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의 한·중인물열전] 사주명리학으로 본 후한의 창시자 광무제 -1-
대통령이나 황제의 사주는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 지는 것인가? 아니면 타고난 기질에다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 가는 것인가? 중국 역대 제왕들의 사주를 보면 황자나 황손으로 태어나서 황제가 되었으나 요절하거나 암군이 되는 경우도 있고, 위대한 황제가 되어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도 많다. 광무제는 스스로 나라를 창업한 자수성가형의 인물이다.
유방이 세운 전한(기원전 206~기원후 9)을 멸하고 들어선 신(新, 9~23)의 창시자인 왕망(王莽,기원전 45~기원후 23년 10월6일)은 기원후 23년에 옹립된 유현(劉玄, 경시제)을 토벌하러 왕읍(王邑)의 100만 군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경시제 휘하의 유수(劉秀, 광무제)의 3천 군사가 곤양(昆陽)전투에서 왕망의 100만 대군을 대파하여 후한(後漢,기원후 25~220)을 창시한다 .
광무제의 사주는 청의 명리학자 원수산(袁樹珊)이 저술한 『명보(命譜)』라는 서책에 기록되어 있다. 『명보(命譜)』는 중국 역사상의 유명한 인물들의 사주를 역사적인 기록에 근거하여 사주를 분석한 책으로 공자부터 시작하여 중국 청나라 말의 정치가, 학자로 양강총독이자 위안스카이(袁世凱)의 사돈인 단방(端方, 1861~1911)까지 64명의 명조를 기록하고 있다. 공자다음으로 기록한 인물이 바로 광무제이다.
광무제는 한 애제(기원전 7~기원전 1 재위) 건평 원년 12월 초 육일 인시에 태어났다고 『후한서』 본기에 서술되어 있다. 여기에 의하면 광무제의 사주는 다음과 같다.
사주명리학은 인간 삶의 무상한 변화에 대해 우주의 순환질서와 자연변화의 원리에 대한 고대 중국인의 자연에 대한 관찰과 인간의 경험적인 지식의 관념이 점차 발전하여 인간의 타고난 기질을 통하여 길, 흉, 화, 복, 부, 귀, 수, 요 등을 설명하고 해석하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또한 명리는 인간출생의 연월일시를 10간과 12지로 표현하는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환산하여 음양오행의 법칙에 의거하여 미래를 추산하는 동양의 예측술의 한 분야이다. 사주명리학은 음양오행이라는 원리적 체계, 역법이라는 구조적 체계, 해석체계인 용신(用神)과 희신(喜神), 한 인물의 그릇과 사회적인 활동방향을 추리하는 격국(格局)․육친론(六親論), 10년 마다 변하는 대운과 해마다 변하는 세운 등이 혼합되어 개인의 운명을 간명(看命)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八字’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하듯이 명리학(命理學)은 우리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발전해왔다. 팔자라는 말은 개인의 행․ 불행을 부여하는 것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설명하는 용어로 활용되어 왔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드라마틱한 인생성공이나 실패를 경험할 때, 이를 사주팔자 탓으로 돌리는 관습이 있다. 사주팔자가 세어 그렇다 , 팔자인가보다 하고 사는 거지 뭐! 등 팔자는 한국인의 인생관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광무제의 사주는 갑자일주(甲子日柱)이다. 갑자는 육십갑자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간지(干支)로 항상 일등주의자가 되고자 하는 암시가 있다. 명리학 고전인 『적천수(滴天髓)』 원전에는 갑목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갑목은 하늘까지 치솟는 웅장한 기세가 있으며 무성하나 아직 어리기 때문에 화를 필요로 한다(甲木參天 脫胎要火).’ 또한 역시 명리학 고전인 『궁통보감(窮通寶鑑)』에는 음 12월인 축월(丑月)에 태어난 갑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축월갑목은 매우 추운 계절이라 만물이 살 수 없다(十二月甲木 天氣寒凍 木性極寒 無發生之象) 먼저 경금(庚金)을 사용하여 차가운 갑목을 쪼개면 정화(丁火) 상관을 이끌어 쓸 수 있고 목화통명의 상이 된다. 따라서 축월의 갑목은 경금이 우선이고 다음이 정화이다(先用庚劈甲 方引丁火 始得木火有通明之象 故丁次之).’
