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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아이디어

“테크노마트 공진 ‘反작용 기술’로 잡을수 있다” (사이언스 2011년 08월 23일)

“테크노마트 공진 ‘反작용 기술’로 잡을수 있다”

캐나다 컨설팅회사의 조언

2011년 08월 23일

지난달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에서 발생한 진동 현상은 2년 전 캐나다 토론토의 38층짜리 철골구조 건물에서도 똑같이 발생했다. 캐나다 컨설팅회사의 정밀조사 결과 이 빌딩은 해결책을 찾았다. 따라서 테크노마트도 이 해법을 도입하면 이상 진동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토론토 시내 ‘금융거리’에 있는 38층짜리 빌딩 ‘블랙타워’는 36∼38층 피트니스센터에서 발생한 2.6Hz(1초에 2.6번)의 진동에 30층 사무실이 흔들렸다. 직원들이 심하게 불편함을 느낀 이후 정밀 조사가 진행됐으며 그 해결 방법으로 건물의 ‘공진 현상(바깥에서 발생한 진동수가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맞아떨어지면서 진동량이 커지는 것)’을 제거할 수 있는 ‘동조질량감쇄기(TMD)’ 설치를 검토 중이다. TMD는 건물에 진동에너지가 누적돼 공진을 일으키기 전에 진동을 흡수하거나 상쇄시킨다.

캐나다 소음·진동 컨설팅회사 ‘에어로쿠스틱스(Aercoustics) 엔지니어링’의 조지현 박사는 이달 여러 차례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39층짜리 테크노마트 건물이 2.7Hz에서 공진했다는 소식을 듣고 캐나다의 사례(38층, 2.6Hz)와 매우 비슷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2년 동안 연구한 내용이 한국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 박사는 현재 캐나다 블랙타워의 공진을 제거하는 사업의 책임자다. 테크노마트의 진동 원인 분석 총책임자인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TMD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팀은 30층의 바닥과 천장에 진동 계측기를 설치해 피트니스센터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간대인 낮 12시∼오후 1시와 오후 4∼7시에 2.6Hz의 심한 진동을 관측했다. 피트니스센터가 진동의 발원지라는 19일 대한건축학회의 설명을 확인한 것.

이어 조 박사팀은 주요 기둥에 진동 계측기를 부착해 진동의 전파 경로를 찾았다. 그 결과 36층 피트니스센터와 연결된 서쪽 벽의 기둥 4개가 진동에너지를 전달하는 통로임을 알게 됐다. 조 박사는 “여러 방안을 고려해봤을 때 건물과 똑같은 주파수의 진동을 내는 TMD를 기둥에 연결하는 방법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해 건물주에게 제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TMD는 주파수와 진폭은 동일하지만 위상이 반대인 진동을 일으켜 건물 진동을 상쇄시킨다. 다만 비용이 걸림돌이다. 조 박사는 “TMD를 제작해 설치하는 데만 약 2억5000만 원이 들어가며 TMD와 그 주변은 임대를 줄 수 없어 건물주 입장에선 수익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크노마트 건물관리를 전담하는 프라임산업 박흥수 대표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무동 12층에 위치한 피트니스센터 운영업체를 아예 퇴거 또는 이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2500여 명의 회원 처리 문제가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 피트니스센터의 임대료는 1억 원이 채 안 된다. 회원들은 월 10만 원 정도를 내고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 동조질량감쇄기(TMD·Tuned Mass Damper) ::

건물이나 다리 같은 구조물이 지진이나 바람의 영향을 받아 흔들릴 때 흔들림을 줄여주는 장치. 구조물 윗부분에 무거운 추를 매달아 자연적으로 진동을 흡수하는 방식과 인공적으로 ‘반대 진동’을 만들어 진동을 상쇄하는 방식이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칼리파나 대만 101빌딩의 경우 추 방식을 이용한다.


