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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20대 직장男, 카드사 女직원 전화받고 `갑자기` (매일경제 2012.07.25 08:10:36)

20대 직장男, 카드사 女직원 전화받고 `갑자기`

5년새 2배 늘어…금감원, 카드사 보험판매 실태조사

 

 직장인 이동준 씨(28ㆍ서울)는 얼마 전 카드사에서 걸려온 전화에 귀가 솔깃했다. 최저 3.7%의 수익을 보장하는 적금 상품인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카드결제가 가능해 연말 소득공제 효과도 챙길 수 있다는 것. 상담원은 세금 감면 혜택 등을 포함하면 실제 수익률은 훨씬 높다고 이씨를 설득했다.

상담원이 추천한 것은 적금이 아니라 카드사에서 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판매하는 저축성 보험이었다. 이씨는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떼고, 해약 시 불이익을 보는 등의 문제점은 계약 직전에야 간략하게 설명받았다"고 말했다.

카드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이른바 카드슈랑스가 급증하고 있다. 카드슈랑스는 신용카드사가 보험 판매를 대행하는 것으로 방카슈랑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최근 5년간 판매규모가 2배나 늘어났다.

카드슈랑스는 지난해 1조3767억원이 판매돼 2007년 6850억원이 판매된 이후 5년 만에 2배가 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년 새 3665억원이 늘어나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본업이 아닌 보험영업에 열을 올리는 데는 수익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꽤 높은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고 받는 수수료는 납입 보험료의 4~4.8% 수준이다. 방카슈랑스 판매로 은행이 받는 수수료보다 1% 이상 높다.

카드사는 콜센터를 활용해 이미 확보해 놓은 회원정보로 어렵지 않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꺼릴 것이 없다. 은행보다 비싸더라도 보험모집인을 통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아예 판매까지 보험사에 일임하기도 한다. 이름, 전화번호 등 기초적인 고객정보만 넘기면 보험사가 알아서 영업을 하고 수수료 일부를 보험사에 넘겨주는 식이다.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다.

가맹점수수료체계 개편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 악화에 속을 앓고 있는 카드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카드슈랑스 판매에 적극적이다. 올해 1분기에만 3611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문제는 불완전판매다. 20분 안팎의 전화를 통해 설명부터 계약까지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상품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카드슈랑스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의 대부분은 저축성 보험이다. 상품의 특성상 만기가 10년이 넘고 중도에 해지할 경우 별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불리한 조항은 아예 말하지 않거나 완곡하게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다. 계약을 맺기 전에 고객이 마음을 바꾸고 전화를 끊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번 테마검사에서 불완전판매 등 판매 관행에 문제가 있는지 포괄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8월께부터 모든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슈랑스 실태에 대한 테마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슈랑스가 많이 팔리면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항의도 늘고 있다"면서 "카드슈랑스는 주로 전화를 통한 텔레마케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에 비해 불완전판매 등 위험소지가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