사주명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①일간과 ②월지이다. 보통 혈액형과 같이 자기를 나타내는 글자는 일간이다. 여기에는 10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이 배치된다. 일간과 부모형제궁을 상징하는 월지와의 관계를 일차적으로 보는 것이 사주명리학이다. 월지는 사주 주인공의 유전적인 부분이나 환경을 알 수 있는 근원적인 인생바코드이다. 또한 어떤 사람의 사회적인 환경이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광무제의 사주는 양기운(甲子丙寅)이 4개, 음기운(乙卯己丑)이 4개로 음양의 조화가 적절한 모양새다. 이렇게 음양이 조화롭게 되는 팔자가 성격이 원만하다. 실질적으로 유수는 부드러움으로 나라를 다스린 황제이다. 잔인한 살육을 피하면서 덕이 있는 정치를 펴 정치,군사,외교 등에 원만한 치세를 이룩했다. 전한을 세운 유방이 개국공신들을 토사구팽(兎死狗烹)한데 반하여 광무제는 개국공신들과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육친론(六親論)은 육신(六神)이나 십성(十星)이라고도 한다. 사주명리학은 음양오행과 육십갑자라는 부호로 풀이하는데, 사주팔자로 한 개인의 총체적인 삶인 운명을 현실생활에 적용하고 해석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이론이 육친론이다. 이것은 태어난 생일인 일간을 중심으로 음양의 차이와 오행의 생극제화관계 등을 판단하여 사주 주인공과 그가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는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자식, 장인과 장모, 처남,처형 및 처제, 동서, 시부모, 손자녀, 친구,동료, 직장상사나 부하, 스승, 연인, 제자, 동업자 등의 혈연관계와 사회적인 인간관계, 사회적인 활동관계 및 직업관계, 성격, 적성, 전공관계,건강,수명,의식주관계, 재산관계 등의 제반사항을 파악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명리학의 꽃’과 같은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육친에는 일간을 기준으로 비견과 겁재, 식신과 상관, 편재와 정재, 편관과 정관, 편인과 정인 등의 열 개가 있다.
광무제 사주의 오행의 구조를 보면 일간을 기준으로 목→화→토→금→수의 배합이다. 광무제는 일간과 같은 오행인 목이 4개인데, 일간과 음양이 같으면서 오행도 같은 것을 비견(比肩)이라 부른다. 즉 일간인 갑목과 같은 갑목(甲木)과 인목(寅木)이 일간을 제외한 7개의 타간지에 있으면 비견이라 부른다. 음양이 다르고 오행이 같으면 겁재(劫財)라고 부르는데, 광무제의 일간이 갑목(甲木)이니 천간의 을목(乙木)과 지지의 묘목(卯木)이 겁재에 해당한다. 광무제는 비견과 겁재를 모두 소유했는데, 년주에 있는 겁재의 통변(사주를 실전에 응용하여 풀이하는 방법을 말한다)은 인간관계로 해석할 경우는 형제자매와 친구 및 동업자로 본다.
또한 성격은 자존심과 독립심이 강하고 강한 승부욕을 드러낸다. 보통 남녀의 성이 같은 형제는 비견, 성이 다르거나 배다른 이복형제는 겁재로 표현한다. 겁재는 재산이나 부친 및 여자를 파괴하는 요소가 강한 성분으로 본다. 겁재는 보통 악의의 경쟁자로 보는데, 시기와 질투를 자주 당하는 요소이다. 보통 비견과 겁재가 많으면 독립사업이나 자유직업이 유리하고 직장생활은 불리한 성격이다. 또한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을 많이 본다. 그러나 겁재가 강하면 아버지와 재산 및 배우자를 상징하는 재성을 극하여 부친이 일찍 죽거나 아내와 불화하고 재산을 파괴하는 흉신이다. 광무제는 부친이 아홉 살 때 사망하여 형인 유연(劉縯)과 함께 숙부 밑에서 성장한다.
[류동학의 한·중인물열전] 사주명리학으로 본 후한의 창시자 광무제 -2-
(대기원시보 2012.11.01 14:04)
명리학은 ①일간을 중심으로 하여 나머지 7개의 간지를 비교 분석하여 운명을 논한다. 광무제의 일간은 갑목이다. 일간을 중심으로 목-화-토-금-수의 오행이 배열되는데, 목의 앞뒤에 있는 오행인 수(水)와 화(火)는 상생관계로 보고 목의 앞뒤로 두 번째 있는 오행인 토와 금은 상극의 오행으로 금은 목을 극하여 관살(官殺)이라 부르고, 木은 土를 극하여 재성(財星)이라 부른다. 상생(相生)은 목이 화를, 화가 토를, 토가 금을, 금이 수를, 수가 목을 생한다. 상극(相剋)은 목이 토를, 토가 수를, 수가 화를, 화가 금을, 금이 목을 극한다.
명리학에서 부친은 편재(偏財)로 모친은 정인(正印)으로 표현하는데, 편재는 일간입장에서 극(剋)하는 성분이다. 여기서 극의 의미는 한자 자전에는 이긴다, 서약한다, 엄하다, 새기다의 의미이나 명리학에서는 서약하여 상대방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지배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일간이 갑목일 경우 목-화-토-금-수의 순서로 오행이 상생하는데, 목을 포함하여 3번째 있는 오행인 토를 내가 극한다고 보아 재성이라 부른다.
이러한 재성에는 음양이 다른 것을 정재(正財)라 칭하고, 음양이 같은 것을 편재(偏財)라 칭하는데, 정재는 육친상 아내를 지칭하거나 여자일 경우는 시어머니를 나타내는 육친상 용어이다. 편재는 남녀 모두 아버지를 칭한다. 만약 아버지를 칭하는 편재가 사주에 없고 정재만 있을 경우는 정재를 아버지로 보기도 한다.
광무제의 사주에서 월주에 있는 기축(己丑)이 정재로 아버지로 보는데, 년지에 을묘(乙卯)의 겁재가 목극토(木剋土)로 아버지 정재를 바로 옆에서 극하여 일찍 아버지가 돌아 간 이유라 볼 수 있다. 남자사주에 정재와 편재가 혼잡하면 재물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여성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편이다. 아내를 제외하고도 다른 여자와의 교제를 원하는 심리가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편재를 애인으로 본다.
