T세포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B세포(플라스마세포)는 더 이상 자연 항체를 생산할 수 없다.
코로나19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연구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환자 대부분에서 `T세포 결핍증`이 관찰됐다. 특히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중환자와 사망한 환자는 입원 당시 평균 T세포 수가 1㎣당 700개로 정상인(1500~4000개)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T세포는 체내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과도 관련성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동물실험에서 T세포 수가 충분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염증세포를 T세포가 조절함으로써 치명적인 면역 반응 불균형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강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바이러스 쇼크` 저자)는 "코로나19도 에이즈 바이러스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며 "항바이러스제는 바로 코로나나 에이즈 바이러스가 T세포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세포 부착 억제제` `세포융합 억제제` `단백질 분해 효소 억제제`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혈장치료 요법`과 함께 바이오공학 차원에서 접근한 `단일클론항체` 치료법도 주목받고 있다. 혈장치료 요법은 완치 환자에게서 채혈해 얻은 혈장 항체를 활용해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감염 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항체는 바이러스A에 감염된 후 면역세포가 바이러스A를 표적으로 삼고 제거하기 위해 생산한 `요격 미사일`에 해당하는 맞춤형 면역물질"이라며 "코로나19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만 오로지 공격해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혈장치료 요법을 사용해 치료 효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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