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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화성에서 메탄 분출 확인…생명체 가능성 한발 더 (한겨레 2014.12.17 20:16)

화성에서 메탄 분출 확인…생명체 가능성 한발 더

나사 “화성 대기 성분에서 다량의 메탄 탐지”
비교적 최근에 생성됐거나 지금도 생성중
미생물 대사과정에서 주로 배출
지질학적 반응 과정에서 생길 수도
“어떻게 생성됐든 생명체 징후 보여주는 것”

 

지표의 철 성분 때문에 붉은빛을 띠는 화성의 표면. 미국 항공우주국 제공

 

화성에서 메탄 가스 등 유기 화합물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6일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대기 성분에서 다량의 메탄을 탐지했으며, 광물 샘플에서도 다른 유기분자화합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게일 크레이터에 착륙한 지 1년째인 지난해 9월 큐리오시티 탐사팀이 “화성에 메탄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발표한 지 15개월만에 당시의 잠정결론을 뒤집고 생명체의 흔적을 시사하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앞서 지난 2003년 유럽우주국의 화성탐사 우주선과 나사의 지상 망원경도 화성에서 메탄 분출 기둥을 관찰했지만, 실제 화성 대기에서 메탄이 검출돼 ‘존재 증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큐리오시티가 주변 대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소한 지난 1년새 꾸준히 미량의 메탄이 검출됐으며, 특히 최근 두 달 동안 네 차례나 측정평균치의 10배에 이르는 다량의 메탄이 분출됐다. 큐리오시티 탐사팀에 참여하고 있는 수실 아트레야 미시간대 교수는 나사 홈페이지에 “메탄 분출의 급격한 증감은 비교적 국지적인 근원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탐사팀의 지구물리학자인 존 그로칭어 박사는 “화성 메탄의 생명체 기원설은 우리가 화성 탐사를 진행하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가설”이라 “이건 화 성탐사 미션에서 정말로 위대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발견이 “화성에서 예전에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현재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과 부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대기 성분에서 다량의 메탄을 탐지함으로써 생명체의 징후가 더욱 뚜렷해졌다. 사진은 최근 큐리오시티가 게일 크레이터(분화구) 안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사암 지반이 분화구 가운데 솟은 산인 마운트 샤프(사진 왼쪽) 방향으로 흘러가 쌓인 흔적이 확인된다. 미국 항공우주국 제공/AFP 연합뉴스

 

메탄(CH4)은 탄소 분자 1개와 수소 분자 4개가 결합한 유기화합물로, 주로 미생물의 대사 과정에서 배출된다. 동물의 배설물이나 식물의 부패 과정에서도 메탄이 나온다. 지구 대기중 메탄의 95%는 미생물에서 생성된다. 메탄은 태양열 또는 화학 반응 등에 의해 분해돼 수백년 이상 지속될 수 없는 특성을 지녔다. 다시 말해 화성 대기중의 메탄은 비교적 최근에 생성됐거나 지금도 생성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트레야 교수는 메탄 분출 현상에 대해 “마치 분자상자처럼 메탄 가스가 얼음에 갇힌 망상화합물에서 때때로 가스가 틈을 비집고 방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메탄이 애초에 어떻게 생성돼 포집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화성의 미생물에서 생겨났을 수도 있고 지질학적 반응 과정에서 생성됐을 수도 있다. 큐리오시티 탐사팀의 앤 아버 박사는 “메탄의 발생 근원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생물학적 과정일 수도 있고 광석과 물의 상호작용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화성 메탄의 생성이 지질학적 이유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가능한 ‘열수(마그마가 식은 뒤 남는 뜨거운 액체 상태의 물질)’ 시스템은 여전히 생명체의 징후를 탐색하는 주요 지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나사는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사진과 지질 자료를 토대로 화성에 수백만~수천만년 동안 다량의 물이 존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