아내를 정재라 부르는 것은 내가 통제하고 관리하며 지배한다는 의미이다. 보통 천간의 합인 갑기합토(甲己合土), 을경합금(乙庚合金), 병신합수(丙辛合水), 정임합목(丁壬合木), 무계합화(戊癸合火)는 남편(명리학에서 정관이라 명명)과 아내(명리학에서 정재라 명명)의 합과 같이 유정한 합으로 부부관계로 볼 수 있어 궁합에서 제일 좋은 합이다.
광무제의 입장에서는 ③子水 정인이 어머니가 된다. 음의 자수는 천간의 계수(癸水)와 동일하게 양인 갑목을 수생목(水生木)으로 생하니 음양이 조화롭다. 이런 관계는 정인(正印)이라 하여 어머니를 상징한다. 또한 정인은 명예와 대의명분을 중시하고 전통을 계승하고자 하는 선비적인 자질의 인물에게 보이는 육친이다.
광무제의 사주에는 태어난 달 축토(지장간이 계신기)에 암장된 계수와 일지에 ③子水 정인이 있어 광무제는 전통을 계승하는 의식이 강하여 유방이 세운 전한을 그대로 계승하여 후한이라 나라이름을 정했다고 본다. 또한 전한의 유교전통을 계승하여 유교를 부흥시키는데 노력했다.
광무제의 부친은 유방의 아들인 문제(文帝, BC 180~157 재위)를 이어 태평성대인‘문경지치(文景之治)’를 이룬 경제(景帝, BC 157~141 재위)의 장사정왕 유발의 현손인 남돈군 유흠(南頓君 劉欽, ?~3)이다. 유흠은 부인 번씨(夫人 樊氏, ?~22)사이에 3남3녀를 두었는데, 아들은 장남 제무왕 유연, 차남 노애왕 유중, 삼남 광무제 유수이다. 딸들은 장녀 호양공주(湖陽公主, ?~?), 차녀 신야공주(新野公主, ?~22), 3녀 영평공주(寧平公主, ?~?)이다.
명리학에서는 자식을 부르는 육친(일간을 중심으로 가족개념과 사회활동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비겁, 식상, 재성, 관살, 인성 등으로 분류한다)이 남자와 여자가 보는 법이 다르다. 남자는 자기를 극(통제하고 관리하는 것)하는 육친인 정관(正官)과 편관(偏官)을 자식으로 표현하고, 여자는 본인이 도와주고 생해주는 관계인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을 자식으로 본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자식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의 어머니들은 자식들에게 본인들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여자는 자식에 해당하는 식신운과 상관운에 연애하고 자녀를 생산하는 것이다.
광무제는 농민군인 녹림군에 같이 들어가 활약한 큰형인 유연이 경시제 유현(漢 更始帝 劉玄, 재위 23~25)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그러나 그는 아픔을 숨기고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경시제의 감시를 피해 죽음을 모면한다. 광무제는 피를 토하는 아픔을 참으면서 은인자중하면서 결국 천하를 통일한다. 매우 침착한 성격을 가진 인물임을 읽을 수 있다.
광무제는 큰형이 죽고 중형마저 전쟁통에 잃어 장남의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도 장남이 아니나 장남 역할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현상은 대귀격의 사주나 인생을 생왕사절(生旺死絶)에 비유하는 명리학의 12운성 이론인 건록(建祿)을 가진 인물에 많다.
명리에서 형제자매와 친구 동료 및 동업자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로 표현한다. 비(比)는 견줄비로 ‘비교하다’ ‘따르다’ ‘다스리다’ ‘돕다’ ‘이웃하다’ 등의 자전의 뜻이 있다. 견(肩)은 ‘어깨’ ‘견딜 견’ 등의 뜻이 있다. 겁(劫)은 ‘겁탈할 겁’ ‘위협 겁’ ‘강도 겁’ ‘부지런할 겁’ 등의 뜻이 있다. 그래서 겁재는 아내나 재물을 겁탈 당할 암시가 있고, 재물이나 어떤 목적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의미가 된다. 겁재는 정재(正財, 아내나 고정재산)가 매우 싫어하는 육친이다.
