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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미/여행정보

전통따라 둘러보는 여행, 제주의 멋과 맛에 빠지다! (조선일보 2014.09.29 22:01)

전통따라 둘러보는 여행, 제주의 멋과 맛에 빠지다!

 

안녕과 질서를 수호해준다는 돌하르방부터 겹겹이 쌓여있는 돌담은 제주도의 상징이다. 다양한 풍경이 존재하는 제주도에서 이러한 상징들을 발견하는 것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지금 소개하려는 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주도의 소박한 삶을 느낄 수 있는 제주의 멋과 맛이다. 그것은 바로 올해 제주 7대 명품에 선정된 '제주목관아'와 '빙떡'이다.

 

제주목관아는 조선시대 제주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제주목관아는 조선시대 제주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 도심에서 발견하는 옛 제주의 모습 ‘제주목관아’

제주목관아는 제주시 북동쪽인 삼도동에 위치해있다. 삼도동은 제주국제공항과 제주시청을 잇는 제주시의 중심가에 위치한 마을이다. 중심가인 만큼 목관아는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지만, 그래서 더 지나치기 쉽기도 하다. 이곳을 무심코 지나다 본다면 ‘시내에 큰 정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정도 소박한 곳이다.

하지만 제주목관아는 지금의 제주 관덕정을 포함해 조선시대 제주지방 통치의 중심지였다. 특히 탐라국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긴 시간동안 제주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목관아 내부에 들어가면 제주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목관아 내부에 들어가면 제주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제주목관아 내부로 들어서면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여러 채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대문 밖에서 현대식 제주 풍경을 볼 수 있다면, 내부에는 옛 제주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관람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주목관아의 특징은 각 건물마다 밀랍인형을 배치해 건물을 소개하는 점이다. 휴식을 취하던 장소에는 바둑을 두는 모습을, 집무를 했던 곳에는 일을 하는 모습 등을 복원했다. 건물앞의 설명판과 내부의 인형으로 건물의 용도를 알아가는 재미와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건물들 사이로 관아 맨 안쪽에 2층 건물인 망경루가 보인다. 망경루는 과거 임금님이 있는 한양을 바라보며 은덕을 기리던 곳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관아의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망경루 앞쪽에 자리 잡은 민속 놀이도구와 곤장 등의 기구는 자칫 심심해질 수 있는 관람에 생동감을 더한다.

'시내에 큰 정자'라고 오해받을 수 있는 관덕정은 사방이 뚫린 열린공간의 형태를 띄고 있어 휴식공간이자 만남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지붕 안쪽의 대들보에는 십장생도와 상산사호 등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다. 이곳에 앉아 한적히 주변 경치를 관람해 보자. 옛 제주의 소박한 경치를 느낄 수 있다.

제주오일장에서는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

제주오일장에서는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

▶ 삶의 지혜가 담긴 제주 향토음식 '빙떡'

각 지역에서 열리는 제주오일장은 간단한 생활용품에서 음식재료까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한다. 특히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민속오일장'은 공항과 가까워서 장이 서는 날에는 이곳을 방문하는 도민,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제주민속오일장에서 반드시 맛봐야 하는 음식이 바로 빙떡이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갈치, 말고기 등은 육지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빙떡은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향토음식이기 때문이다.

빙떡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메밀 반죽에 무채를 넣고 빙빙 돌리면 끝. 이때 빙빙 돌려 만들었다는 것이 이름의 유래가 됐다. 혹자는 멍석처럼 만다고 해서 멍석떡이라 불리기도 한다.

 

빙떡은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빙떡은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지금은 빙떡을 맛보기위해 제주에 찾아오지만 과거 빙떡은 먹을 것 없이 가난했던 시절 제주 사람들의 음식이었다. 이런 빙떡에 지혜가 깃들어 있는데 제주처럼 돌이 많고 척박한 땅에 잘 자라는 메밀을 섭취하기 위해 고안해낸 음식이 바로 빙떡인 것. 식량난에 허덕였던 제주 사람들에게 빙떡은 중요한 식량원이 됐다.

빙떡은 메밀의 쫄깃함과 무채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낸다. 심심한 맛이라는 평도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깔끔함이 빙떡을 다시 찾게 한다. 고기국수, 옥돔구이 등과 함께 제주 7대 향토음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유도 이 맛에 있다.

명절이 되면 빙떡을 제사상에 올리는 제주 가정도 많다고 한다. 그만큼 빙떡은 오랜시간 간식으로 제주민들의 허기를 달래줬다. 이렇게 사람들의 삶과 연결돼있는 제주도의 참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빙떡을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