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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우리 경제

치킨집 얼마나 많은가 보니…‘치킨 지옥’ 대한민국 (환겨레 2014.03.04 19:30)

치킨집 얼마나 많은가 보니…‘치킨 지옥’ 대한민국

 

사진=박미향 기자.

2012년 말 기준 전국 3만1139개…1년새 7%나 늘어
반경 170m 마다 하나씩…가장 적은 곳은 전북 진안

도대체 치킨집이 얼마나 많길래? <한겨레> SNS팀은 2013년 10월15일 매형과 처남댁 가게의 치킨집 영업권 시비 기사를 계기로 ‘대한민국 치킨집 버블’을 인포그래픽으로 선보였다. ☞관련기사: 대한민국 ‘치킨집의 비밀’ 완벽 분석

<한겨레> SNS팀은 최근 공개된 2012년 말 기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의 치킨 전문점 수를 다시 파악해 보았다. 그 결과, 2012년 말 기준 전국 치킨 전문점의 수는 1년전인 2011년 말의 2만9천95개에 비해 7%나 늘어난 3만1139개에 이르렀다. 이 기간 동안 인구 증가 폭 0.4%(21만3988명)과 비교하면 치킨 전문점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점포 1개가 상대하는 상권 인구도 2011년 말 1744명에 비해 100명가량이 줄어든 1636명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비좁은 시장이 1년 새 더 좁아지면서 경쟁도 더 치열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게다가 최근 조류독감에 따른 영업부진으로 치킨점 주인이 자살하는 등 치킨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영업자들에게는 ‘치킨 천국’이 아니라 ‘치킨 지옥’인 셈이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산과 강 등을 제외하고 대지면적 기준으로만 전국 점포간 평균 상권 반경을 재보니 170m마다 치킨점이 들어서 있었다. 지난번의 ‘반경 1km마다 가게 하나’와 비교하면 소비자들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다닥다닥’ 치킨점과 좀더 비슷해졌다. 물론 이번에도 ‘치킨을 여러 안주 중 하나로 내놓는’ 호프집은 포함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광역자치단체별로 치킨점 상권 반경 등을 조사했다. 대지면적 기준으로 상권 반경이 가장 짧은 광역자치단체는 부산이었다. 부산에는 모두 2367개의 치킨점이 있는데, 이는 반경 118m마다 치킨점이 한개씩 있는 꼴이다. 다음으로 서울(4660개)과 대구(1756개)가 똑같이 반경 122m마다 치킨점이 1개씩 밀집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권 반경이 가장 긴 지역은 1천38개의 점포가 있는 전남으로, 반경 293m마다 한개씩 치킨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번 점포 간 반경이 가장 길었던 강원도는 대지면적 기준으로만 조사한 결과, 중간 순위로 반경 200m마다 점포가 1개씩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치킨점 밀집도는 높지만 그나마 점포 1개당 상권 인구가 2188명으로, 전국 평균 1636명을 웃돌았다. 이밖에 점포 밀집도가 가장 낮은 전남의 경우도 점포 당 상권 인구가 1840명이어서 상대적으로 나은 편에 속했다. 이외에 인천, 경기, 전북도 평균 상권 인구보다 많았다. 강원도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치킨점 1개가 1180명이라는 적은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군부대 유동인구라는 ‘숨겨진 시장’이 있기 때문에 실제 손님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를 제외하면 경북(1267명)과 충북(1381명)이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2개 시·군별 상권을 대상으로 좀더 현미경을 들이댄 결과, 전국에서 치킨 전문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 달서구가 432개로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대구 달서구는 1년 전에 비해 10.5%(41개)가 더 늘어나 ‘치맥’의 본고장임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경남 김해시(371개)도 여전히 2위를 유지했으며, 4위였던 대전 서구는 1년 전에 비해 치킨점이 32개가 더 늘어나 경북 구미시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지난번 1개의 등록된 치킨 전문점만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전북 진안군은 1년 새 3개의 점포가 더 늘어나 모두 4개의 치킨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최저 점포 지역’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섬이 많은 전남 신안군도 가게 1개가 더 늘어 모두 7개가 됐지만, ‘최저 점포 2위 지역’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에는 시·군별 상권 인구를 분석해봤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역시 점포수가 적은 전북 진안군(6천741명)과 전남 신안군(6천272명)의 치킨점들이 가장 많은 상권인구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적은 상권인구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치킨점들은 양양군(772명), 화천군(807명), 철원군(888명) 등으로 대부분 강원도 지역에 있었다. 강원도에 주둔하는 군인들의 외박·외출이나 면회객 등 상대가 주요 영업방식임을 알 수 있다.

대지면적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과밀 상권 지역, 즉 점포간 반경이 가장 짧은 지역은 어디일까? 1위는 반경 98m마다 치킨점이 1개씩 있는 부산 사하구였다. 그 뒤를 서울 관악구와 부산 사상구(각 99m)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데이터분석·그래픽·글 조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