광무제의 사주를 예를 들면 생일이 갑목이고, 천간에 같은 오행인 을목과 地支에 묘목과 인목이 있는데, 기준인 갑목과 오행은 같으나 음양이 다른 을목과 지지의 묘목은 겁재(劫財)로, 지지의 인목은 일간인 갑목과 오행과 음양이 같아 비견으로 표현한다. 일간을 기준으로 같은 목기운이 강하여 형제가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광무제의 여형제 가운데 호양공주(湖陽公主)가 과부가 되었다. 여형제는 명리에서는 겁재(劫財)로 칭한다. 광무제는 누이를 마땅한 사람에게 다시 시집을 보낼 생각으로 그녀의 의향을 물어보았다. 그녀는 송홍(宋弘)이 아니면 시집가지 않을 뜻을 밝혔다. 황제는 공주를 병풍 뒤에 숨겨 두고 송홍을 불러 대화했다. 송홍을 떠보기로 하고, “속담에 말하기를 ‘지위가 높아지면 친구를 바꾸고, 집이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꾼다’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일인지” 그러자 송홍은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 “신은 가난하고 천했을 때의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고, 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한 아내는 집에서 내보내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듣자 광무제는 조용히 공주가 있는 쪽을 돌아보며, “일이 틀린 것 같습니다” 하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남조(南朝)의 송나라 범엽(范曄, 398~446)이 지은 후한서(後漢書) 송홍전(宋弘傳)에 기록되어 있는데, ‘조강지처(糟糠之妻)’의 고사가 여기서 나온다. 한편 호양공주의 노비가 법을 어겨 동선이 처형했는데, 호양공주가 화가 나서 광무제에게 일러바쳐 광무제가 동선(董宣)에게 사죄를 요구했으나 강직한 동선은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아 광무제가 감동했다는 일화에서 뒷목이 뻣뻣한 현령(縣令)이라는 뜻으로, 강직하고 올곧아서 다른 사람에 굴하지 않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강항령(强項令)’이라는 고사를 만들어 낸 인물이 호양공주이기도 하다.
[류동학의 한·중인물열전] 사주명리학으로 본 후한의 창시자 광무제 -3-
(대기원시보 2012.11.07 17:22)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의 의지에 의해서 태어난 인간은 부모를 잘 만나면 본인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데 있어서 부모가 매우 큰 힘이 된다. 사주팔자는 천지인(天地人) 삼원사상(三元思想) 가운데, 천기의 기운이다.
사람은 천기 외에도 지기적인 요소인 풍수적인 요소와 조상이나 부모의 유전인자를 잘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
조상이나 부모의 유전인자는 천지인 삼원사상 가운데 인원(人元)적인 부분이다. 지금도 전국적으로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나는 아기들은 수십 명에 달하나 태어난 지역과 부모의 환경적인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천명(天命)이 다르다고 본다.
부모 다음으로 잘 만나야 되는 인연이 중년과 말년을 좌우하는 이성과의 만남이다. 좋은 이성을 만나 사랑을 하다가도 헤어지기도 하고 결혼까지 연결되어 소중한 가정을 이루어 자식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혼생활 중에도 의견이 맞지 않거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사별하기도 하고 이혼을 하기도 하는 것이 인생사다. 마지막으로 자식을 잘 만나야 된다.
가장 힘든 것이 ‘자식농사’라는 말이 있듯이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훌륭하고 모범적인 자식을 두기를 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이다. 그래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생긴 것이다.
보통 남녀의 만남은 궁합(宮合)이라는 이론이 있어서 동양에서는 많이 활용해왔고 현재도 많은 분들이 활용하고 있다. 보통 궁합을 볼 경우는 속궁합과 겉궁합을 이야기 하는데, 겉궁합은 가정환경이나 외모, 직업, 학벌, 성격, 가치관 등의 조화를 말하고, 속궁합은 섹스 사이클의 코드문제로 궁합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두 남녀의 생일로 보는 궁합이 속궁합이다. 속궁합을 보는 이론은 서로의 천간끼리의 합과 상생․상극관계 및 지지의 합과 상충관계 및 각종 신살을 적용하여 분석하는데 보통 천간합과 지지합이 좋고 서로 상생하는 관계이거나 서로에게 필요한 오행이 많으면 좋은 궁합으로 본다. 광무제의 사주를 분석하면서 궁합을 알아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오대 십국(907~960)과 북송(960~1127) 초기에 성립된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은 ①생일을 중심으로 ②월지과의 관계를 위주로 사주를 풀이하는 학문이다. 광무제는 생일이 갑목(甲木)일간이다. 일간은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 갑목 일간에 태어난 자는 항상 새로움을 창조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작력과 기획력이 좋다. 한가지 목표를 정하면 미래지향적으로 치고 올라가는 힘이 넘친다. 갑목은 봄에 만물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기운이 본분이다.
남자가 갑목일 경우는 여자는 기토(己土)와 무토(戊土)로 표현한다. 여기서 기토는 일간인 갑목과 합하여 즉 갑기합토(甲己合土)로 남편을 나타내는 정관(正官) 갑목(甲木)과 아내를 나타내는 정재(正財) 기토(己土)가 만나 부부의 합을 이룬다. 이렇게 만나는 궁합은 정배합(正配合)이라 하여 가장 좋은 궁합이다.
그런데 무토는 갑목입장에서는 여자나 재물성을 상징하나 양간(陽干)인 갑목과 양간인 무토가 만나는 관계로 양대 양의 관계로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아 편재(偏財)라고 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소유하기를 원하는 재물과 여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차지하고 싶어한다. 보통 정재도 있고, 편재도 있으면 편재는 애인으로 본다. 광무제의 사주에서는 태어난 달에 ⑦己土정재가 있고, 태어난 시의 지장간에 무토가 있어, 아내와 애인을 모두 가진 인물로 본다.
