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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법

前정권 핵심 실세들, 초췌한 모습으로 법정에… 이상득 前의원, 마스크 쓰고 입장… 손엔 파스 (조선일보 2013.07.02 03:00)

前정권 핵심 실세들, 초췌한 모습으로 법정에… 이상득 前의원, 마스크 쓰고 입장… 손엔 파스

[어제 항소심 결심공판]

정두언, 흰머리 늘고 얼굴 푸석
검찰, 1심 때와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년·1년 6개월 구형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이상득(78) 전 의원과 새누리당 정두언(56) 의원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1일 오후 서울고법 403호 중법정에서 열렸다. 36석 규모의 법정은 지지자와 저축은행 피해자 등 70여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법정은 금방 찜통이 됐다.

두 사람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나란히 법정에 들어섰다. 지난주 공판 때와 같이 마스크를 쓰고 나온 이 전 의원은 느린 걸음으로 책상을 짚으며 자리에 앉았다.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히기를 반복했고 파스를 붙인 손으로 무언가 적기도 했다.


	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03호 법정으로 하늘색 수의를 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마스크를 벗으며 들어서고 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잠시 후 재판장의 신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03호 법정으로 하늘색 수의를 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마스크를 벗으며 들어서고 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잠시 후 재판장의 신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두 사람은 지난 4월 각각 병보석을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당시 녹내장과 급성폐렴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이 전 의원은 그 후로 안경을 쓰고 있다. 정 의원 역시 흰머리가 늘었고 얼굴도 창백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2인자 또는 3인자로 통하던 두 권력자였던가 싶을 정도로 초췌해 보였다.

서울고법 형사4부 문용선 재판장은 마지막 신문에서 금품을 받은 장소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2007년 저축은행과 기업에서 정치자금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덕룡(71)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 전 의원으로부터 허위진술을 강요받았다"고 증언하며 궁지에 몰렸었지만, 이달 초 이재오(68)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이 돈을 받았다고 하는 날 이 전 의원은 온종일 국회에서 BBK특검법을 처리했다"며 유리한 증언을 했다.

정 의원은 저축은행에서 4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현역 의원으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4개월간 불구속 수사를 받다가 재판 도중 법정 구속됐다.

정 의원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 "재판부가 억울함을 밝혀주면 용기 있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 돼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1심과 마찬가지로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추징금 7억5000만원,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1억4000만원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19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