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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에게도 아내가 있었다?…4세기 고대문서서 첫 발견 (동아일보 2012-09-19 16:48:01)

예수에게도 아내가 있었다?…4세기 고대문서서 첫 발견

4세기 자료…"예수 '나의 아내'라는 표현 사용"



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언급했다고 기록된 파피루스가 발견돼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하버드대학 신학대학원의 캐런 킹 교수는 이 파피루스를 해독했다며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학회에서 그 존재를 발표했다.

고대 이집트의 콥트어로 기록된 이 파피루스 조각에는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명함보다 작은 3.8㎝×7.6㎝ 크기에 네 단어가 적힌 이 문서 조각은 4세기 때의 것으로 그 존재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기독교사 전문가인 킹 교수는 예수가 아내의 존재를 언급한 것으로 기록된 고대문서는 이 문서가 유일하다며, 예수가 결혼했다고 일부 초기 기독교인들이 여겨왔음을 보여주는 첫 증거라고 평가했다.

킹 교수는 이 문서가 예수의 대화 일부를 기록한 것으로, 이 대화에서 예수의 사도들이 마리아가 사도 자격이 있는지를 논의하자 예수는 "그녀는 나의 사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파피루스가 2세기에 그리스어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복음서의 필사본이라고 분석했다.

킹 교수는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믿을만한 역사적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문서가 예수가 결혼했는지 '증명'해주지는 않는다고 단정을 유보했다.

킹 교수는 "처음부터 기독교인들은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다"며 "예수가 숨지고 나서 한 세기가 지나서야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수의 결혼 여부 문제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문서 조각은 익명의 민간인 수집가가 소장한 것으로 이 수집가는 킹 교수에게 문서를 해독, 분석해달라고 맡겼다.

이 문서가 발굴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콥트어가 사용됐고 건조한 기후로 고대 파피루스의 보존에 유리한 이집트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킹 교수는 밝혔다.

특히 문서의 위조 여부와 관련해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파피루스와 글씨의 상태, 잉크가 흡수된 화학적 방식, 어휘 등을 분석한 결과 고대 문서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킹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잉크 화학성분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쳐서 진위 여부를 최종 판정할 것이라고 킹 교수는 덧붙였다.

그간 가톨릭과 개신교는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고 설파해왔으나 '예수 결혼설'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2003년 출판된 소설가 댄 브라운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경우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까지 뒀다고 설정해 교황청 등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통상 교황청 산하 언론사들은 이 같은 학회 내용을 자주 보도하나, 이번 킹 교수의 발표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예수, 부인 있었다" vs "전혀 신빙성 없다"

 (조선일보 2012.09.19 23:50)

 

캐런 킹 하버드대 교수 국제 학회서 문서 공개 논란
킹 교수 - 예수 직접 "나의 아내" 언급… 4세기 이집트 문서 근거 주장
신학계 - "발견된 콥트어 문서는 신약시대와 거리 멀어… 이단의 주장에 불과하다"

 

예수가 "나의 아내"라고 직접 언급했다는 4세기 콥트어(語) 문서의 파편이 공개됐다. 기독교 영지주의(靈知主義·Gnosticism) 연구자인 캐런 킹(58) 하버드 신학대학원 교수는 18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 콥트학회에 이 문서 파편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와 보스턴글로브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영지주의 문제에 밝은 국내 신학자들은 "실증적 사료로서의 가치는 거의 없으며,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해프닝"이라며 "신학적으로 논쟁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냉담한 반응이다.

◇"'나의 아내' 언급 있다"

보도에 따르면 킹 교수는 "정확한 입수 경로는 밝힐 수 없다"며 공개한 콥트어(이집트 토착어) 문서 파편에 스스로 '예수의 아내 복음(The Gospel of Jesus' Wif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신용카드 정도 크기의 이 문서의 문구들은 문장으로서 완성되지 않은 형태다. "내게는 아니다. 내 어머니가 내게 생명을 주었다" 등 맥락 없는 단어가 나열된 가운데 "나의 아내"라는 언급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킹 교수는 NYT에 "이것이 예수가 결혼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예수가 직접 '나의 아내'라고 언급한 문서가 발견된 것에 크게 흥분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신학부 캐런 킹 교수가“예수가 직접‘나의 아내’를 언급한 문서”라며 콥트어 파피루스 파편을 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신용카드 정도 크기인 파피루스 문서 파편의 모습.“ 나의 아내”“그녀는 내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등의 맥락 없는 단어와 조각난 문장들이 나열돼 있다. /뉴욕타임스, AP뉴시스.
◇유다·도마·막달라 마리아…이어지는 문서들

예수의 삶과 관련한 '이설(異說)'의 역사는 오래됐다. 도마가 예수의 쌍둥이라고 확언한 '도마행전', 가룟 유다가 예수의 진정한 제자였다는 '유다복음', 깨달음이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는 '도마복음' 등이 그렇다. 이런 주장은 이스라엘이집트 등 중동 지역에서 새 문서가 발견될 때마다 불거졌다. 그 바탕에는 예수 사후 이집트 등을 근거로 번졌던 영지주의가 깔려 있다. 영지주의는 유대교, 기독교, 점성술, 그리스·이집트 철학·사상 등이 혼합된 일종의 이단 사상. 교리적으로 정통 기독교와는 큰 차이를 보여 3세기경 이후로는 사라졌다. 하지만 당시의 파피루스 문서 등이 간헐적으로 발견되면서 '음모론'적 내용이 대중의 호기심과 맞물리며 계속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역시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으며,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자손을 남겼다는 영지주의적 가설 위에 설계됐다. 하지만 이들 문서는 하나같이 잠시 대중의 눈길을 끌었을 뿐,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진 경우는 없다.