광무제의 사주는 달과 생일이 천간은 ①甲木 일간과 ⑦己土정재가 합하고 지지는 ③자(子)와 ②축(丑)이 육합(六合)으로 합치니 이런 사주를 ‘천지덕합(天地德合)’이라 하여 매우 좋은 사주로 본다. 세상의 기운을 화합으로 모으는 에너지가 바로 천지덕합이다. ‘육합’은 부부의 합과 같이 유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합으로, 지지가 자축(子丑, 쥐와 소), 인해(寅亥, 범과 돼지), 묘술(卯戌, 토끼와 개), 진유(辰酉, 용과 닭), 사신(巳申, 뱀과 원숭이), 오미(午未, 말과 양)등으로 합치는 관계를 말한다. 천지덕합격의 광무제는 중국역사상 보기 드물게 부드러움으로 천하를 경영한 황제로 유명해진 것이다.
벼슬을 한다면 집금오(執金吾)요, 아내를 얻는다면 음려화(陰麗華)라. 이 말은 광무제가 청년시절에 한 말이다. 집금오는 수도경찰청장을 말하고, 음려화는 고향인 남양군 신야현의 호족인 음씨의 절세미인 딸을 말한다. 광무제는 청년시절의 꿈대로 집금오를 임명하는 황제가 되고, 절세미인인 음려화를 아내로 맞이했다. 기원후 23년 29세에 광무제는 곤양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이후 경시제에 의해 무신후 작위에 파료대장군이 되어 19세의 음려화에게 청혼하여 어릴적 꿈을 이룬다. 음려화는 귀인(貴人)에서 황후(皇后)가 되고, 아들인 명제가 황제가 되고 나서는 황태후(皇太后)가 된다.
광무제는 음려화와 결혼하고 나서 경시제가 장안을 차지하러 간데 반하여 하북지역을 평정하러 갔다. 이 당시 하북은 왕랑(王郞)이라는 자가 천자행사를 하고 있었다. 왕랑을 옹립한 인물 가운데 경제의 막내아들인 유순의 6세손인 진정왕 유양(劉楊)이 있었다. 유양의 누이동생은 곽창에게 시집갔는데, 그 딸이 곽성통(郭聖通)이다.
유수는 정략적으로 10만 군사를 거느린 유양의 생질인 곽성통을 아내로 맞이하여 음려화와 곽성통을 동시에 아내로 둔다. 이와 같은 중혼은 당시에는 문제될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먼저 곽황후가 26년에 황태자가 되는 유강(劉彊)을 낳았다. 음려화는 28년에 팽총을 정벌하려 가는 광무제를 따라 갔다가 현재 하북성 석가장시 남쪽의 원씨현에서 유양을 낳았다.
이와 같이 유강과 유양같이 배 다른 형제를 겁재라 부른다, 그런데 곽황후는 41년에 폐후가 돼 중산왕 태후라 불리게 되고 대신 음려화가 귀인에서 황후로 세워짐으로서 결국 광무제의 사랑은 음려화가 차지한다. 그런데 광무제는 비록 곽황후를 폐후시켰으나 죽이지 않고 도리어 곽태후형제들을 중용하는 행보를 보인다. 이것은 역시 광무제의 부드러운 정치의 일환으로 천지덕합의 사주에 걸맞는 행동으로 보인다.
음려화는 슬하에 다섯 아들(4남 유장, 6남 동평헌왕 창, 8남 광릉사왕 형, 9남 임회회공 형, 11남 낭사효왕 경)을 두었는데, 광무제의 4남이자 음려화의 장남인 유장(劉莊)이 광무제의 뒤를 이어 후한의 제2대 황제인 명제(明帝 28~75, 재위 57~75)로 등극한다.
명제의 황후는 음명덕황후 마씨(明德皇后 馬氏)이다. 마씨는 음려화와 더불어 현명한 황후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로 후한서에 ‘눈썹과 눈이 마치 손으로 그린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미남이자 공신이었던 마원의 딸이다.
며느리는 명리학의 육친용어로 남자사주는 겁재(劫財)로 표현하고, 여자사주는 편관(偏官)이라 표현한다. 남자 입장에서는 자식이 결혼하면 재물을 겁탈하는 용어인 겁재인 며느리가 들어오니 나의 재물을 주는 존재이다. 시어머니인 여자입장에서 편관은 범과 같은 존재를 상징하는 며느리가 들어오니 고부갈등은 음양의 원칙상 당연히 겪어야 되는 인생사인 것이다. 음려화는 60살에 죽어 광무제와 같이 원릉(原陵, 현 하남성 낙양시 맹진현)에 묻혔다. 천지덕합격의 남자를 만난 음려화는 남편복이 좋은 행복한 여자였다.
[류동학의 한·중인물열전] 사주명리학으로 본 후한의 창시자 광무제 -4-
(대기원시보 2012.11.14 19:59)
위(220~265)의 명신인 유소(劉邵)가 저술한 『인물지(人物志)』는 올바른 인사를 위해서는 재질과 상황에 따라 인재를 적절하게 배치할 것을 시종일관 주장한다. 『인물지(人物志)』의「재능」장은 신하의 재능과 비교하여 군주의 재능을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신하는 수신하여 관직에 나아가는 것을 재능으로 삼지만, 군주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을 재능으로 삼는다. 신하는 말을 잘하는 것을 재능으로 삼지만, 군주는 잘 듣는 것을 재능으로 삼는다. 신하는 일을 잘 실천하는 것을 재능으로 삼지만, 군주는 적절하게 상벌을 내리는 것을 재능으로 삼는다.”