테크노마트 ‘고층만 상하 진동’ 미스터리

신의 손이 흔들었나

2011년 07월 07일

서울 광장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의 이상 진동에 대해 6일 광진구가 긴급 안전점검을 벌였지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이번 일은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물에 균열이 생기지 않고 고층 일부만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건물을 위아래로 흔드는 외부 요인으로는 지진 또는 건물 아래의 지반이 무너져 내리는 ‘지반침하’가 있다. 하지만 5일 서울지역에서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건물을 흔들 정도의 대규모 지반침하도 없었다.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공간환경연구실장은 “건물을 위아래로 흔들 정도의 지반침하가 발생하면 건물 아래층도 함께 흔들린다”고 말했다. 바람이 건물을 좌우로 흔들었는데 사람들이 위아래로 움직였다고 느꼈을 가능성도 낮다. 유영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테크노마트는 철골(H빔)로 지어져 바람에 흔들릴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단계에서 가장 유력한 원인은 건물 내외부에서 발생한 진동이 우연히 일부 층을 위아래로 흔들었을 가능성이다. 모든 사물은 고유한 진동 주파수를 갖는데, 이 주파수가 일치하거나 특정 비율로 맞아떨어지면 서로 접촉하지 않아도 진동을 전달할 수 있다. 같은 길이의 소리굽쇠 두 개 중 하나를 치면 다른 소리굽쇠도 영향을 받아 진동해 소리를 내는 현상과 같은 원리다. 만약 테크노마트 건물 내부에서 발생한 진동이 건물 바닥의 진동 주파수에 영향을 줬다면 위아래로 흔들리게 할 수 있다.

실제로 광진구는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서 “7일 오전 9시부터 출입통제를 풀지만 진동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는 10층의 체험형(4D) 영화관과 12층 헬스장의 출입은 제한한다”고 밝혔다.

4D 영화관은 의자 수백 개가 동시에 움직이며 진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헬스장에서도 사람들이 동시에 뛰는 운동을 하면 진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권기혁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사건 당시 4D 영화관과 헬스장의 고유한 진동 주파수를 측정하기 어려워 인과관계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광진구는 6일 밤 기둥 부위에 진동 계측기 7~8개를 설치하는 등 진동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를 하기로 했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추후 조사에서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으면 건물 내외부에서 발생한 여러 진동이 서로 만나 증폭돼 ‘우연히’ 일부 층 바닥을 위아래로 흔들었을 가능성만 남는다”며 “테크노마트 사태는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영구 미제’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흔든 공진의 힘…생활 곳곳에 숨어 있다

모든 사물에는 고유 진동수 있어…유용하게 사용 가능

2011년 07월 21일
차 탔을때 유난히 어지럽거나 속 울렁대는 멀미는 공진 탓
사이드브레이크 풀린 트럭을 손으로 밀 수 있는 건 공진 덕

《 피트니스센터에서 발생한 작은 진동이 강변테크노마트 건물 전체를 흔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진의 힘’이 주목받고 있다. 진동수(주파수)만 맞으면 에너지가 누적돼 흔들림이 커지는 공진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런 현상은 누구나 일상에서 흔하게 겪고 있다. 공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때는 자동차 지하철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다. 자동차에 타면 엔진의 떨림이나 도로를 달릴 때 발생하는 진동 때문에 누구나 몸이 떨린다. 그런데 이 떨림은 간혹 신체의 특정 부위와 공진을 일으킨다. 만약 운전대를 잡고 있던 손이 유난히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면 팔이 가진 고유진동수와 자동차에서 발생한 진동수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

● 사람마다 고유진동수 있어

사람의 신체는 부분마다 고유진동수가 있다. 사람마다 신체의 길이가 달라 차이는 있지만 머리는 20∼30Hz(1초에 20∼30번 진동), 팔은 5∼10Hz, 다리는 5∼20Hz 다. 위나 간 같은 내장기관도 고유진동수가 있으며 사람마다 편차가 큰 편이다. 만약 같은 차를 타고도 누군가는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끼고 다른 사람은 속이 울렁거린다면 이들은 각각 뇌와 위가 자동차와 공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공진이 특정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진동에 오래 노출되는 일부 근로자들은 직업병에 걸리기도 한다. 굴착기를 다루는 근로자들은 손가락 끝이 진동해 세포가 죽어 손이 하얗게 변하는 탈색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헬기 조종사는 헬기에서 발생한 진동이 척추의 연골과 공진해 요통에 걸릴 확률이 높다.

