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이면 무조건 OK?"...동부그룹 10개사 중 6개사 CEO가 '삼성맨'
KT의 신임 회장으로 황창규 전(前) 삼성전자 사장이 내정되고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최근 제34대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취임하는 등 삼성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타사 또는 다른 기관의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되고 있다.
‘친정’이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잘 나가는 덕분에 삼성 출신 인사들의 능력이나 몸값이 치솟고 삼성 DNA가 한국 재계 전반에 확산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론 삼성 출신이 타사 고위직으로 대거 영입되는 바람에 퇴직자 재채용 시장에서도 ‘삼성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런 흐름이 가속화할 경우, ‘삼성 공화국(共和國)’이라는 반발 심리가 사회적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단행되고 있는 올 연말 인사에서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의 약진세는 단연 돋보인다.
이달 초 메리츠화재는 지난해까지 삼성화재 부사장을 지낸 남재호씨를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남재호 사장의 전임인 송진규 전 사장 역시 삼성화재 출신이고, 원명수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동부그룹도 ‘삼성맨’ 영입에 적극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동부그룹의 10개 주력계열사 가운데 ㈜동부와 동부하이텍의 현 CEO는 삼성 출신이며 예전에는 건설, 화재 등 4개사에도 삼성맨이 CEO를 맡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선 동부그룹을 ‘애프터(after) 삼성’이라고도 한다.
동부그룹의 경우, 동부하이텍·동부대우전자 등 반도체와 가전(家電) 사업에 뛰어들면서 삼성출신을 잇따라 영입했으며 최근에는 건설·금융 등으로 전방위로 영입 분야를 늘리고 있다.
올 10월 CJ CEO가 된 이채욱 대표도 삼성물산이 친정이다. GE코리아 회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거친 그는 지난 4월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입성했다.
태광산업에 이달 초 영입된 최중재 사장과 조경구 상무도 삼성물산 출신이다.
지난해 9월 두산그룹으로 옮긴 동현수 사장은 제일모직 정보통신소재사업부 전무 출신이며, 안기훈 일진LED 대표는 삼성전기 전무 출신이다. 박성칠 동원F&B 대표는 삼성전자, 김경조 농심 부사장은 삼성코닝 출신이다.
오세영 SK하이닉스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인사이다.
헤드헌팅 업체의 한 고위 임원은 “인사관리가 철두철미한 삼성에서 임원까지 지낸 사람이면 일단 믿어볼만하다는 인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무 능력은 기본이고 트렌드를 읽고 혁신을 이끄는 힘과 인적 네트워크도 풍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삼성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힘은 조직력과 팀플레이에 기인하는 바가 큰데 삼성 인사를 영입하면 당장 큰 이득이 날 것으로 착각하는 사례가 많다”며 “특정 그룹 출신 인사에 의존하는 현상은 해당 기업과 우리 경제에 건설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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