이 내용을 보면 신하의 도리는 한가지의 재능만으로 직책을 행하면 되지만, 군주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간언하는 말을 잘 들으며, 일의 공과에 따라 신상필벌을 엄중하게 하는 것이 군주의 재능으로 본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할지라도 군주와 궁합이 맞아야 하고, 본인의 능력과 철학이 시대정신과도 통해야 한다. 리더의 비전과 그릇에 따라 추종자의 수준이 결정된다.
후한의 창시자 유수는 젊은 시절 시골의 근면하고 성실한 농부였다. 광무제가 농부에서 군인으로 전쟁터에 나가 승승장구하고 후한이라는 새로운 제국을 건설한데는 그를 따르고 한을 중흥하는데 공을 세운 수많은 공신들이 있었다.
광무제의 뒤를 이어 집권한 명제(明帝, 재위 57~75)는 60년에 광무제 유수를 보좌한 28명의 공신을 표창하기 위해 남궁 운대에 공신들의 초상화를 걸어놓아 기념했다. 이것이 유명한 운대 28명의 공신들이다. 이들은 광무제 유수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면서 ‘광무중흥(光武中興)’을 이룩하는데 공을 세운 인물들이다. 이것은 당태종이 나라에 공로가 큰 장손무기, 두여회, 위징, 방현령, 위지경덕, 이정, 소우, 굴돌통, 후군집, 이적, 고사렴, 진숙보 등의 신하 스물네 명의 초상화를 능연각(凌煙閣)에 걸어 놓았던 것과 비교된다.
운대에 세워진 공신들은 등우·마성·오한·왕량·가복·진준·경감·두무·구순·부준·잠팽·견심·풍이·왕패․주우·임광·제준·이충·경단·만수·개연·비동·요기·유식·경순·장궁·마무·유릉 등이다. 이 가운데 인정을 베풀고 민심을 잘 어루만지는 유가형 관리가 요기, 주우, 이충, 경순, 제준 등이다.
광무제가 농부에서 황제가 되고 33년간 집권하기까지 인연을 맺었던 공신들의 면면을 일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등우는 광무제가 마음에 품은 최고 공신이었다. 그는 소년시절에 장안에서 유학할 당시 유수를 만나 평생지기가 된다. 등우는 천하를 쟁취하고자 하는 유수의 마음을 굳게 만들고, 천하통일의 기본적인 전략을 짠 인물로 특히 덕치로서 민심을 얻을 것을 권유하였다.
그는 “자고로 흥하는 자는 기반의 대소가 아니라 덕의 깊고 옅음에 달려 있다”는 도리를 유수에게 각인시켰으며, 수많은 인재들을 유수에게 추천했다. 그는 효성이 지극했고, 인재를 중시한 인물로 재상의 풍모를 가진 자였다. 한 고조의 소하에 비견할 수 있는 인물이 등우였다. 등우는 복잡한 군사환경에 능한 장수가 아니어서 여러 번 전투에서 패전했다. 그렇지만 광무제와 함께 태산의 봉선의식에 참가할 만큼 광무제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었다.
오한(吳漢)은 유현 정권의 안락현령으로 있다가 24년에 유수를 따랐다. 그 후 20여 년 동안 종군하면서 혁혁한 공을 세운다. 36(건무12년)에 사천성에서 천자로 행사하던 공손술(公孫述)을 광무제가 공격할 때 오한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가 성도성을 함락하고 나서 공손술과 연잠의 가족과 수만명의 사람을 죽이는 잔인한 면을 드러내었지만 경감, 마무, 왕패와 더불어 작전수행능력이 탁월한 인물이었다.
풍이(馮異)는『춘추좌전』과『손자병법』에 정통한 인물로 위인이 매우 겸손해 자신을 자랑하지 않았으며, 평소에 동료들을 잘 감싸주고, 장군들이 자기의 공로를 자랑할 때, 항상 큰 나무밑에서 홀로 앉아 있으므로 그를 ‘큰 나무 장군’이라 불렀다. 풍이는 대사도 등우와 거기 장군 등홍이 섬서성 화음현에서 적미군과 싸울 때, 등우와 등홍이 참패했으나, 그는 소수의 병력으로 적미군을 대파해 8만여 명의 항복을 받았다.
풍이는 계속해서 지방세력을 소탕하면서 장안을 대도시로 변모시켰으나, 누군가 현지인들이 풍이를 ‘함양왕’으로 부른다고 모함해 풍이는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결국 관용적인 광무제에 의해 살아나고 관중에 돌아가 관중과 감숙성 일대 외효와 사천성의 공손술에 대응하게 할 만큼 광무제의 신임이 두터웠다. 34년(건무 10)에 전선에서 병을 앓아 죽었다. 광무제와 풍이의 관계는 광무제의 공신들에 대한 관용과 신임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광무제의 이와 같은 공신들에 대한 관용은 그의 사주를 통해보면 충분히 공감이 간다. 광무제의 사주(을묘년 기축월 갑자일 병인시생)에서 가장 주목해서 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태어난 시다. 광무제는 한 겨울인 언땅인 축월에 속리산의 정이품송과 같은 갑목일주로 태어났다. 이럴 경우는 반드시 언땅을 해동시켜야만 된다. 다행히 광무제는 태어난 시가 병인시(丙寅時)로 태양불을 상징하는 병화(丙火)가 장작인 인목(寅木)위에 않아 있어 사주구성이 매우 좋다. 또한 풍수에서 명당의 혈에 해당하는 장생(長生)을 깔고 있어 금상첨화이다.