공진으로 인한 직업병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표준기구는 1974년 진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화한 ‘ISO2631’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세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진동에 노출돼 발생하는 신체·정신적 변화를 ‘인체 유해성’으로 본다”며 “최근에는 자동차나 열차를 만들 때 인체의 고유진동수와 비슷한 진동을 최대한 피하도록 설계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공진 일상에서도 흔히 이용

일부러 공진이 일어나도록 진동수를 맞춘 기술도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공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장비 중 하나가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장치다. MRI의 기본원리는 물을 구성하는 ‘수소 원자핵’의 고유진동수와 똑같은 주파수의 진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사람은 이 진동을 느낄 수 없지만 체내의 수분은 MRI와 공진을 일으켜 심하게 떨린다. 이때 MRI의 진동을 멈추면 맹렬하게 움직이던 수소 원자핵이 원래대로 돌아가며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를 측정하면 인체 내부를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 박현욱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최근 고성능 MRI는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주파수가 다양하지만 공명을 이용한 기본원리는 같다”고 설명했다.

19일 시범운행을 시작한 서울대공원의 친환경 ‘코끼리전기열차’도 공진을 활용했다. 이 열차가 다니는 도로 밑에는 특수 전기선이 묻혀 있는데 이 전선을 지나는 전류의 주파수와 열차 코일(수신기)의 주파수가 일치하면 열차에 전기가 흐르게 된다. 김종우 KAIST 온라인전기자동차사업단 HW팀장은 “공진이 잘 일어날수록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표준시를 맞추는 시계나 주파수를 맞추는 라디오, 악기의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소리통도 전자기파나 음파의 공진을 이용한 기술이다.

공진을 이용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로 보이지만 원리만 알면 누구나 ‘공진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소리로 유리잔을 깨는 것은 녹음기와 소리의 주파수(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피커가 있으면 가능하다. 유리잔을 두드리거나 잔 입구에 물을 발라 문지를 때 나는 소리를 녹음한 뒤 스피커로 소리를 재생하며 유리잔이 떨리도록 음의 높낮이를 조절한다. 유리잔이 떨리는 소리를 찾아 그 소리를 크게 키우면 유리잔이 저절로 깨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큰 힘을 써야 할 때도 공진을 이용하면 편하다. 무거운 물건을 눕힐 때는 한번 힘껏 밀어 흔들리게 한 뒤 넘어가는 방향에 맞게 박자를 맞춰 조금씩 힘을 주면 흔들림이 점점 커져 쓰러지게 된다. 사이드브레이크가 풀린 거대한 트럭을 밀 때도 처음에 힘껏 민 뒤 흔들림에 맞춰 지속적으로 밀어주면 트럭이 움직인다.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그네를 탈 때 진행 방향에 맞게 발을 굴러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태보’ 23명이 발 구르자 39층 건물이 흔들렸다… 테크노마트 진동 원인 규명

군무에 정상치 10배 흔들려… “건물 안전에는 영향 없어”

2011년 07월 20일


1초에 2.7번 발을 구르는 23명의 격렬한 태보(태권도·복싱·에어로빅을 합친 운동) 동작에 39층짜리 대형 건물이 흔들렸다. 흔들림은 높은 층일수록 컸다. 38층에서는 책상에 놓인 난 잎이 크게 흔들거렸고 31층에 있던 기자는 울렁증과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였다.

19일 강변 테크노마트에서는 5일 발생한 이상 진동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연이 열렸다.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 결과 건물 고층부에서 나타난 흔들림 현상은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단체로 했던 태보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대한건축학회와 테크노마트 건물주인 프라임산업은 13층 회의실에서 ‘진동 원인 규명 설명회’를 열고 “2.7Hz(1초에 2.7번 진동)의 진동수를 가진 태보 운동이 같은 진동수를 가진 강변 테크노마트 건물을 흔들었지만 안정성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5일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진행된 태보 운동의 위아래 방향 진동수가 우연히 건물 전체의 고유 수직진동수와 맞아떨어져 ‘공진 현상’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공진 현상이 일어나면 발생하는 진동에너지가 계속 누적돼 흔들림이 커진다.

● 31층서 4분간 ‘배 탄 기분’ 느껴

공진 현상을 일으키는 시연은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됐다. 13층 회의실에는 대형 모니터 4대에 각각 12층 피트니스센터의 영상, 38층의 가속도(진동) 계측기와 난 화분의 영상이 생중계됐다.


▼ “12층서 ‘쿵쿵’하는 4분동안 31층선 배 탄 느낌” ▼


12층에서 시연을 위해 모인 23명이 처음에는 4분간 가벼운 태보를 했다. 하지만 1초에 2.7번 똑딱이는 메트로놈(박절기) 소리에 맞춰 발을 구르며 격렬하게 태보를 하자 38층에 설치된 진동계측기의 신호가 급속히 높아졌다. 정상 수치의 10배 수준으로 높아진 진동은 태보가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계측기 뒤편의 난 잎도 크게 흔들렸다.

