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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아이디어

12살 된 구글… “사악해지고 있다” (국민일보 2010.09.28 18:44)

12살 된 구글… “사악해지고 있다”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표어를 내세우며 창립한 구글(google.com)이 12번째 생일을 맞아 '사악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7일 창립기념일을 맞은 구글은 팝아티스트 웨인 티보가 그린 작은 케이크(사진)를 기념로고로 내세워 자축했다. 스탠퍼드대 전산학과 대학원생 3명이 만든 검색엔진 구글은 이제 연 매출액이 240억 달러(약 28조원)에 이르는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12년간 구글이 선보인 네티즌 참여식 정보 제공과 검색, 무료 개방한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에 맞서 막대한 이익을 포기하는 결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매체인
머큐리뉴스는 이날 "20대 청년이었던 구글 개발자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이 40대의 가장이 됐듯이 구글도 처음의 순수함을 잃고 현실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사실 더 이상 순진하지 않다. 지난해 미국 의회와 정부에 로비 비용으로 400만 달러(약 46억원)를 썼고, 지난해에는 오랜 협력자인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만류하는 데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 갈등을 빚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8일 구글의 운영체제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에서 독점적인 시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함께 무선인터넷에서 망중립성을 포기하자는 제안을 내놓아 비난을 받았다. 돈 내는 업체의 콘텐츠를 더 빨리 전달해주겠다는 아이디어였다. 당시 구글 본사 앞에선 연일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구글의 첫 직원이자 페이지·브린의 친구인 크레이그 실버스타인은 "(현실과) 타협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기숙사 방에서 시작한 구글이 2만2000명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용주의(pragmatism)를 익힌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구글드(googled)'의 저자 켄 올레타는 "구글은 이제 검색 업체가 아니라 미디어 기업"이라며 "그 과정에서 현실과 좌충우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