보통 음력 10월에서 1월 사이에 태어난 인물들은 따듯한 기운인 화기가 절실하다. 그래서 되도록 남방지역이나 남향 및 여름이 유리하다. 색깔도 붉은색 계열이 조화롭다. 유방은 군사를 일으켜 천하를 쟁탈할 때 자신을 ‘적제(赤帝)의 아들’로 칭한 적이 있다. 따라서 유수가 건립한 정권도 붉은색을 숭상하고 붉은 색을 기치나 의복의 주요색으로 정했다. 요즘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후보도 축월(축월)의 토사주와 목사주로 태어나서 반드시 따뜻한 화 기운이 필요한데, 박근혜 후보가 주로 붉은 색을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갑목일주(甲木日柱)에서 병화(丙火)는 목생화의 원리로 식신(食神)이라는 육친용어가 된다. 식신은 수복신(壽福神)으로 장수와 복을 상징한다. 그 이유는 사주에서 가장 기피하는 칠살을 제압하는 육친으로 칠살은 부정적인 개념으로는 질병이나 재앙을 상징하는데 이러한 칠살을 강력히 제압하니 소위 말해서 식신제살격을 형성하여 장수의 별이고, 또한 누구나 소유하기를 원하는 재물과 여성을 상징하는 재성을 도우는 보급로 역할을 담당하니 의식주를 주관하는 복신이다.
특히 광무제의 사주와 같이 기축월(己丑月)의 갑목일주의 정재격(正財格, 갑목이 기토와 축미토를 만난 경우를 말한다)의 사주는 정관보다는 식신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여 이런 경우를 재용식신격(財用食神格)이라 부르고, 천간이 식신생재격으로 구성되어 요즘으로 태어나면 사업가로서도 크게 성공할 사주이다.
식신은 사람으로는 따르는 부하나 제자및 장모나 할머니를 상징하고 여자에게는 자식을 나타내는 육친이다. 토사구팽을 한 유방이나 월나라의 구천과 달리 광무제는 식신에 해당하는 개국공신들의 도움과 보필로 광무중흥을 이루고 끝까지 원만하게 보낸 이유는 태어난 시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 덕분이다.
[류동학의 한·중인물열전] 사주명리학으로 본 후한의 창시자 광무제 -5-
(대기원시보 2012.11.21 16:59)
같은 시간대에 태어난 사주팔자라도 운명이 다른 것은 태어난 지역의 땅기운과 성장지와 거주지 등 주변환경적인 요소가 운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를 비롯한 조부모와 외조부모 및 조상의 유전인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부모의 유전인자와 부모의 영향력은 천지인(天地人) 삼원(三元) 가운데 인원(人元)적인 부분으로 사람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1은 광무제의 사주이다. 표2는 현재 대한민국 부산에서 살고 있는 1975년생 여성의 사주이다. 똑같은 사주를 가지고 태어났으나 한 사람은 후한의 창업 군주가 되고, 한 사람은 평범하게 살고 있다. 이와 같이 똑 같은 사주를 가지고 태어났으나 다른 인생을 사는 것은 먼저 남녀의 사주가 같더라도 ‘시절인연’을 나타내는 나의 주변환경적인 요소의 변화인 대운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운이란 누구나 10년마다 크게는 30년마다 한 번씩 바뀌는 운명의 행로를 말한다.
이 인생행로야말로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주명리학의 핵심키워드이다. 이 핵심키워드를 정확히 알아내면 인생경영을 계획적으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사주명리학이 무속인들이 보는 점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명(命)의 기(氣)와 대운 행로의 기(氣)를 비교하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길흉화복과 인생의 방향성을 추리해 낼 수 있다. 대운은 사람마다 다르다. 요즘은 컴퓨터에 생년월일을 치면 자동으로 대운의 숫자가 자동으로 기록되어 있어 한결 편하다.
사주란 생년․생월․생일․생시에 해당하는 간지(干支)를 말한다. 생년의 간지를 연주(年柱) 또는 태세(太歲)라 부르고, 생월의 간지를 월주(月柱) 또는 월건(月建)이라 부르며, 생일의 간지를 일주(日柱) 또는 일진(日辰)이라 하고, 출생한 시간에 해당하는 간지를 시주(時柱) 또는 시진(時辰)이라 부른다.
그런데 사주를 세우는 방법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반드시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등의 절후(節候)라는 것을 기준으로 연주와 월주를 세워야 된다. 이것은 일반인들이 종종 잘못 알고 있는 내용으로 신정이나 구정이 지나면 한 살을 더 먹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입춘일의 정확한 시간을 경과해야 매년의 태세(太歲-年柱)가 바뀐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생일이 12월 25일에 태어나더라도 입춘이 12월 23일에 들어왔으면 다음해의 태세로 연주를 세워야 한다.