4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31층의 기자는 위아래로 흔들리는 진동 때문에 계속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31층에 근무하는 회사원 이모 씨(46)도 “배 탄 느낌이 지난번 진동과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5일 상황처럼 10분 이상 이런 진동이 계속됐다면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껴 대피할 만했다.

● 진동에너지 점차 쌓여 흔들림 심해져

이번 시연에 연구자로 참여한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5일 사건 당시 피트니스센터에 새로 온 태보 강사가 평소보다 강도 높은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을 시켰다는 얘기를 듣고 공진 현상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복하는 움직임은 공진 현상을 일으킨다. 공진 현상이 일어나면 진동이 사라지지 않고 에너지가 점차 쌓여 건물의 흔들림이 점점 심해진다.

사건이 일어난 5일 오전 태보 강습에 참가했던 이모 씨(50)는 “태보 강사가 부임 첫날이라 그런지 강도 높은 서너 가지 동작을 반복적으로 20분 정도 했다”며 “당시 소음과 진동이 커 주변과 위아래 층에서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층보다 상층의 흔들림이 심했던 현상도 ‘건물 전체의 공진이 원인’이라는 데 힘을 실었다. 테크노마트는 탄성이 있는 철골 구조로 지어져 건물 전체가 위아래로 흔들리면 암반에 고정된 하층보다 지지할 곳이 없는 상층의 흔들림이 크다. 이 교수는 “이번 공진은 12층에서 발생한 진동이 상층으로 전달되며 커졌다기보다 건물 전체가 공진으로 흔들리는 와중에 하층이 덜 흔들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건축학회와 프라임산업은 이번 잠정 결론을 바탕으로 정밀진동해석과 정밀안전진단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해 2, 3개월 뒤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피트니스센터와 가까운 10∼15층과 멀리 떨어진 30층 이상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진동의 강도(민감도)는 다를 수 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세한 설문조사 결과도 덧붙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진(共振·resonance) ::

외부에서 들어온 진동수가 물체의 진동수와 일치해 진동이 커지는 효과를 말한다. 모든 물체는 고유진동수를 갖고 있으며 이 고유진동수에 해당하는 전파나 파동을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네를 탈 때 그네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발돋움을 하면 더 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네와 발돋움의 진동수가 일치하면서 두 힘이 합해져 강해지는 것이다.

英 브로턴교, 軍 발맞춰 행진하자 ‘와르르’

美선 바람이 만든 진동에 다리 붕괴…세계 곳곳서 일어난 ‘공진’ 사례

2011년 07월 20일
테크노마트 건물 흔들림의 주범인 ‘공진 현상’은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 런던 템스 강에 건설된 밀레니엄 다리 사고다.

밀레니엄 다리는 320m 현수교로 개통 당일인 2000년 6월 10일 다리의 양쪽에 사람들 수백 명이 밀려들어 오면서 이들의 발구름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밀레니엄 다리는 전후좌우로 최대 20cm 정도 흔들렸다. 영국 당국은 개통 나흘 만에 다리를 폐쇄했다가 2002년 보수를 거쳐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했다.

이에 앞서 1831년에는 영국 브로턴 다리를 군대가 발을 맞춰 행진하자 공진 현상 때문에 갑자기 무너진 적도 있다.

1940년 11월 미국 워싱턴 주에서도 공진에 의해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853m) 현수교인 타코마 다리가 4개월 만에 붕괴되는 일이 있었다. 바닷가 해협에 건설된 타코마 다리는 초속 53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사고 당시 바람의 속도는 초속 19m에 불과했다. 붕괴 원인은 바람 때문이 아니었다. 사고 당일 바람이 다리의 얇은 상판에 부딪히면서 진동을 일으켰고, 진동은 점점 커지며 공진 현상으로 발전했다.

또 1985년에는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20층 정도의 건물(약 60m 높이)들만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멕시코시티에서 40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리히터 규모 8.0의 지진이 있었지만, 진앙으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지진의 직접적인 충격에 의한 붕괴는 아니었다. 학자들은 지진파의 진동수가 20층 정도 건물의 진동수와 우연히 맞으면서 공진 현상이 발생해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설명했다. 그보다 높거나 낮은 건물들은 무너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