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의약품 대체 뭐길래 각광받나

셀트리온이 개발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에 성공하면서 항체 바이오의약품이 세간에 이슈가 되고 있다. 앞으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항체의약품이 국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우리 몸속에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항원)가 들어오면 혈액에 존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침입자인 병원체를 공격해 잡아낸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이 원리를 활용해 만들어낸 약이다.
보통은 병원체가 체내에 들어올 때마다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내지만, B세포가 항체를 만들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자가면역질환이나 암이 그렇다.
류머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원래부터 몸속에 있는 면역세포가 체내에서 잘못된 명령을 받아 신체의 특정부위를 공격해 발생한다. 몸 밖에서 병원체가 들어와 질병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몸 안의 세포가 문제를 일으키는 `돌발상황`이기 때문에 B세포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 즉 B세포는 다른 면역세포가 관절을 공격하고 있어도 항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소리다. 이때 항체의약품이 몸 안에 들어가 면역세포에 과도하게 공격명령을 내리고 있는 면역신호단백질에 달라붙어 잘못된 공격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암 세포를 죽이는 원리도 비슷하다. 신체 기본 구성 단위인 세포는 자체 조절 기능이 있어 항상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데, 자체 조절에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과다 증식하는 경우에 암이 발생한다. 항체의약품은 빠르게 증식하는 암세포들을 찾아가 이 세포들의 표면 단백질에 달라붙는다. 일반 항암제는 빠르게 자라는 세포를 무조건 죽이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항체의약품은 특정 암세포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
항체를 외부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병을 일으키는 물질을 찾아내 토끼나 쥐 등 다른 생물체에 주입해 항체를 찾는 과정을 거친다.
고상석 한국 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생물체는 자기 몸에 없는 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면 면역작용을 일으킨다"며 "이를 활용해 토끼나 쥐에 병원체를 주사해 의도적으로 면역작용을 일으켜 항체를 만들 수 있는 DNA를 추출해 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DNA를 생쥐에게서 추출한 세포에 주입한 뒤 `세포들의 먹이`인 배양액에 넣어주면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며 항체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후 배양액을 걸러내고, 세포 안에서 항체만 다시 추출하는 정제과정을 거쳐 환자에게 주사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면 항체의약품이 완성된다.
1985년까지 이 같은 과정으로 개발했지만 어느 순간 부작용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동물의 면역반응을 통해 만든 항체이다 보니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주사할 경우 인체가 치료제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항체 치료제에 활용되는 항체를 DNA재조합을 통해 인간 항체와 가깝게 개조한 `키메라 항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키메라 항체보다 인간 항체와 조금 더 가깝게 개조한 `인간화 항체`가 개발됐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얀센의 레미케이드와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대표적인 키메라 항체의약품이며, 유방암 치료제인 로슈의 허셉틴은 인간화 항체의약품이다.
세포가 만들어 내는 물질이다 보니 온도, 습도, 산소량 등 배양 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약효가 크게 차이가 난다. 똑같은 브랜드의 와인이지만 포도를 생산한 해의 일조량이나 습도, 숙성한 오크통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른 맛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 바이오의약품 역시 한 회사에서 똑같은 배양과정을 거쳐도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램시마)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항체의약품(레미케이드)과 동일한 효능을 내게 만든 약이다. 시밀러는 `비슷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similar)에서 나왔다.완벽하게 똑같지는 않기 때문에 붙은 용어다.
반면 화학적 합성의약품은 오리지널약의 화학식만 분석해 내면 원래 제품과 효능이 사실상 100%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제조 과정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배양 환경까지 정확히 맞춰주지 않으면 효능이 크게 다른 제품이 나온다. 특히 항체의 경우 단백질 주변의 `당(糖)`성분이 올바른 자리에 제대로 붙어 있는지에 따라 몸 안에서 분해되지 않고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3조원 대박'터뜨린 서정진 회장 "마음은 복잡해"
(조선일보 2013.07.01 18:41)
-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허가로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는 유럽을 비롯한 총 78개국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이번 허가를 받는데 전력을 다하느라 지분 매각 방법은 아직까지 구체화하지 못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램시마의 판매허가와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가 어렵다는 항체의약품의 복제약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선진국 규제기관의 인정을 받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4월16일 기자회견에서 경영권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공매도 투기 세력과 싸우는데 이젠 지쳤다"며 "EMA가 램시마의 판매를 허가하는 대로 보유주식 전량을 다국적 제약사에 팔겠다"고 밝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서 회장은 지분 매각을 말한 이유에 대해 "회사가 EMA 허가와 같은 중요한 일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더 이상 잘못된 의혹을 확대하지 말아달라는 뜻이었다"며 "지금도 공매도 세력에 대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든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다"며 "우선 협상대상자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매각주간사인 JP모건과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EMA 허가에 전력을 다하느라 그동안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회의를 할 틈도 없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램시마의 이번 판매허가가 셀트리온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서 회장은 "EMA가 판매를 허가하면 유럽연합(EU) 27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에서 자동적으로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고, 그 외에도 EMA 허가에 영향을 받는 나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의약품에 판매 허가를 내줄 때 EMA의 결정을 필수적으로 참고하는 유럽 11개국과 비유럽 37개국 등 48개국을 지칭한 말이다. 이들을 포함해 램시마는 EMA 허가 하나로 총 78개국에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판매가 가능한 국가부터 빠르게 허가 등록을 마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럽 외에도 러시아와 브라질, 멕시코와 같은 신흥시장이 집중공략 대상에 올랐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선 4~5년간 경쟁자가 없어 독점이 가능하다.
램시마는 EMA 허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30개국에서만 내년 1조5000억원, 2015년부터는 3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국가에서의 매출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램시마의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가 매출 약 4조원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은 2015년 하반기쯤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는 별도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할 필요 없이 EMA 허가 때 제출한 결과를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다국적제약사도 복제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불리는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느라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항체의약품의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램시마는 다국적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를 타깃으로 만든 국산 1호 바이오시밀러다. 지난 2006년부터 물질개발을 시작해 글로벌 임상 등의 개발에 약 2000억원이 투자됐다. 한국 기업의 의약품이 EM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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