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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4월 12일 가가린이 우주시대 연 지 50년 (조선일보 2011.04.12 03:02)

1961년 4월 12일 가가린이 우주시대 연 지 50년… 앞으로 50년은 귀환 기약없는 우주개척 시대

화성 가는 데만 214일… 기지안에서 식물 기르는 정착 프로그램 진행 중
달에 태양발전기 설치, 지구로 에너지 전송도

2050년 4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 채용 인터뷰 현장.

면접관: "체력이나 과학적 지식은 충분한데, 이 마지막 조건을 자네가 받아들일지 모르겠네."

지원자: "상관없습니다. 우주에 꼭 가고 싶습니다."

면접관: "우주 탐사선에 탑승하긴 하는데 돌아오는 우주선은 없네. 우주선 안에서 자급자족하며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뜻일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같은 공상과학소설 속에 등장할 법한 장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주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가 더 먼 곳으로 우주 탐사를 떠나고, 왕복이 아닌 편도 비행에 나설 날이 다가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우주 전문 인터넷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인류 첫 유인 우주 탐사인 구(舊)소련의 유리 가가린 우주 비행 50주년인 12일을 기념해, 미래 유인 우주 개발의 방향을 조명했다.

◆돌아오지 않는 우주인

지난 50년간 최장 우주 체류 시간은 438일. 1994년 1월부터 1995년 3월까지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머문 러시아 우주인 발레리 폴랴코프의 기록이다. 지구와 환경이 가장 비슷한 행성인 화성에 인류가 착륙하려면 발사부터 최소 214일이 걸린다. 화성 궤도에 진입해 우주선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선 편도 6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화성에서 각종 연구를 수행하고 돌아오는 시간을 더하면 유인 화성 탐사에 걸리는 기간은 훨씬 더 길어진다. 지구 귀환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이유로 NASA 등에서는 화성에 탐사선을 정착시킨 후 우주선 안에서 식물을 기르며 자급자족하는 '화성 정착 프로그램' 연구가 진행 중이다. 태양광과 LED(발광다이오드), 우주선에서 나오는 폐수를 이용해 식물을 기른다는 이 계획이 성공하면 우주인은 우주선 안에서 산소를 공급받고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게 된다. 스페이스닷컴은 "달과 화성을 넘어서는 인류의 장거리 우주 탐사가 본격화하면 우주인들은 지구로부터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라며 "우주인이 생존을 위해 다른 천체에서 태양광 비닐하우스를 짓고 얼음을 캐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토성을 지나가는 무인 탐사선 보이저 1호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원래 임무인 목성₩토성 탐사를 마치고 2009년 태양의 영향권을 벗어났으며 2025년까지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NASA
◆수십년 비행의 문제는 인간의 건강

1977년 발사한 NASA의 보이저 1호는 가장 멀리 여행한 우주 탐사선이다. 목성과 토성 탐사가 목적이었던 보이저 1호는 1980년 목적을 달성한 후 2009년 태양의 영향권을 벗어났다. 보이저 1호와, 같은 해 발사된 보이저 2호는 플루토늄을 원료로 한 핵연료를 사용한다. NASA는 이들 탐사선이 적어도 발사 48년 후인 2025년까지 우주 유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는 지구에 비해 훨씬 적은 에너지로 관성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다른 천체와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거나 탐사선에서 모은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 때 주로 에너지가 필요하다.

핵연료를 통해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과제는 남는다. 지구에 적응하도록 진화해온 인간의 몸은 우주의 극한 환경을 버티기 어렵다.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장시간 머문 우주인들은 근육과 골 밀도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력이 끊임없이 잡아당기는 지구에서는 가만히 있을 때도 인간의 몸은 끊임없는 저항을 받는다. 그러나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몸은 운동을 멈춰 급격히 약화한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인공 중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페이스닷컴은 "우주선 안에 인간의 몸을 빠르게 돌려주는 원심분리기를 탑재하면 중력을 인공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과학 칼럼니스트 김주환 박사는 "행성의 대기를 변화시키는 '행성 대기 개조',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조류(藻類)의 우주 배양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편도 우주 탐사에서의 최종 과제는 결국 인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달에 태양광 발전기건설

세계미래학회(WFS)가 발행하는 '퓨처리스트'는 5월호에 일본 건설 회사 시미즈(淸水)가 추진 중인 '달 태양광 발전소' 계획을 소개했다. 이르면 2036년쯤 완성될 달의 태양광 발전소는 대기가 옅은 달이 태양광을 받아들이는 데 훨씬 효율적이라는 데 착안했다. 태양광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달의 적도 부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후 에너지를 모아, 레이저·극초단파 등을 이용해 지구로 쏘아 보낸다는 발상이다. 태양광 패널은 달에 많은 규소로 만들고, 지상에서 원격 조종하는 로봇들과 최소한의 달 파견 인력이 건설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