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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우주탐사

세계는 지금 소행성·혜성 탐사전쟁中 (조선일보 2014.08.10 15:12)

세계는 지금 소행성·혜성 탐사전쟁中

 

유럽우주국(ESA)의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와 착륙로봇 '필레(Philae·우측 하단)' / ESA 제공

유럽우주국(ESA)의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와 착륙로봇 '필레(Philae·우측 하단)' / ESA 제공

 

유럽우주국(ESA)이 쏘아올린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가 혜성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달 6일(현지시각) 로제타가 지구와 4억5000만㎞ 떨어진 혜성 ‘67P 추류모프 게라시멘코’의 궤도에 진입해 100㎞ 가까이 접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04년 3월 남아메리카 북동부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기지에서 아리안5호에 실려 발사된지 10년만이다. 비행 거리는 64억㎞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로제타가 각국의 행성과 혜성 탐사 경쟁이 본격화 된다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며 “탐사가 이미 이뤄지고 있는 달이나 화성을 넘어 우주를 떠도는 소행성을 포획하겠다는 계획까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로제타, 46억년전 우주 비밀 밝혀낸다

로제타는 우주로 여행을 시작한지 7년만인 2011년 6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전력 공급이 꼭 필요한 일부 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원을 끄고 31개월간 잠들어 있었다. 올해 1월 67P혜성에 접근하기 위해 전원을 재가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세계의 관심이 다시 집중됐다. 전원을 차단한 동안 로제타는 지구나 화성 등의 행성이 갖고 있는 중력을 활용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으로 날았다.

로제타의 최종 목적지인 67P혜성은 다른 혜성들에 비해 더 정확한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돈다. 이런 이유로 태양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태양계가 탄생한 46억년 전 우주의 비밀을 그대로 간직했을 가능성이 커 탐사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ESA는 로제타가 혜성 가까이 접근하면 표면과 중력장 등을 조사한 뒤 오는 11월 탐사로봇 ‘필레(Philae)’를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필레는 6개월간 혜성 표면에 머물며 토양성분을 분석해 우주의 진화 과정을 알아낼 예정이다.

장자크 도르뎅 ESA 국장은 “유럽의 로제타는 인류 기원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혜성에 직접 착륙한 첫 번째 우주탐사선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6일 로제타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와 130k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해 보내온 이미지 / 유럽우주국(ESA) 제공
이달 6일 로제타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와 130k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해 보내온 이미지 / 유럽우주국(ESA) 제공


◆ 미국은 화성 탐사선 연구에 집중…지구 충돌 소행성 연구도 추진

혜성 궤도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하는 탐사선은 ESA의 로제타가 최초다. 하지만 우주 탐사의 선두주자는 여전히 미국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71년 달탐사선 아폴로 15호에 탐사로봇 ‘LRV’를 실어 달 표면에 착륙시킨 뒤 우주선과 탐사로봇을 쏘아올리고 있다. 현재는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등이 화성 표면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NASA는 2020년 화성에 추가로 보낼 탐사로봇 ‘화성 2020 로버(Mars 2020 Rover)’를 공개하기도 했다. NASA는 화성 2020 로버에 화성의 지표면 아래를 촬영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를 장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비는 땅속 약 490m지점까지 촬영할 수 있어 화성의 지층구조와 성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NASA는 달과 화성 탐사뿐 아니라 우주를 떠도는 소행성을 대상으로 ‘소행성궤도변경임무(ARM)’도 추진 중이다. ARM은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을 안전한 궤도로 옮겨놓거나 연구용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 주 임무다.

우선 지름 10m이하의 작은 소행성이 ‘포획’ 물망에 올랐다. 탐사선에 달린 포획망을 펼쳐 쌈을 싸듯 소행성을 통째로 포획한 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없는 궤도까지 끌고 간다. NASA는 지름 6m의 소행성 ‘2011MD’을 첫 대상으로 결정했다.

2011MD는 2011년 리니어(LINEAR) 망원경이 처음 발견했다. 지름이 100m이상인 거대 소행성의 경우 포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예 탐사선을 소행성 위에 착륙시켜 샘플을 채집하겠다고 NASA는 밝혔다.

DSI(Deep Space Industries) 제공
DSI(Deep Space Industries) 제공


◆ 지구에 없는 ‘우주광물’로 새로운 시장 개척

최근 우주공간은 민간 벤처를 중심으로 미지의 탐험지에서 대박을 노리는 상업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구에서 구하기 힘들거나 아예 구할 수 없는 연료와 광물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해 각국이 저가의 우주발사체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상상속 우주 여행이 가능해진 것도 기대감을 뒷받침 한다.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이 투자자로 참여해 2012년 설립한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는 상업용 우주선에 연료를 보급하는 ‘우주 주유소’를 우주에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는 우선 우주망원경 ‘아키드-100’을 우선 쏘아올려 지구 주변 소행성 1500여개를 탐사해 수분과 광물이 풍부한 소행성을 찾을 계획이다.

미국의 벤처기업 ‘DSI(Deep Space Industries)’는 지난해 1월 우주 광산을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DSI에 따르면 지구에 인접한 소행성 9500여개 가운데 18%인 1700여개에서 희소 광물을 쉽게 캐낼 수 있다.

DSI는 당장 내년부터 소형위성 ‘파이어플라이(Firefly)’와 대형위성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잇따라 쏘아올려 샘플을 채집하고 광산 개발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