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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알기

일제 때 출토된 백제 철제대도, X레이 찍어보니 (조선일보 2012.08.14 16:54)

일제 때 출토된 백제 철제대도, X레이 찍어보니 금으로 새긴 무늬… 왜왕에게 준 칠지도와 유사

 

무령왕릉 인근 고분서 발견, 봉황·초화·구름무늬 등 칼 몸체에 금으로 새겨져
금을 몸체에 새긴 백제 칼은 日국보인 칠지도가 유일

 

충남 공주 송산리 고분 29호분에서 칼 몸체에 금으로 화려한 무늬를 새긴 철제대도(鐵製大刀)가 발견됐다.

국립공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13일 "일제 강점기 때 29호분에서 발굴된 금속유물 조각들을 X레이로 촬영한 결과, 칼 몸체 전·후면에서 봉황과 초화(草花), 구름무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칼 손잡이에 용이나 봉황, 넝쿨무늬 등을 은으로 새긴 백제의 칼은 공주 수촌리나 천안 용원리 등에서 10점 정도 출토됐지만, 몸체에 금으로 새긴 백제 칼은 일본 국보로 지정된 칠지도(七支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칠지도와의 관련 여부를 놓고,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주 송산리 29호분에서 나온 백제 칼(위)과 X레이 사진(가운데). 아래는 칼의 가장 왼쪽 부분을 확대한 X레이 사진으로 풀이나 꽃무늬로 추정된다. 오른쪽은 칠지도.

 

일본 나라현 덴리시 이소노카미신궁(石上神宮)에 소장된 칠지도는 칼 몸체에 금으로 한자 61자가 새겨져 있어 고대 한일관계사의 비밀을 풀 자료로 주목받아왔다. 국내학계에선 대부분 백제 근초고왕 때인 369년 백제가 왜왕(倭王)에게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기은 공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29호분은 무령왕릉과 비슷한 시기인 5세기 말, 6세기 초에 무령왕 가계에 속한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된다"면서 "봉황과 초화, 구름무늬로 구성된 연속무늬는 백제 시대에 처음으로 확인된 유물"이라고 말했다.

송산리 29호분은 조선총독부 박물관장을 지내기도 한 아리미쓰 교이치가 1933년 발굴한 것으로 2002년에야 정식 발굴보고서가 나올 만큼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공주박물관은 29호분을 비롯한 송산리 고분군에서 나온 미정리 유물들을 조사해 연말에 '송산리고분군 기초자료집'을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