또한 생일이 음력 1952년 1월 7일(양력 2월 2일) 오전 8시 출생자라도 입춘이 1월 9일인 경우는 전년의 태세로 연주를 정해야 한다. 즉 1952년 임진년의 용띠가 아니라 전년도인 신묘년의 태세로 연주를 정하고 월주도 신묘년에 준하여 정해야 한다. 따라서 임진년 임인월 무인일 병진시가 아니라 신묘년 신축월 무인일 병진시의 사주가 된다.
월주는 반드시 날짜가 든 달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그 달에 소속된 절기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즉 인월(寅月, 정월)은 입춘(立春), 묘월(卯月, 2월)은 경칩(驚蟄), 진월(辰月, 3월)은 청명(淸明), 사월(巳月, 4월)은 입하(立夏), 오월(午月, 5월)은 망종(芒種), 미월(未月, 6월)은 소서(小暑), 신월(申月, 7월)은 입추(立秋), 유월(酉月, 8월)은 백로(白露), 술월(戌月, 9월)은 한로(寒露), 해월(亥月, 10월)은 입동(立冬), 자월(子月, 11월)은 대설(大雪), 축월(丑月, 12월)은 소한(小寒) 등을 지나야 한다.
대운의 간지를 적용하는 방법은 양남음녀(陽男陰女)는 월주에서 순행(順行)하고, 음남양녀(陰男陽女)는 월주에서 역행한다. 1950년, 1952년과 같이 양년에 태어난 남자와 여자는 양남과 양녀라 하고, 1951년과 1953년과 같이 음년에 태어난 남자는 음남,여자는 음녀라 부른다. 이와 같이 태세가 결정되면 양남과 음녀는 월주의 다음부터 육십갑자 순서로 간지를 기록해 나간다. 예를 들어 여자가 1952년 신묘년 12월생이면 신축월이 되는데, 신축 월주의 다음 간지인 임인․계묘․갑진․을사․병오․정미․무신․기유․순으로 대운을 기재한다.
그리고 태어난 해가 1961년, 1963년, 1965년과 같이 음의 해에 태어난 음남과 1962년, 1964, 1966년과 같이 양의 해에 태어난 양녀일 경우는 월주의 간지 전부터 육십갑자의 순서를 거꾸로 기록해 나간다. 예를 들어 남자가 1965년 음 3월생이면 경진(庚辰)월인데 1965년은 음년이고 남자는 음남이라 경진월의 전달인 기묘부터 기재하여 나가면 무인․정축․병자․을해․갑술․계유․ 임신․신미 순으로 기재해나간다.
위의 광무제 사주의 대운을 보면 남자인 광무제는 태어난 해가 음년인 을묘년(乙卯年)이다. 따라서 음남에 해당하여 태어난 달인 기축월의 전달부터 역순으로 기재해나간다. 따라서 무자부터 정해․병술․을유․갑신․계미․임오․신사․경진순으로 대운을 기재한다.
한편 표2의 여성의 사주는 광무제와 사주는 같으나 인생행보와 주변적인 상황이나 마음의 변화를 나타내는 대운이 다르다. 표2의 여성은 1975년 음년에 태어났다. 따라서 음년이라 순행의 대운을 적는다. 태어난 달 기축월 다음달 부터 경인․신묘․임진․계사․갑오․을미․병신․정유무술 순으로 대운을 기재한다.
이런 원리에 의해서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남녀라 할지라도 대운이 달라 운명이 큰 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표2의 1975년생 여성은 필자가 부산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할 때 건축공학과에서 고전건축을 전공하던 여학생으로 사학과에서 같이 동문수학하던 여성이었다. 본인이 자기의 사주를 나에게 자문한 적이 있어 감정을 한 기억이 나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나 광무제의 사주와 정확히 태어난 시까지 같았다. 현재 들은 바에 의하면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박사논문준비중에 있는데, 그리고 아직 미혼이다. 이것은 시절인연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위의 사주에서 가장 필요한 오행은 병화(丙火)이다. 먼저 축월의 갑목은 언 땅의 너무 추운 계절이라 만물이 살 수 없는 시베리아벌판과 같다. 이럴 경우는 먼저 도끼와 같은 경금(庚金)으로 차가운 갑목(甲木)을 쪼개어서 불꽃인 정화(丁火) 상관(傷官)을 이끌어 쓰며, 태양열과 같은 병화(丙火) 식신(갑목이 병화를 보면 식신이라 부른다)으로 따뜻하게 조후한다. 이렇게 되면 목화통명의 상으로 매우 귀한 사주가 된다.
결론적으로 이 사주의 가장 큰 역할은 화기운이 담당하는데, 광무제의 사주는 병술(丙戌) 대운부터 화대운으로 접어드니 일찍 뜻을 펼 수 있었고, 표2의 여성의 사주는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까지 신묘(辛卯)대운이라, 대운의 신묘가 사주의 병화(丙火)를 병신합수(丙辛合水)로 합거하니 병화가 기반(羈絆,오행이 얽매어 있는 상태)이 되어 대학진학이 매우 불리한 운세이다. 더욱이 다음의 28세 이후인 임진대운(壬辰大運)은 편인(偏印)대운으로 식신을 활용해야 할 사주에서 편인운은 최악의 운세이다. 계사대운부터 서서히 30년간 대운이 남방화운으로 접어드니 병화가 뿌리를 내려 뜻한 바를 성취할 수가 있는 자수성가형의 사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