◇"문헌적·역사적 맥락 없는 파편"

미국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박사 출신인 김범식(49) 목사(서울여대 대학교회 담임)는 "예수의 열두 제자를 중심으로 한 사도교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영지주의자들은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와 결혼하는 등의 특별한 관계였으며 특별한 지식을 전수받았다고 설정하고, 자신들 신앙의 교조로 삼아 종교적 정통성을 확보하려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클레어몬트대는 미국 내에서 영지주의 문서 연구를 주도해왔다. 대부분의 기독교 영지주의 문서는 3~4세기 정도에 쓰였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 김 목사는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등 4대 복음서는 대개 1세기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쓰인 것들"이라며 "기록의 연대로 봐도 복음서가 훨씬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번역담당 총무 신교선 신부는 "성서 외의 수많은 종교 문헌이 있지만, 예수가 혼인했다는 얘기는 등장하지 않는다"며 "4세기 콥트어 문서는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신약시대와 거리가 너무 멀어 신빙성을 얻기 어렵고, 문서 파편 하나로는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다"고 했다.


 

 

다빈치 코드처럼, 예수는 결혼했나 “내 아내 …” 언급한 4세기 기록 나와

[중앙일보]입력 2012.09.20 02:05 / 수정 2012.09.20 02:55

콥트어로 쓰인 파피루스 판독 미 하버드대 신학부 킹 교수 공개
가톨릭 “결혼 안 한 게 불변의 사실” 여성사제 허용 논의 진전 가능성

 

2003년 출간된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장편 『다빈치 코드』는 전 세계적으로 6000만 부 넘게 팔렸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추리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예수가 결혼해 자식이 있었다는 도발적 설정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았다. 당장 로마교황청은 책 내용이 사기라며 비난했고, 몇 년 후 소설이 영화화되자 관람을 금지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교황청, 그리고 대다수 기독교 신자가 불편해 할 만한 문건이 또 나왔다. 이번엔 넘치는 상상력으로 무장한 소설가가 아니라 엄밀한 사실의 세계를 추구하는 미국 하버드대의 신학자에 의해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하버드대의 초기 기독교 전문가인 캐런 L 킹 신학부 교수가 ‘예수의 아내’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된 파피루스 문서 파편을 찾았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 콥트학회에서 해당 문서가 공개됐다고 했다.

 킹 교수가 ‘예수의 아내서’라고 이름 붙인 이 문서 파편은 가로·세로 8X4㎝ 크기다. 그리스 문자를 사용한 고대 이집트 남부 언어인 콥트어로 쓰였다. 앞면에 여덟 줄 정도가 부분적으로 판독 가능하고, 뒷면은 단어 몇 개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부정확한 상태다. 문서는 대략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로저 배그널 뉴욕대 교수 등 파피루스 전문가들에 의해 위조된 게 아님을 확인받은 상태다.

 

예수 부활의 첫 목격자는 마리아 막달레나(왼쪽)다. 그림은 안토니오 다 코레조의 ‘나를 만지지 말라’(1534년께). 영적인 세계와 삶의 세계를 구분하는 말이다.
 여덟 줄 안에는 “예수께서 그들(제자)에게 말했다. ‘내 아내…’”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다”와 같은 대목이 있다. 킹 교수는 “다른 건 몰라도 ‘아내’라는 단어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기 기독교 시대에 이미 예수가 결혼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논란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발견을 댄 브라운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받아들이지 말라”며 예수 결혼 기정사실화를 경계했다.

 킹 교수는 파편 사진을 하버드대 홈페이지(hds.harvard.edu)에 공개하는 한편, 관련 논문을 2013년 1월호 ‘하버드 신학리뷰’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그에 따라 실제로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는지, 그 대상이 마리아 막달레나였는지를 두고 학계의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예수 결혼설’은 새로운 게 아니라고 말한다. 비교종교학자인 캐나다 리지아나대 오강남 명예교수는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그런 내용을 밝힌 고문헌이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진보신학자인 제3시대 그리스도연구소 김진호 실장 역시 “3∼4세기 지중해 지역에 널리 퍼졌던 민중신비주의(영지주의) 계열의 기독교도들 사이에 마리아 막달레나를 숭배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현재의 정전(正典) 성경 자체가 서기 325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여러 분파로 나뉜 기독교를 하나로 통합해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 집대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현재 성경의 내용은 역사적으로 정통성을 인정받게 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가톨릭계 역시 성경이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가톨릭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의 신교선 신부는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성경 내용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앞으로도 이게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신 신부는 “이번 고문서 건이 아니더라도 변화하는 종교 환경을 감안해 장기적으로는 가톨릭도 사제 결혼과 여성 사제 허용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성공회와 기독교 개신교의 예장 통합, 감리교단 등은 여성 성직자를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